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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사랑하는 고양이 모란아.

작성자
Lv.9 레프라인
작성
10.06.26 10:14
조회
510

사랑하는 고양이 모란아 잘 있느냐.

오늘 아침에도 고양이 밥을 맛있게 먹더구나. 그래 네가 언제 먹을 거 마다한 적이 있더냐.

2년 전에 너를 얻어서 기른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네가 두 살이로구나. 바짝 마른 4개월령 길괭이가 착실히 살찐 고양이로 자랐으니 경사로구나.

우리가 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 오니 네가 현관문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것은 내 십분 이해한다만, 우리 요참에 얘기 좀 하자 이 짐승아.

너 마당으로 나가는 건 좋은데 밖엣동물 좀 집으로 물고 들어오지 마라 이 망할 자식아. 너 저번에 빨래 너느라고 현관문 열어 논 사이에 길이가 사십 센티도 넘는 뱀 물고 들어왔지 이 개새야. 마침 친정엄마가 밖에서 우리 아기 안고 계셨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일 날 뻔했다. 그게 거실 바닥에서 구불텅거리다가 도로 현관 밖으로 튀어나갈 때까지 내가 혼비백산한 거 생각하면 지금도 네 수염을 잡아당기고 싶다 이 털가죽 같은 놈.

뱀은 그렇다 치고 너 저번에 내가 또 빨래 너느라고 현관문 열어 논 사이에 그게 몇 분이나 됐다고 밖에서 살아 있는 새 물고 들어오냐. 너 아주 자랑스럽게 물고 오더라. 새가 퍼덕거리면서 삑삑거리는데 나 아주 이성을 잃었다. 그래 놓고 내가 소리지르니까 잘못한 건 알아 가지고 그 살아 있는 새 거실에다가 놔주고 너 방에 가서 숨었지. 나 그날 애 안고 가서 윗집 사람들한테 제발 새 좀 잡아 내보내 달라고 빌었다. 어디 깡통 안에 처박혀 있는 걸 깡통째 그 양반들이 버려 줬고 덕분에 저녁때 과자랑 초콜렛 사 가서 고맙다고 해야 했다. 나도 과자랑 초콜렛 좋아한단 말이다 개새야. 그래 놓고는 한 시간도 안 지나서 내가 현관문 근처에 가니까 또 나가겠다고 야옹거리고 너 정말 웃기더라.

그리고 너 가만히 보니까 내가 세탁기만 돌리면 나갈 준비하더라. 너 안 그렇게 봤는데 머리 좋다.

그래도 네가 우리 아기랑 잘 노니까 봐 주는 줄 알어라. 우리 집에서 오래오래 살면서, 제발 내 염통 좀 뒤집어지게 하지 말고 즐겁게 지내자.


Comment ' 10

  • 작성자
    꿀도르
    작성일
    10.06.26 10:22
    No. 1

    같이 일하는 형은.. 밥 안줬다가... 물리고 긁히고........;; 팔이 전쟁터던데...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33 아트로
    작성일
    10.06.26 10:27
    No. 2

    ㅋㅋㅋ
    집에 동물 안키우는데....
    (털갈이나 배설 문제 때문에...)
    여름철 이모댁에 놀러가서 고양이가 귀여워 배위에 얹어놓고 잠들었더니..
    배를 확 긁어 주는 센스...가 있더군요...
    피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써클
    작성일
    10.06.26 11:13
    No. 3

    고양이인데 개새래.....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天劉
    작성일
    10.06.26 11:15
    No. 4

    이건 수필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C.I.Caes..
    작성일
    10.06.26 11:22
    No. 5

    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귀엽다 ㅋ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이시현
    작성일
    10.06.26 12:21
    No. 6

    고양이에 대한 애정과 걱정이 잘 드러난 글이네요.
    밖의 동물 자꾸 물고 오는 문제에 대해선 전문가와 상의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운동은 생각도 안하고 집에서 철푸덕 널브러져 있기만 한 저희집 고양이들보다는 활발해 보이는 게 부럽네요.
    (물론 저도 걔들이 밖에서 동물 물어오면 기겁하겠지만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맛있는초코
    작성일
    10.06.26 13:44
    No. 7

    수필ㅋㅋㅋ
    고양이가 새를 물어오는 건 애정 표현이래요'ㅅ' 누가. 먹이 가져다 주는 거라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Clari
    작성일
    10.06.26 14:03
    No. 8

    레프라인 님 여기보세요 꺄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광인자
    작성일
    10.06.26 14:47
    No. 9

    외출 냥이로 키울 수 있는 환경이군요
    부럽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현현고월
    작성일
    10.06.26 19:20
    No. 10

    일단 개새가 아니라 냥이새.... 구요... 응? 그리고 사냥해오는 이유는 아마 칭찬을 바래서가 아닐까요? 쥐나 새를 물고와서 자랑하는 걸꺼예요 아마. 그냥 칭찬해주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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