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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란

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작성자
Lv.16 우울한인생
작성
16.02.10 13:10
조회
2,205


제목:트루시커.

저자:키르기스.

장르:퓨전/판타지.

 

 아냐냥의 비평시간.



 들어가기에 앞서.
 방어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의견이니 참고만 해주십시오. 각각의 항목은 작법서를 참조하거나 구성한 경우가 있습니다만 절대적인 경우는 없습니다. 글은 심오하거든요



 1.문장력.
 문장력을 평가 할 때는 무엇이든 간에 다 상대적이다. 문장에는 다 장단점이 있고 자세하게 표현하면 자세하게 표현 하는 대로 장점이 있고 간소하게 표현하면 간소하게 표현하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필자는 절묘하게 섞어 쓰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간소함. 자세하게. 7:3 혹은 8:2.) 이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기준이기에 엄청나게 문제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가독성 부분은 후한점수를 준다.
 참고로 문장력을 해부하는 것은 꽤 피곤한 일이라 첫 화, 혹은 두 번째 화만을 기준으로 하고 이후문장력에 관한 것은 총평으로 뭉뚱그리니 양해 바란다. 



 본론.



 트루시커의 처음 마주치는 문단 중 하나를 마주치고서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고 바로 생각이 들었다.



1화 gm 등장.



 -중략-
 새하얀 공간이었다. 마치 모 작품에 나오는 시간과 정신의 방과 같은 곳이었다. 하늘 혹은 천장과 마찬가지로 새하얀 바닥의 지평선은 그 어디를 둘러보아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 새하얗다는 것 외에는 아무 특징도 없는 광활하기만 한 공간이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은 딱히 이 새하얀 공간 안에서는 이질적으로 비일 소화의 존재만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중략.-
 
 문장은 짧을수록 좋다. 물론, 미사여구를 동원해야 할 타이밍이 분명 있다. 하지만 글을 쓰는 것은 마라톤 같은 것이라 언제나 막판스퍼트를 해서는 안 된다. 짧고 간결한 문장이 모여 문단을 이루게 만드는 것이 아름다운 글이고, 독자를 몰입하게 만든다. 또한 ‘그래서’, ‘그러므로’ 같은 접속사는 없애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경우도 많다. 

 이것은 필자가 생각한 예시다.



 고쳐 쓰기1.
 새하얀 공간이었다. 온 세상이 하얗고 끝이 보이지 않는다. 광활한 지평선에 소화만이 혼자 있다.



 위 원본에는 문제점이 많다. 일단은 같은 단어를 반복하고 있으며, 독자가 단번에 이해하기 어렵고 직관적이지 않은 묘사가 있다. 또한 문단의 안에서 완결되지 않는 묘사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게 한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은 딱히 이 새하얀 공간 안에서는 이질적으로 보일 소화의 존재만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



문단만 떼어놓으면 이해할 수 없다. 간접적으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있으며 바로 다음 문단에 캐릭터 ‘소화’의 독백으로 복수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린다. 그러나 이것을 굳이 길게 묘사했어야 할까?



 고쳐 쓰기2
 새하얀 공간이었다. 온 세상이 하얗고 끝이 보이지 않는다. 광활한 지평선에 소화만이 혼자 있다. 아니, 혼자가 아니다. 소화는 주위를 둘러본다.



 솔직히 필자가 작가의 머릿속에 들어가지 않은 이상 이것을 완벽하게 고쳐 쓰기는 어렵기에 양해를 바란다.



 이제 고쳐 쓰기 중에 들어내 버린 것들을 보자.

 원본의 문장 안에 유독, 새하얀, 새하얗다는 말은 총 4번 나온다. 같은 단어를 굳이 이렇게 반복할 필요가 없다. 독자의 머릿속에서 이미지 되는 묘사는 한번이나 두 번만으로 단어로 완벽하게 하얗다는 이미지가 각인된다. 그래서 군더더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간결하게 묘사될 수 있는 것을 굳이 ‘아무런 특징이 없는’ 이라는 묘사를 할 필요가 없다. 필자가 보기에는 새하얗다는 이미지와 ‘아무런 특징이 없는’이라는 묘사는 서로 맞물려서 문단 안에서 중의적인 표현이 되고 있다.



