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 겨울 나보다 13일 일찍 군에갔던 친구에게 편지가 왔다.
팬팔을 통해 한 소녀를 알게 되었고 한번 만났다는 것이다. 조금 당황스런 이야기지만 그 소녀는 인천에 사는 중3인 16살 이라고 했다.
그리고 두번째 만나기로 할 때 서로 휴가를 맞춰서 그 소녀를 같이 보자고 했다.
직접본 그 소녀는 작은 몸집에 애기같은 귀여움을 가지고 그 친구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잘 해주었다. 그 후 친구가 제대하고 나서도 친구와 그 소녀는 무척 잘 지냈다.
그러나 그 소녀에겐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친구를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친절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 친절하지 않은 것을 떠나 불친절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친구의 가까운 이들과 같이 해도 결코 먼저 인사하는 법이 없었다. 그리고 먼저 말을 거는 법도 없었다.
그래서 참으로 주변에서 말이 많았다. 그 소녀를 바꾸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거라고 다들 충고를 했지만 친구에겐 통하지 않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사귄 여자친구였고 자신에겐 무척 잘 대해주었기 때문이다.
그 후 5년을 사귀었고 그 친구가 27세, 소녀가 21세가 됐던 5월 둘은 결혼하기로 했다. 그러나 결혼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혼식장을 보러가기로 한 날 그 소녀는 3일간 소식을 끊고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 때 친구는 무슨 일이 있나 온갖 걱정을 다 하였건만 그 소녀는 3일간 같은 회사에 다니던 남자와 함께 있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결혼에 대한 말이 오갈 때부터 같은 회사에 다니던 꽤 잘 살던 집 외아들과 3개월간 양다리를 걸쳤었다 한다.
자신에게 온갖 정성을 다하지만 가난한 결혼할 남자.
접근하는 부잣집 외아들.
3개월간의 저울질 끝에 '이수일과 심순애'라는 예전 영화처럼 돈을 쫓아 떠난 것이다.
그 후 친구는 3개월정도 폐인이 되다시피 했고 그 소녀는 부잣집 아들과 그 다음해 봄 결혼하고 애를 낳았다 한다.
친구의 가족들과 나를 비롯한 다른 친구들은 그렇게 우리들의 진심어린 충고를 무시했던 그 친구에게 특별히 할수 있는 위로의 말이 없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 소녀는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잘못된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사랑이라 부르는 것을 과연 돈으로 대체가 가능한 것일까..
涵雨夢戀 (함우몽연) .. 비에 젖어 사랑을 꿈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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