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에서 흔히 등장하는 표현들입니다. 새외와 세외. 그런데 문피아 연재작은 물론이고 너무도 많은 출판작들에서 새외로 표현되어야 할 부분에서 세외로 표현되고 있는 것을 봅니다. 볼 때마다 아쉽기 한량없지만 그냥저냥 참고 넘어가고는 했는데, 오늘은 왠지 한마디 드리고 싶어 이 글을 올려봅니다.
1. 새외(塞外)
塞는 변방을 의미합니다. 중국에서 통용되는 새외는 만리장성 바깥을 의미하며, 새외라 함은 북방의 변방(중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을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정확한 새외세력의 의미는 만리장성 이북에 위치하고 있는 세력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무협에서 다루어질 때 언제부터인가 새외가 의미하는 것이 중원을 제외한 모든 변방이 되었고, 남만이니 묘족이니 하는 남방의 세력들에 천축이니 포달랍궁이니 하는 서방의 세력들이 포함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서부터 새외, 세외의 혼동이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2. 세외(世外)
世는 속세를 의미합니다. 세외의 의미는 속세를 벗어난 곳, 즉 위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가 담겨 있습니다. 지금 위치한 곳이 중원의 한 복판인 남경이더라도, 그 사람이나 문파의 성향이 속세에 개입하지 않는 탈속이라면 세외세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世를 중원으로 보면서 단어의 혼용이 나타납니다. 새외의 의미가 중원을 제외한 모든 변방으로 확장되기 시작하면서, 일부 작가들의 오탈자로부터 새외의 세외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이었으나 요즘은 아주 보편화가 된 것처럼 보입니다. 많은 신진작가들이 세외라고 표기하니 대다수의 독자들은 세외라고 믿게 되고, 다시 독자층이 작가층으로 편입하면서 그 용처가 굳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찌 보면 별거 아닌 문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어의 사용에 있어 정확한 의미가 없어지고, 옳지 않은 단어가 점점 늘어나는 현 상황을 보면 장르계의 미래가 밝게만은 보이질 않습니다. 더 빛나는 미래를 위하여 단어 사용 하나하나, 오탈자 하나하나에 좀 더 많은 신경을 써주시길 작가 여러분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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