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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1 청매림
작성
17.08.10 17:35
조회
893

저는  글 쓰다가 정담글 읽고 댓글 다는 것이 머리 식히는 거라...

개인적으로 요즘 정담 너무 좋습니다. 우헤헤...


솔직히 그 작품에 대한 악의는 없습니다.

작가분에 대해서도 이참에 성찰하셔서 더 나은 글 쓰시게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다만, 화제가 화제인지라... 재미삼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봅니다.


1. 독창이냐 아니냐의 논점 : 독창과 모방에 관한 논점입니다. 우선 해당 작품은 모방(도용 및 차용)을 바탕으로 창조적인 저술 행위를 더한 결과입니다. 특히 작품의 핵심이 되는 모티프뿐만 아니라 사건의 전개방식 마저 일부 모방하고 있다는 점도 사실입니다. 물론 모방 자체는 잘못이 아닐 수 있습니다. 표절일 경우 문제이지요. 표절은 아래 차용과 도용 논점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2. 창조적 모방이냐 표절이냐의 논점 : 차용과 도용에 관한 논점입니다. 

오마쥬(원작에 대한 존경을 표현)나 패러디(원작에 대한 풍자적인 재해석)는 원작의 일부를 차용한 것입니다. 엄연한 창작 행위입니다. 이 경우 대부분 독자 또한 암묵적으로 원작을 알고 있다는 전제가 있거나(굳이 밝힐 이유가 없는 경우), 작가 스스로가 밝힙니다. 원작과의 대비가 작가의 의도이기에 독자는 그 부분에서 또 다른 재미를 느끼는 것입니다

또한, 사전에 원작자나, 원작의 저작권을 소유하거나 행사 대행 권한을 가진 자와 협의하기도 합니다


이와 달리 도용은 원작에 대한 존경이나 풍자의 목적이 아닌, 작가가 사익을 목적으로 원작의 요소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저작권법상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일반적으로 도용을 표절이라고 합니다. 단어 자체에 몰래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이 절도할 때의 훔칠 절입니다.) 


따라서 해당 작품은 오마주가 아니라 표절입니다. 왜냐하면 원작에 대한 존경은 작가 혼자만 알고 있는 사실이며, 이를 독자가 인지하여 원작과의 대비를 의도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3. 장르의 클리셰에 대한 논점 : 판타지물, 게임물에 관한 논점입니다. 애초에 장르라는 개념은 저작권의 대상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최초의 창작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인류 공통의 문화적 자산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작가는 선의의 차용에 대해서는 특별히 권리행사를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도용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합니다. 또한, 누군가가 자기 작품의 독창 요소에 대해 특허를 신청할 수는 있으나, 그 범위가 상당히 한정적이며, 모든 관련법은 이에 시한을 정해둡니다. 발명과 발견은 종래에는 인류의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언어가 그러하고 속담이나 사자성어가 그러합니다


따라서 장르에 흔한 클리셰는 도용이 아니라 사용이나 활용입니다. 클리셰의 차용은, 창조적 역량의 부족을 지적받을 여지는 있을지 모르지만, 도용과 같은 악의적 행위와는 구별해야 합니다. 따라서 해당 작품과 같은 판타지나 게임소설 장르를 싸잡아서 어차피 표절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4. 특정 작품에 대한 질시나 군중심리 작용에 대한 논점 : 그 작품이 인기가 오르고 인민재판식의 여론몰이를 당한다는 논점입니다., 맞습니다. 유명하지 않은 작품이라면 애초에 논쟁할 효용이 없습니다. 우리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로 후보의 시시콜콜한 과거사를 검증하는 이유도 그들이 장관이라는 중대한 공무를 수행하며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일개 개인이라면 불법은 아니지만 비법인 사안으로 추궁할 이유도 필요도 없겠지요

또한, 질시... 목적을 위해 부당한 수단을 쓴 이를 질책하는 마음이 질투입니까? 해당 작품은 위의 여러 이유는 물론이고 공모전이라는 공정한 경합의 장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입니다.


5. 독자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논점 : 해당 작품의 선호는 결국 개인의 취향과 개인의 재산권 행사라는 논점입니다. 이른바 내가 재미있는데 님들이 뭔 상관?’입니다., 맞습니다. 존중합니다

다만, 그러한 권리와 자유 역시 법이 보장하는 것입니다. 표절행위에 대한 처우를 개인의 선택이나 시장원리에만 맡긴다는 사고는 다른 누군가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할 여지를 용인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 작품에 거부감을 느끼는 독자분들의 권리와 자유가 침해될 수 있는 것입니다. 불량 부정식품을 규제가 그 식품이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일부 소비자의 자유와 권리를 규제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히려 적절한 수준의 규제가 독자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고 시장의 건전성과 다양성을 발전토록 하는 법입니다

도용으로 짜기운 작품만 있는 암담한 웹 소설계를 상상해보십시오. 그런 작품도 언젠가는 질리시지 않겠습니까? 애독하던 작품을 더 볼 수 없는 아쉬움은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다른 좋은 작품 만나시게 될 겁니다.



