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59 취룡
작성
11.10.06 23:40
조회
1,344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의 수가 일정 수치를 넘어서면 거의 필연적으로 악플이 달립니다.

글이 정말 완벽해서 모든 이를 만족시키거나, 아니면 추종 집단의 포스가 워낙 강성해서 감히 악플을 못 남기는 상황이 아니면요.

아무튼 각설하고,

악플이든, 아니면 그저 작자가 보기 껄끄러운 종류의 덧글이든 달립니다.

저도 일전에 어떤 글을 연재할 때 "등장인물들이 죄다 바보인가 생각이 없네."하는 덧글이 달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봤을때 글 내용상 딱히 바보인 인물이 없어서 그냥 답변을 하지 않았죠. 그러자 다른 독자분들이 어디가 어떻게 바보같냐고 덧글을 다시더군요.

그걸 보고 '아, 내가 뭐라도 일단 답변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전에는 이런 덧글이 달린 적이 있었습니다. 정중한 어조였고, 기실 아주 틀린 내용도 아니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일본 문화의 아류작마냥 허황되게 신들이 나오고 세계의 비밀이 나오고 이런 거 쓰지 말고 인간의 이야기를 써라. 진짜 기억에 오래 남는건 그런 이야기다.'는 거였죠.

그런데 저거 달린 시점이 대충 백편 정도 연재했던 시점일겁니다. 저 충고에 따르자면 글을 그냥 접고 새글을 써야했죠 ㄱ-; 그리고 신들이 나온다 해서 그것이 인간적인 이야기를 만들지 못하게 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구요. 아무튼 저도 장문의 답글을 달았습니다.

뜻은 이해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글을 아예 접을 수도 없으니 충고로 받아들이겠다는 요지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저렇게 답글을 다니 저런 제 태도에 대해서도 좋지 않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그냥 '아,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참고하자.' 이런식으로 머리속에만 남겨두고 딱히 답글을 달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덧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에 아무런 대답을 안할 수는 없어서, 저 같은 경우는 용어해설을 빙자한(...) 잡담 코너를 통해서 덧글들에 대해 애둘러서 한번에 답변을 하고 있습니다.

덧글에 답변을 해도 안해도 작자는 곤란한 입장에 처하기 쉽죠.

그러다보면 차라리 진통이 덜한 답변을 안하는 쪽으로 마음이 쏠리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몰매 맞을 소리인지도 모르겠지만,

작자들이 엉망진창인 글을 써내는 경우도 있듯이,

소위 말하는 지적글들도 엉망일 경우가 많습니다.

일전에 모님의 소설을 보는데 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어떤 독자분이 - 정치극을 소재로 한 글인지라 내용이 꽤 복잡하긴 했습니다. -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으며 글 내용을 비난하고 작자분을 바보 취급하더군요.

저런 경우 의외로 왕왕 있습니다.

그런데 저런 덧글 남기시는 분들은 작자가 굽신거리며 "네, 님이 옳습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정당한 의견을 묵살한다, 작자가 독자의 의견을 받아들일 마음이 없다. 하는 식으로 몰아가는 일도 있더군요.

글쓰는 작자가 언제나 옳으란 법 없듯이

지적글 남기는 독자도 언제나 옳으란 법 없습니다.

어떤 분이 독자는 소비자요 작자는 공급자라 했는데 맞는 말입니다. 다만 무료연재가 기반이 되는 문피아에서라면 저 관계는 손님과 가게 주인과는 거리가 다소 있죠.

작자분들이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독자분들도 어디 음식점 들어가서 돈 내고 음식 시켜먹는 거 아닙니다.

최소한의 예의는 서로 지키는 것이 좋겠죠. 솔직히 전 독자와 작자가 서로 평등한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덧1) 꼭 이러면 독자는 자신의 금쪽같은 시간을 소비하고, 조회수를 올려줌에 따라 출판의 기회를 주니까 손님이다!라고 하시는 분들 계시는데,

문피아에 연재하는 모든 분들이 출판에 목 매고 있는 것 아닙니다. 소비했다는 그 시간도 결국 자신의 선택에 따라 여가를 선용한 것이구요.

덧2) 감정적으로 흘러가면 글 쓴 제가 불리해질 뿐이지만 그래도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보통 지적글을 다시는 분들은 평소에는 덧글 하나 남기지 않습니다. 작자도 사람인데 잊을만 하면 나타나서 툭툭 던지듯이 신랄한 말투로 지적글만 남기고 사라지는 분들을 좋게만 볼 수는 없겠죠.

덧3) 인터넷 연재의 최대 강점은 역시 빠른 피드백입니다. 독자분들의 덧글 하나하나가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되죠.

이번화엔 덧글이 많이 달릴 거야!하고 노려서 쓴 글에 덧글이 많이 달리면 정말로 즐겁습니다. 반대로 생각보다 덧글이 안 달리면 어딘가 문제가 있나...하고 글을 되돌아보게 되구요.

솔직히 저는 덧글 보는 맛에 연재합니다 (...)