 정신과 시간의 방은 유명한 만화 드래곤볼을 모티브로 해서 묘사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것을 독자가 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지 일말의 의문이 있다. 군더더기라고 분류했지만 세계관상 이것을 써도 무방하다. 다만, 필자의 경우 간결하게 표현해서 들어냈을 뿐이다.



 1화 gm 등장.

 -중략-

 소화로선 모처럼 신작 개봉일에 맞춰 약속까지 잡은 것이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보러 갈 수 없을 거 같은 상황이었다. 사실 그런 거나 걱정할 만큼 태평한 상황인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여기 있는 모든 이들이 이세계설을 진지하게 믿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이질적인 상황에 심각성만은 공통적으로 느끼며 의미 없는 아우성을 칠 때였다.

 -중략-



 여기서는 접속사를 과도하게 쓰고 있다. 접속사만을 쳐낸다.



 고쳐쓰기1.

 소화로선 모처럼 신작 개봉일에 맞춰 약속을 잡은 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보러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사실 그런 거나 걱정할 만큼 태평한 상황인 것은 아니다. 어쨌든 여기 있는 모든 이들이 이세계설을 진지하게 믿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 이질적인 상황에 심각성만은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지 아우성을 치고 있을 때였다.
 
 어쨌든부터~아우성 친다가 너무 길다. 쪼갠다고 쪼갰지만 역시나 필자가 작가의 머릿속을 들여다보지 않아서 불완전해 보인다.

 그래도, 그러므로 같은 접속사는 마음껏 없애도 된다. 있어봐야 독자의 눈을 피곤하게 하는 적이다. 없앨 수 있다면 없애라. 또한 이 문단안에서 문장의 종결을‘~만.’으로 끝내는데 문장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것저것 생각하기 귀찮다면 문장을 검토할 1원칙을 독자가 이해하기 좋아야한다는 사실만 기억하자.



 총평.
 문장력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 말은 가독성이 좋지 않다는 말과도 같다. 가끔 평범한 소재의 소설로 대박을 터트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가 문장력이 깔끔하고 단어의 선택을 필요최소로 줄여 가독성이 높은 경우다. 필력이 좋다는 경우는 이것을 말하며 이런 경우 소재의 선택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필력은 그대로 인물의 내면묘사로 이어져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인물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인정받은 작가는 아무리 양판소를 찍어도 독자가 유지되는 이유가 있다.


 2.플룻(구성).
 구성은 작가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지 말하는 이야기의 틀이다. 그렇기에 문장력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글의 흥행을 좌우한다. 즉, 플롯을 분석한다는 것은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을 시험을 받는 것이다.
 비평을 받는 작가가 가장 긴장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야기 그 자체로서 평가받는다는 뜻이다.    



 1.강렬해야 하는 첫 장.


 자기 pr은 필수인 시대다. 만약 소설을 상품이라고 하고, 그것을 고객에게 팔려면 무엇을 어필해야 할까?
 차별점이다.
 내 소설은 다른 소설과 어떤 면에서 차별화가 되어 있으며 무엇이 강점인지 어필해야 한다. 일정한 팬을 형성하지 않은 이상 독자는 작가의 이름보다 그 소설의 첫 장을 주목한다. 만약 필력이 안 된다. 문장력에 자신이 없다면 남들과 다른 소재, 남다른 씬을 구성하여 첫 장에 최대한 독자를 매료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냥 단순히 자신혼자 만족하는 소설을 쓰는 것이 아니라면 독자를 매료하는 것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사건의 예감, 사건, 일상의 일탈 등등. 장르뿐만이 아니라 대중소설 안에서도 무던하게 시작하는 것은 드문 편이다. 누군가 차에 치였다던가, 납치되었든가, 죽었다든가, 충격적인 시작은 독자의 인상에 남는다. 이것을 통해 주인공에게 강력한 목적성을 부여하면 이야기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 된다.



 트루시커의 총체적인 플롯은 다음과 같다. 그런데, 소제목 자체가 플롯을 이루고 있어 굉장히 알기 쉽다. 필자의 경우 약간의 암호화를 거치는데, 알 듯 모를 듯 한 소제목을 쓴다. 순전히 취향차지만 비평을 쓰는데 는 매우 좋았다. 



