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평은 미리니름을 상당량 내포하고 있습니다.
잠룡전설을 읽으시려는 분은 피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작가명 : 황규영
작품명 : 잠룡전설
출판사 : 청어람(뿔미디어)
짤막한 초반 내용 소개
중원을 주름잡는 상인인 아버지와 사천 당가의 재녀로 소문난 어머니를 가진 주유성! 초절정 신체와 두뇌를 가진 그는 그 자질과 정반대로 게으름뱅이이다. 용돈을 받기 위해 초식을 익히는 등 전혀 무공에 관심이 없던 그. 그러나 무림은 뛰어난 자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다. 과연 주유성은 그가 바라는 게으름을 피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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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성? 영웅이지. 하늘이 내린 사람이야. 그 사람 게으르다고? 에이, 난 그런 소문 안 믿어. 게으름뱅이가 어떻게 그런 엄청난 일들을 해?”
본문 中 주유성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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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에 대해
잠룡전설의 스토리는 절정의 자질을 지는 주유성이 무림의 대사大事를 이끌어나가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절정의 자질보다 더욱 높은 레벨의 게으른 성격을 가진 주인공은 그냥 먹고 뒹구는 것이 소원인 소년입니다. 그런 그를 바꾸기 위해 수많은 학자들을 소환하지만 하필 머리도 엄청 좋은 그는 2~3달 만에 모든 것을 배우고 게으름을 피우죠. 그러나 뛰어난 자를 시기하는 무림이 그냥 있을 리 없습니다. 말 그대로 낭중지추의 예라고 할 수 있는 그는 결국 여러 사람들의 눈에 띄게 되고 결국 여러 일들을 해결하며 무림의 영웅이 됩니다.
그러나 주유성이 영웅이 되는 과정은 조금 지루한 패턴의 연속입니다. 굳이 그 패턴을 말하자면 일단 그가 무언가 착한 일을 합니다. 그의 착한 일은 전 무림으로 퍼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나 하나 같이 그를 지목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유도 여러 가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게으름뱅이’니까, 입니다. 그렇게 그를 지나치는 사람들은 결국 그 ‘성자’를 찾는 것을 실패하고 결국 보류하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몇 번이고 착한 일을 하는 주유성은 대체 왜 스스로가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걸까요. 그 이유도 간단히 ‘귀찮기 싫어서.’입니다.
주유성의 저런 부분은 저로썬 조금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애초에 자신이 했던 일들을 부인하지 않았다면 조금 유명해졌다 그냥 묻힐 수도 있는 위인이었는데 대체 왜 은폐를 하려는 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 은폐가 ‘귀찮게’ 보였다면 제 착각일까요? 아무튼 연신 정체를 감추는 그지만 스토리의 흐름상 당연히 밝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 밝혀지지 않았더면 더 이상했겠죠. 아무튼 정체가 밝혀지고, 그는 그가 그렇게도 피하려던 ‘영웅’이 됩니다. 숨겨왔던 정체들이 한번에 다 밝혀지며 느껴지는 그 어떤 해방감이 있을 수는 있겠으나 독자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저만 해도 벌써 2번째 은폐[독곡이었나요?]에서 이미 ‘이렇게 쌓이고 쌓여 펑 하고 터지겠지.’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캐릭터에 대해
주유성은 사실 전형적인 무협지의 주인공입니다. 오히려 더욱 뛰어나다고 할 수 있죠. 한번 보면 초식을 따라 할 수 있고, 숨만 쉬어도 공력이 쌓이며 두뇌 또한 상상을 초월합니다. 말 그대로 먼치킨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그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이들과 다른 ‘게으름’이 그나마 식상함을 조금 덜어줍니다. 다른 주인공들처럼 협을 위해 목숨을 걸지 않는 그는 분명 조금은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무공 연습은 고사하고 책도 잘 읽지 않는 주인공은 분명 기존의 그들과는 다르지요. 하지만 그런 신선함도 잠깐 입니다. 결국 주유성은 천재이고, 결국 그는 강해지며, 결국 그는 영웅이 되지요. 사랑 이야기가 없다는 것 빼곤 결국 과거의 무협지들의 주인공과 별로 다를 것이 없는 캐릭터라고 전 판단합니다.
제가 매력적으로 느낀 캐릭터는 주유성보다 그의 사형 격인 하남은검 진무경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오히려 그야말로 조명을 받을 만한 캐릭터 같았습니다. 뛰어난 사제가 있다면 보통 묻혀버리는 캐릭터 들과는 달리 어느 정도 무공 수위도 높고 또한 이름도 떨쳐낸 것을 보면 분명 예사 엑스트라급의 사람은 아닙니다. 천재적인 자질보다 노력으로[당소소의 위협도 포함] 강해진 그야말로 최근 독자들에게 큰 어필을 하는 ‘노력형 주인공’이 아니겠습니까?
Ps. 물론 이는 저에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무공에 대해
주유성의 무공은 삼백년 전 천하십대검법 중 하나로 일컬어진 분광검법입니다. 주유성의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듯한 이 검법은 그의 아버지인 주진한 조차 모두 익히지 못한 검법입니다만…… 최고의 자질은 장난이 아닙니다. 조금 어렵다는 듯 내용에서 나오지만 결국 주유성은 이 검법을 대성하고, 강해집니다. 아무리 과거라곤 하나 천하의 10개 검법 중 하나로 손꼽히던 검법에 천재적인 두뇌의 합성은 그야말로 최고의 조합이겠지요. 그는 거듭 발전하고 또 발전 합니다. 그러나 그가 무공을 수련하는 것은 그에 별로 나오지 않습니다. 게으름을 피우는 장면은 여러 번 볼 수 있지만 무공을 익히는 장면이라곤 초반에 용돈을 벌기 위해 하는 몇 번이 고작이지요. 그 이후엔 몇 번의 실전을 거치고 싸움 중에 발전을 거듭하는 그런 류의 주인공입니다. [이른바 사이어인.]
그런 주인공을 봤을 때 분광검법은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도 또 강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가끔 묘사에 나오지만 강한 것은 주유성이지 분광검법이 아닙니다. 분광검법은 주유성에 의해 조금씩 개조 되며 더욱 뛰어난 면모를 보이지만 그것은 결국 주유성의 개인 무공이지 분광검법이 아니지요. 그나마 이 검법의 뛰어남을 보여주는 자가 바로 진무경입니다. 별로 뛰어난 자질은 아니지만 검법을 익힌 그는 꽤 고수가 되지요. 그러나 주유성보다 압도적으로 적은 출연 회수로 인해 결국 분광검법은 그저 그런 검술로 남습니다.
최종적인 감상평
잠룡전설은 대체적으로 그렇게 커다란 재미를 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가끔 나오는 주인공의 진지한 부분들과 이리저리 꼬인 오해들 그리고 그 오해들이 풀리는 장면들은 간간한 재미를 줍니다만…… 너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패턴과 조금 식상한 캐릭터 설정 그리고 설득력 없는 주인공의 행동은 소설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 같습니다.
[이번 비평은 조금 비판에 가까운 것 같군요. 기분이 상한 분이 있다면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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