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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철두거한
작성
03.03.02 07:58
조회
1,030

초우님은 추혼수라를 연재하실 때부터 내가 좋아했었던 분이다.

추혼수라가 질풍금룡대로 변하는 것을 봐왔었고, 아리우스 전기를 연재하시는 것 또한

봐왔었다. 물론 녹림투왕 역시 꾸준히 보았다.

이번에 새로 연재하는 호위무사는 개인적으로 무척 기대했던 작품이다. 어떤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 단순히 초우님께서 새로 쓰시는 글이라는 점. 단 하나일 것이다.

호위무사는 주인공 사공운이 무림 거대 세력의 내택 호위무사로 들어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뭔가 사연이 있을 듯한 과거에 영무라는 심상치 않은, 그것으로의 선택. 15년동안이나 사내 구실을 못한다는 것에서 오는 흥미성.

주인공의 단상 하나하나에 그가 내택호위무사가 될 수 밖에 없는 어떠한 안타까움이 실려 있음을 느끼게 된다.

사연은 조금씩 드러나고, 거대 세력의 유일한 후계자. 그것도 자신을 까맣게 잊고 있는 용설아를 지키려 하는 사공운의 행태는 정말 진정한 남자다움이라 아니 할 수가 없다.

지킨다는 것. 남자로서 그것보다 더 지극한 사랑의 표현은 없을 것이다. 자신에게 오는 어떠한 불이익도 감수하면서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사람이 지금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감동적이고 또 감동적이었다. 무림대세가 어떻든, 대의가 어떻든, 단순하지만 지고지순한 사랑을 가지고 있는 두 남녀를 보며 호위무사에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네들의 사랑은 평탄치 않다. 기억하는 것은 오로지 사공운 홀로요, 사공운은 사공운이 아닌 용설아의 세력과 원한을 갖고 있는 문의 제자라는 잊혀진 과거를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용설아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사람까지 있다는 것을. 그 사람이 다름 아닌 무림이대세력의 이공자라는 것은 앞으로의 그들의 행로에 커다란 지장을 예고하는 듯 하다.

끝내 말 한마디 하지 못한 채, 사랑하는 그녀 품에 한번 안지 못한 채 혈로를 뚫고 지나가는 사공운의 모습은 너무나 애절하다. 그녀의 곧은 눈에 자신의 눈동자 한번 맞추지 못하고, 눈길을 외면해야만 하는......

중간에 사공운의 기억이 돌아오면서, 사공운의 능력은 크게 증대된다. 무공은 단번에 무림 절정고수를 상회하게 되고 배교의 환술이라는 심상찮은 편린 또한 얻는다. 그러나 사공운의 마음은 더욱 아프다. 사랑했었던, 사랑하면 안 되는 그녀에게서 떠나지 못하고 배회하는 모습.

그것은 과연 집착일까,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일까.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사공운의 사부에 대한 것이다. 물론 어떤 이유가 있는 행동이었겠지만, 사공운을 대신해 죽음을 택하는 장면은 심한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용설아의 가문에 대한 원한이 사라진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음모의 시작인 것인지.

복선이라면 복선이랄수도 있겠지만 그 부분에 대한 작은 사족이라도 달아주셨다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호위무사의 음모는 아직까지 크게 대두된 것이 없다. 다만 그 음모론에 희생되는 사람들의 모습만 보였을 뿐이다.

작게는 군소방파의 사람들이요, 크게는 거대문파의 핵심부 인물까지. 보면서 다시 한번 느낀건 선과 악의 혼미한 의문뿐이라 답답한 것도 사실이다.

괜찮아질거라 느끼면 바로 커다란 위기를 제공하는 작가의 능력에는 이빨까지 부드득 갈아질 정도로 아프다. 도대체 그놈의 사랑이 뭐길래.

간간히 보이는 장면 전환으로 한숨 돌리게 만드는 가 싶더니 왠걸. 이 녀석들은 허구헌날 음모만 꾸미고 있다. 스스로의 광영을 위해, 또는 재미를 위해 사람의 갖고 놀고 버리는 그네들의 모습은 소위 높은 곳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의 욕심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의도적인 것인지, 이것은 사공운의 소탈한 모습과 맞물려 더욱 악하게 표현되고 있다. 보면서 사공운은 역시 주인공이구나 하고 느낀 것이, 이런 모습들을 보다 보면 빨리 빨리 사공운과 용설아의 모습이나 비추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게 된다.

그렇게 비쳐지는 사공운의 모습에 안심할 찰라 답답하게 만드는 작가에게 이빨이 안 갈아질리가 있겠는가.

정말 답답하고 답답한 이 마음. 도저히 호위무사를 그만 볼 수가 없다. 쌓이고 쌓인 응어리는 풀어야 할 것이 아닌가. 분명 이것은 작가의 사악한 음모일 것이라 생각하니 분통이 터질 것만 같다. 이러다 갑자기 연재중단하고 사진이라도 찍으신다고 휭 사라지신다면 얼마나 허탈할까....... 에구, 슬프다.

지금까지 쭉 3권을 보아왔다. 그가 처음 이른 바 고자가 된다는 사실은 내게 큰 여흥으로 다가왔다. 허나 그것에서 큰 충격을 받지 않은 것은, 그가 단연 주인공이기 때문일 것이다.

무협이란게 그런 것 같다. 음모니, 대의니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공 살려주기. 그것이 비극이든 희극이든간에 무협의 주인공은 정말 커다란 의미를 갖을 것이다.

그래서 분통은 터지지만 초우님에게 불신을 느끼지는 않는다. 알아서 살려주시겠지 하는 믿음을 갖고 있을 뿐이다.

사공운, 용설아, 그리고 그네들의 딸. 과연 그 가족들의 행로는 어떻게 될 것인지. 사공운은 과연 사랑을 쟁취할 것인지, 아니면 포기할 것인지. 그 귀추가 더욱 주목된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간지러운 그들의 따뜻한 행복을 기다리고 있다. 언젠가는 그들 또한 작은 다락방에서 밤하늘의 아름다운 별무리를 보며 하하 호호 웃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감.

그래서 난 오늘도 호위무사를 기다린다.

                             무식한 철두가 손가락을 부르르 떨며 올림


Comment ' 2

  • 작성자
    Lv.1 등로
    작성일
    03.03.02 10:55
    No. 1

    버들버들....
    유리님의 감언이설?에 넘어가신 거한오라버니...
    아! 저두 얼른 읽고 감상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작성일
    03.03.03 01:25
    No. 2

    저두 오늘 막 3권을 읽었습니다..
    읽을수록 감동이 짜~~하게 오더군요.
    물론 그 다음 이야기는 연재에서 조금씩 읽고 있지만,,^^
    웬지 책으로 읽는것이 더 기다려지는군요..
    그래서 다음권을 기다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도 너무 힘들었는데,, 마지막엔 정말 행복했으면 해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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