 1. 이계에서 여러 사람과 눈을 뜨다.-> 2. 이계에 떨어져 서바이벌게임을 해야 한다는 통보.(클리어 조건.)->3랜드드래곤 조우, 싸움에 휘말림. ->4오크를 구해주고 대가를 요구, 마을까지 동행 -> 5. 족장에게 도움을 요구받음. -> 6.오크의 의뢰를 받아들임. 전투, 레벨업 ->7.오크의 두 번째 의뢰를 받음. 마을내의 오크강화.->8주인공이 자신의 현실을 알게 됨 ->9소개장을 받음.->10.마법 배움.->11.족장의 아내를 위해 약초채집을 도의적 강요를 받음.->12 강대한 적, 조우. ->13. 적(마왕)에게 당함. 앙심을 품음.  ->14.약초를 캐다가 오크의 마을이 불타는 것을 봄->15.마을을 불타는 것을 보며 번민. ->16.고민 끝 전투시작. ->17. 전투 중 동향사람발견. ->18 전투중 번민. ->번외적으로 나타난 동향사람의 사정.->19 전투끝 제압. ->20.전투후 여운.



 문제점.



 1. 프롤로그 격인 1화와 2화안에서 앞서 예시한 pr이 부족하다.
 결론적으로 강렬한 첫인상이 전무하다.
 소설은 전반적으로 문피아 독자층을 겨냥한 일련의 트렌드를 따르고 있지만, 착각하기 쉬운 게 트렌드만 따라간다고 해서 인상을 남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트렌드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문장력이 더욱 두드러지며 가독성이 낮은 문장을 채택한다면 오히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 
 a소설과 b소설이 조건이 같고 a소설의 문장력이 좋고, b소설은 문장력이 떨어진다면 a소설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b소설이 가독성이 좋지 않은 문장이지만 소재에 차별화를 두었다면 마이너층이라도 잡을 수 있는 저력이 생긴다. 문장력까지 좋았다면 대박을 치지만 보통 그 두 가지를 다 만족하는 작가들은 상위 몇 프로다.

 두 가지 중 하나라도 모자라거나 둘 다 모자라면, 작가는 전략을 짜야한다. 아니, 모든 작가는 자신의 글에 대해 전략을 짜야한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어떤 문장력을 가지고 있는지, 가독성이 좋은 문장인지 혹은 서정적인 문장인지를 뚜렷하게 파악해야 한다. 또한 문장의 경우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도 아니다. 그에 따라 당장 글을 쓰고 싶은 욕구에는 하등 도움이 안 된다면, 과감하게 문장력을 버리고 소재를 비틀 생각을 하는 게 현명하다. 이야기의 힘은 생각보다 강해서 플롯을 잘 구성하고 반전과 여운을 의식하면 문장력이 모자라는 부분이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하다.  
 소재 선택도 고민해야 한다. 트렌드를 따라갈 것인지, 트렌드를 비틀 것인지, 아니면 전혀 새로운 소재로 승부를 볼 것인지. 독자층은 누구를 잡을 것인지. 이러한 명백한 계획을 수립하면 설령 최악의 경우 연중, 실패를 해도 데이터-경험-가 남게 된다.
 플롯에서 프롤로그는 전쟁의 포문을 여는 첫 선제 타격인데 트루시커에서는 독자를 매료하는데 실패했다고 본다.
 소재는 트렌드를 따르고 있고 가독성은 좋지 않다. 바꿔 말하면 가독성을 올려야 한다는 말인데, 이게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2. 메타적인 관점.
 영화에서 캐릭터를 잡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있어도 잠깐이며, 배경이나 사물, 현상을 보여주는 경우는 다큐멘터리다.
 소설은 영화이며 애니메이션이자 드라마다. 인물, 사건, 배경의 중심에는 언제나 캐릭터가 와야 한다. 인물이 없어도 배경을, 세계관을 설명하는 것이라면 이해하지만 사건만을 집중해서 다루는 것은 의아하다.
 15화에서 느닷없이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겠다.’로 시작하면서 마을습격 사건만을 집중해서 서술하는데, 지면의 반 이상을 할애 했다. 독자가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만 의식했으면 좋겠다.
 특히 작중 작가의 시점이 너무 개입되어 있다.
 시점은 세계관이다.
 세계를 보는 관점이기에 대부분 자연스럽게 말하듯이 서술하고는 하는데, 그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처럼 써지는 것이 자연스럽고 보통 그렇게 서술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반지의 제왕에서 서술자가 모르도르까지 택시를 타고 가면 얼마나 편했을까? 라는 독백이라도 넣는다면 미친 듯 한 클레임이 들어왔을지도 모른다.
 트루시커의 서술자는 그 세계관의 주민이 아니라 완전히 작가로서 개입해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작가의 시점과 그 세계의 살아있는 주민의 시점은 명백하게 다르다.