Comment ' 8

  • 작성자
    Lv.99 영웅처럼
    작성일
    17.08.10 17:55
    No. 1

    잘 읽었습니다

    찬성: 6 | 반대: 0

  • 작성자
    Lv.68 고지라가
    작성일
    17.08.10 22:27
    No. 2

    임달영님의 레기오스는 창작물이죠. 이영도님의 폴라립스 랩소디 또한 창작물이에요. 이수영님의 귀환병이야기도 창작물이죠. 스스로 세계관을 만든 판타지소설이니까요.

    2차 창작에 대한 배려는 필요하겠지만 이를 구렁이 담 넘듯 구분하는 건, 자기변호일까요. 옛날 소설이 지금 와서 팔릴 것 같냐며 사이다! 차용! 클리셰! 를 소리치면서 재미만있으면 돈이 되는 시장에 얼굴을 두껍게 깔고 '표절이지만 표절이 아니다. 저건 불법이고 이건 합법이다.'

    애초에 빌려준 적이 없는데 차용이 어떻게 차용이 되겠어요. 그게 도용이에요. 그리고 도용이 표절이잖아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1 청매림
    작성일
    17.08.11 00:41
    No. 3

    톨킨님의 반지의 제왕은 창작물이죠. 김용님의 사조영웅문 또한 창작물이에요. 미즈노 료님의 로도스도전기도 창작물이죠. 스스로 세계관을 만든 판타지소설이니까요.

    어찌 생각하십니까? 모든 판타지와 무협이 도용이고 표절입니까?
    그렇다면 저희는 평행선이지요.

    누군가는 오리지널리티일 겁니다만, 그보다 오래된 고전의 영향에서 완전히 독립되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롯한 독창 따위는 인간의 보편성 때문에라도 불가능합니다. 말씀하신 작품 중에 이영도 님의 작품과 귀환병은 봤습니다만, 또한 걸작이라는 것에 동의합니다만, 역시 장르로부터 별개로 독립된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표절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걸작은 아류를 부릅니다. 그 아류는 의도했건 안했건 모두 걸작에 대한 존경의 염이 담기게 되고, 결국 독자를 걸작으로 인도하게 된다는 말이 있지요. 그리고 그러한 토양에서 새로운 걸작이 등장합니다. 임화의 1940년 논문 <고전의 세계-혹은 고전주의적인 심정> 내용을 풀어씁니다. 검색해보니 원전은 디지털화가 안 된 건지, 연세대학교 2012학년도 논술 문제에 일부 인용이 되네요.
    모든 아류가 표절은 아닙니다. 우리의 문화생활에서는 지극히 흔한 현상이지요. 윗글에서 언급했지만 유행을 따르는 행위(모방) 자체는 유전자에 내재된 본능입니다. 그것이 범죄인지 아닌지는 맥락에 의해서 판단되는 것입니다.

    신념의 문제일까요? 아니면 지식 자체의 문제일까요?
    그러니까 저는 토론함에 있어서 설득을 해야합니까? 아니면 설명을 해야합니까?
    정말로 순수한 호기심에 여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8 고지라가
    작성일
    17.08.11 07:36
    No. 4


    걸작에 대한 존경심이 차용을 유도했다는 건 이기적인 생각이에요. 입장의 차이죠. 청매림님이 세계관을 창조해서 그게 대박이 났는데, 본적 없는 사람들이 "나는 당신을 존경하기 때문이 당신의 세계관을 써먹어야겠다. 그걸로 돈을 벌 것이다. 물론 당신에게 따로 언질을 주거나 저작료를 준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는 당신을 존경하기 때문에 당신의 작품을 차용하는 것이다."

    그럼 청매림이 대답하시길 "허허허.. 마음껏 써먹으시게나."

    이게 현실적인 이야기인가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1 청매림
    작성일
    17.08.11 08:11
    No. 5

    네, 그렇군요.
    이기적이라서 죄송합니다. 전 톨킨의, 김용의, 미즈노 료의, 기타 수많은 작가들의 결실을 훔치고 있는 범죄자랍니다.

    그런데, 제 얘기를 알아 듣고는 계시는 거죠?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0 로이팅
    작성일
    17.08.11 11:33
    No. 6

    클리셰 같은경우 사용하는건 뭐라 못할겁니다.

    그건 같은 상황에서 흔하게 발생할수 있는 패턴같은거니까요.

    근데 해당 소설은 게임시작 인트로부터해서 그냥 게임스토리를 그대로 베껴서 문제죠.. 그냥게임 해보고 게임진행내용을 소설로 옮긴것이죠 .

    클리셰를 모아서 구성하고 배열한게 똑같으면 이건 표절이라고 생각해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1 청매림
    작성일
    17.08.11 14:50
    No. 7

    안타깝게도 그렇죠. 그럴수록 컨셉의 차용이 아니라 표현의 차용에 가까워지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어쩌다빌런
    작성일
    17.08.13 12:00
    No. 8

    고지라가님과 청매림님의 약간의 논쟁은 왭니까? ㅋ 같지만 다른 미세한 의견 대립?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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