 

 총평.
 구조적으로 특이하지 않다. 평범하게 시간 순 나열이며 퀘스트 위주로 사건을 만들어가고 있다. 무난한 진행이며 아직까지 반전은 전무하다. 심리적인 관점에서 주인공의 내적갈등으로 약간의 흥미를 자아내지만, 주인공의 내적갈등이 1차원적인 느낌이 없지 않다. 즉, 가벼운 느낌이 든다. 또한 시점에서 작가적 시점이 강하며, 이것은 문체와는 다른 의미로 가독성을 낮춘다. 


 3. 캐릭터.

 캐릭터는 장기적으로 소설을 끌어가는 원동력이다. 특히 주연, 주인공들은 독자가 공감해야할 주체거나 독자가 매력을 느껴야 한다. 여기서 매력이라 함은 아름답거나 강한, 외적 요소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독자가 흥미를 느낄만한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20화가량 됐지만 트루시커의 캐릭터적인 매력을 느낄만한 요소가 적다. 특히 조연들 중에는 초월적인 존재로서 무게감을 띠고 있거나 아니면 트릭스터적인 요소로 광기를 넣어도 괜찮았을 텐데 아쉬운 점이 있다.
 캐릭터의 대부분은 20화안에서 소모성을 띠고 있어서 굳이 평가하지 않겠다. 또한 스포일러지만 20화 이후 대부분의 캐릭터가 죽었기 때문에 단지 1명만을 집어서 평가하겠다.



 주인공. 이름: 소화.
 이 소설은 전투에 많은 할애를 하고 있는데, 소화의 전투는 거리낌이 없다. 이 세계에 던져졌다는 상황에서 처음 보는 몬스터에게 돌멩이를 던지고 랜드드래곤을 주먹으로 때린다. 드러나지 않은 내부 설정이 어땠는지 모르겠는데, 아무리 강해도 처음 보는 개채를 힘의 대중을 알기도 전에 주먹을 휘두르는 것은 어쩐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처음부터 원래세계에서 히스토리를 모르기에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 차라리 무언가 그러한 히스토리에 대해 독자에게 넌지시 알려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아무리 프롤로그에서  캐릭터 gm을 통해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고 알려줬다고 해도 갑작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독자는 작가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오지 않은 이상 갑작스러운 행동에 의아해 한다. 액션을 취할 때는 캐릭터의 시점도 중요하지만 읽는 독자의 시선도 중요하다.

 또한 이 소설의 갈등요소는 대부분 소화의 내적갈등이 비중을 많이 차지한다. 조우한 적과 싸울 것인지, 구할 것인지 말 것인지. 등등. 하지만 대부분 1차원적인 갈등에 그치고 있다. 대부분이 퀘스트의 Y/N와 싸울 것인지 말 것 인지다.



 사랑하지만 복수를 위해 죽여야 한다. 하지만 그는 갈등했다.
 그는 악인이지만 가족이 있다. 여기서 죽이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죽을 것이다.
 그녀는 나의 연인이지만 인류를 말살할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그녀를 살릴 것인지 아니면 인류의 전부를 죽여야 하는지.


 조잡한 예시지만 내적갈등 요소는 깊이가 있을수록, 독자가 생각할 여지가 있을수록 흥미가 있다.
 소화의 내적갈등은 전부 퀘스트의 승허락과 싸울 것인지 말 것인지 할애 하고 있다. 여기서 의문인 것이 왜 3인칭인지 모르겠다. 


 내적묘사를 너무 할애하고 있어 3인칭임에도 지극히 1인칭적인 시점이다. 


 1인칭의 장점은 몰입감이다.
 주인공과 독자가 시점이 일치하기 때문에 다른 시점보다 주인공의 내적 갈등을 묘사하기 쉽다. 그 장점을 버리고 3인칭으로 글을 썼다면 내적묘사보다 장면과 사건, 씬의 구성과 다른 인간군상이나 서브캐릭터를 운용하는 편이 글의 흥미를 돋울 수 있었다. 그 장점을 버리고 소화를 집요하게 파고드는데, 소화가 매력적인 캐릭터라면 좋은 전략이지만 불행하게도 그렇지 않다.


 소화의 캐릭터는 내적갈등이 없는 완전체로서 존재한다. 무슨 소리야? 전투를 하기 전에 고민하고, 퀘스트를 받았을 때의 영향력도 계산하는데!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내적갈등은 캐릭터의 히스토리에 따른 내적 갈등이다. 플롯에서 일어나는 사건 외의 그 캐릭터가 지향하고 있는 목적성이 결여 되어 있다.

 이소설의 1차적인 목적은 귀환이다.

 캐릭터를 강하게 만드는 것은 언제나 내재적으로 그 캐릭터가 지향하고 있는 ‘가치관’이다. 그런 의미에서 소화는 대부분의 사건에 ‘초연’하기 때문에 1차적으로 만들어진 목적성만으로 의미가 너무 약하다. 차라리 희노애락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했다면 이런 1차적 목적만으로 흥미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처음부터 내적, 외적으로 강자의 위치에서 초연하다. 동시에 거의 1인칭에 가깝게 내재적으로 서술된 글에서 독자 또한 초연해진다. 독자가 감정이입을 해도 기껏해야 초연한 감정만을 느낀다.
 글은 음악처럼 높낮이가 있어야 하며 클라이막스를 의식해야 한다. 초반부터 중반까지 평이한 감정을 유지하는데, 이것은 캐릭터를 배경처럼 보이게 한다. 도도도도도.-하는 음악이 일관성이 있을지 모르지만 매력이나 개성을 느끼기에는 부족하다. 

 결론적으로, 주인공이라 ‘무던해야 함’에도 대사의 처리나 내적인 대사를 보자면 너무 평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니라는 말이다.



 외팔이 검사.
 외눈박이 검사.
 배트맨.



 캐릭터는 내외적으로 너무 완전해서는 안 된다. 캐릭터에게 굳이 ‘결여’를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그것이 주연이라면 결여가 있다면 매력이 될 수 있다. 캐릭터는 어쨌건 그 결여를 채우기 위해 액션을 취하기 때문이다. 외팔이 검사는 팔이 없다는 패널티를 안고 있기에 자신을 더 강하게 몰아붙인다. 배트맨은 어릴 적의 트라우마로 악에 대한 편집적인 증오를 가지고 있다. 외눈박이 검사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기에 거리감이 없어서 항상 사람과 가까이 있지 못한다.
 재미있는 캐릭터는 이 결여를 채워나가려고 행동을 취한다.
 
 캐릭터를 매력적이게 보이고 싶다면 작가는 질문을 던져라.

 

 1. 소화는 원래의 세계에서 그 강한 힘 덕분에 곤란했던 일이 있는가?
 2. 곤란했던 일은 트라우마가 됐는가?
 3. 그 사건으로 소화에게 스티그마가 만들어 졌는가?
 4. 그 사건 덕에 그녀의 가치관은 변화했는가?
 5. 곤란했던 일이 없었다면 어떻게 무던하게 현실을 살았는가?
 6. 현실에서 그녀의 아픔을 알고 도움을 주던 조력자가 있었는가?
 7. 조력자와의 관계는 그녀에게 좋은 기억이었는가?
 8. 나쁜 기억이었다면 관계의 파탄을 서술하라.
 9. 좋은 기억이엇다면 관계에 대해 서술하라.
 10. 조력자와의 관계는 무엇인가?
 11. 조력자가 기억은 현재의 상황을 이겨나가는데 도움이 되는가?
 기타등등.



 이 질문을 채워 넣어 가면 갈수록 캐릭터가 입체감이 생기게 된다. 과거가 있고, 관계를 통해 소화라는 캐릭터를 파티셔닝할 수 있다.

 강자로서의 소화. 친구로서의 소화. 가족으로서 소화. 이기적인 소화. 우울한 소화.
 기타등등.

 그 모든 것이 하나의 캐릭터로 승화시키면 매력적이거나 입체적인 케릭터가 만들어지게 된다.



 총평.
 조금 치명적이다. 주인공은 보통 독자가 감정이입을 하는 대상이기에 대부분 모난 부분이 없고 무던하다는 것을 생각해도 매력이 부족하다. 또한 일부 독자가 이해하기 난해한 행동이 몇몇 있다. 특히 이것은 치명적인데 캐릭터는 어디까지나 인간을 연기해야 한다. 상식의 범주 밖에 있더라도 독자의 상식을 어느정도 납득하지 않으면 공감할 수 없다. 

 비교적 평이한 사건과 플롯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캐릭터적인 강점을 전략으로서 꺼냈어도 좋았을 것이다.



 전체 총평.
 어떤 소설이든 강점이 하나 있어야 한다. 치밀한 플롯으로 반전과 여운을 만드는 능력. 매력적인 캐릭터. 멋진 세계관. 작가의 큰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문장력. 이 중 하나나 둘은 가지고 있어야 독자가 반응을 보인다. 인터넷 연재의 특성상 무관심은 곧 의욕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고 완결을 내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현재의 상태로는 무언가 뚜렷한 라인을 알기 어렵다. 어디에 강점을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조금 더 열심히 해주세요.



 맺음.

 잘난 듯이 써 댔지만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저라고 해서 저 원칙을 다 지키는 것은 아닙니다. 비평을 쓸 때마다 하는 이야기지만 비평을 전부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낀 것도 일부 있기 때문에 20%만 봐주세요. 오탈자, 비문이 본문에 섞여 있을 경우 넘겨주시기 바랍니다.
 혹시나 필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거나 마음 상한 부분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 ' 8

  • 작성자
    Lv.35 카르니보레
    작성일
    16.02.10 13:40
    No. 1

    이런 식의 전체적인 평을 원했습니다. 이렇게 하루만에 글 전체를 다 읽고서 이런 장문의 글을 써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앞으로도 이어지는 이야기를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나마 찾아와주신 독자분들에게는 가급적 제가 생각하고 있는 반전이나 주제가 담긴 이야기를 마지막까지 보여드리고 싶은 맘이 들거든요. 지켜봐주시면서 간간히 생각나는 이야기를 해주셔도 좋고 말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김우재
    작성일
    16.02.10 13:49
    No. 2

    와 아나냥님 덕분에 많이 배우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경천
    작성일
    16.02.10 18:06
    No. 3

    와 이분 뭐하시는 분이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청유請誘
    작성일
    16.02.10 23:37
    No. 4

    이 분 문창과 교수님이신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란의용사
    작성일
    16.02.11 10:30
    No. 5

    저런 비평도 내공이 상당해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스벅추리닝
    작성일
    16.02.11 16:38
    No. 6

    정말정말 멋지시다! 읽는 저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287000
    작성일
    16.02.15 12:57
    No. 7

    비평게시판에서 감탄을 여러 번 했지만, 이번엔 진짜 비평이란 이런 것이다를 본 기분입니다. 아냐냥님의 다른 비평글도 보고 싶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닭장속연어
    작성일
    16.02.26 00:12
    No. 8

    정말 귀중한 글인 것 같습니다ㅋ
    특히 전개 방식이나 캐릭터에 대한 얘기는 아무래도 저도 자잘하게 소설 쓰는 입장에서 계속 고민하고 머리 속으론 대답을 알고 있지만, 그게 과연 맞는가에 대해선 답을 못내리는 상황에서
    누가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해놓고 A는 B해야한다는 식으로 말해놓고
    게다가 예시를 들고 그것이 어떻게 되어야하는지를 구체적인 물음의 형태로 적어놓으시니..
    정말 해당 글을 쓰신 작가분 뿐만이 아니라 저 같이 오고가며 이 비평글을 읽은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이 글을 공지로 만들거나 아니면 중요한 부분들이라도 짜집기해서 공지글로 만들어놓고 "초보 작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는 글" 뭐 이런 식으로 적어놓고 더 많은 분들이 읽게 해야하지 않나싶네요
    특히 전개에서 템포조절의 중요성, 캐릭터를 만들 때 무엇을 생각해야할지 (특히 캐릭터 자체가 내가 알고 있는 하나의 인격체라고 생각하고, 그 존재란 어떠한 존재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물음들을 던짐으로써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건 정말 좋은 방법이고 정말 도움되는 말 같습니다)
    등등.
    지금 제가 쓰는 글에 착수하기 전에 이 글을 읽었으면 제가 지금 스스로 문제라고 여기는 한계점들을 좀 더 잘 극복했거나 아니면 아예 겪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튼 저 같은 초보가 보기엔 정말 중요한 조언들이 많은 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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