덧4) 지적글이 전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위에 말한 이유들 때문에 답변을 못 해서 그렇지 늘 덧글들에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Comment ' 10

  • 작성자
    Lv.26 Riskein
    작성일
    11.10.06 23:55
    No. 1

    좋은 말씀이에염. 뭐, 저마다의 주장이 다 일리가 있잖아요? 비록 평행선을 긋게되더라도 서로서로 좋게 이해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한거겠죠?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체셔냐옹
    작성일
    11.10.06 23:57
    No. 2

    저 같은 경우는 덧글 70개가 달려도 일일이 다 답변을 드리지요. 가끔 가다 보면 왜색이 난다, 일본향이 너무 강하다 같은 덧글도 있습니다. 딱히 악플이라기 보단 조심스럽게 "이러이러하니 다시 살펴보시는 게 어떨지요?" 정도의 어조였지만 으음, 그래도 제 가슴에 신용카드를 긁는 것만큼 강렬한 스크래치를 남기지요 항상.

    그리고 덧1,2,3은 po공감wer!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박무광
    작성일
    11.10.07 00:10
    No. 3

    으음 전 그렇게 댓글이 많이 달리는 편은 아니라 아직 악플이라고 할 정도의 댓글은 현재 올리는 글엔 달리지 않은 거 같은데...
    일방적인 욕설, 비방, 비난만 담긴 댓글이 아닌 이상 예의를 갖추거나 평범한 어투의 지적하는 댓글은 대환영입니다. 정말 취룡님 말처럼 엉망진창이라면 안 되겠지만 그런 댓글은 제가 발전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나 제 스스로 생각할 때도 부족했다거나 어색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한 부분을 지적해주면(+이러이러하게 바꾸는 건 어떻겠냐는 댓글이 달리면) 신이나서 답글을 다는데 가끔 몇천자를 넘게 답글 다느라 연재는 안하는 부작용이(...). 그리고 혹시나 답글 확인을 안하실까봐 쪽지로도 보내드리는 친절함(...)이 발휘되더라고요.
    악플이라도 달렸으면 좋겠다고 하시는 분들 계시는데 전 차라리 무플이 좋아요. 제 자식같은 글을 지적이라고 해도 욕이나 비아냥에 가까운 댓글을 달면 소인배인 전 몇배는 공격적으로 장문의 글을 써서 보내게 되더라고요. ^^;;
    취룡님 말처럼 예의를 지켜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댓글만으로는 그 글의 어투나 억양을 알 수가 없으니 딴에는 공손하게 썼다고 생각해도 다른 사람 입장에선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니...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도 있는데 말이에요... 저도 가끔 공격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댓글을 달려고 할 때가 있으니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쓰기 전에 조금만 생각해보면 얼마든지 기분 좋게 댓글 달수도 있는데 말이죠.

    그리고 댓글 보는 맛에 연재하는 건 대부분의 작가님들도 마찬 가지인듯... 건필이나 잘보고 간다거나 재미있다는 댓글도 좋지만 전 아직 초보라 그런지 의견제시하고 부족한 점 지적해주는 댓글을 보면 춤이라도 추고 싶습니다.

    여기까지 그냥 취룡님 글 읽고 주절주절 늘여놓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설이었습니다.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10.07 00:13
    No. 4

    전부 다 공감하지만, 무엇보다 덧2) 에서 공감 100배로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티그리드
    작성일
    11.10.07 00:44
    No. 5

    공감2만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만월이
    작성일
    11.10.07 00:48
    No. 6

    컥.......그래서 그랬던건가.....
    저는 글을 한 번 읽으면 정주행을하기 전까진 댓글을 남기지 않습니다. (지나간 댓글에는 작가님들이 잘 읽어 주시기 않으니까요.) 그런 주제에 20화 넘어가기 전의 글들도 잘 읽지 않습니다.(책을 원체 빨리 읽어서. 소설책 한권에 50분정도?) 그래서 글을 다 읽고 댓글을 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20화 정도를 연속으로 읽다보니 잘못된 점이 보이면 이러이러한 점이 잘못 되었다고 작가님께 알려드립니다. 너무 양이 많을 땐 쪽지로 보내드리고 적을땐 리플로 남기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 대부분의 작가분들께서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주셔서 즐거움을 얻지만, 간혹 저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언짢게 보신 작가분도 계셧습니다.(딱.2분..) 그래서 저도 빈정이 팍 상해서 이후로 그 글을 읽지 아니하였는데, 취룡님의 말을 들어보니 내내 댓글 안 달다가 한번에 글이 이상하다고 줄줄줄 쓴 글을 받으시게 작가님도 기분이 나쁘실 수도 있었겠군요. 그럴 거라곤 생각을 못 했네요.
    그래도.....저도 사람인지라 그럴 땐 작가분께서 좀 더 넓은 가슴을 가져 주시길 바라게 되네요... 그런면에서 저의 오해로 비롯된 끈덕진 지적에 일일이 답해주신 천관룡님은 정말 대인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청청루
    작성일
    11.10.07 04:21
    No. 7

    저도 비평(아주 혹독기도 한)을 좀 해봤지만, 말도 안되는 비평(악플!)이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글이 좋아서 작가님이 좋은거임!) 글에 달리면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고, 작가님이 불쌍해지고, 혹시 리메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되기도 하더군요.
    확실히 작가님들이 항상 좋은 글을 쓸 수 없는 것처럼 댓글 또한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어떤 경우는 오탈자 지적인데 그게 틀린 경우도 있었죠.-저도 취룡님께 그래봤...)
    작가님이 글쓰는 만큼은 못되더라도 무언가 비평조의 댓글을 달때는 생각을 해야한다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니키타
    작성일
    11.10.07 04:21
    No. 8

    만월이님// 저도 그런데요 ㅎㅎ 지나간 글말고...정주행 후 최근 글에 댓글을 다는데... 저런 경우 그 글은 안 읽게 되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7 드왑3
    작성일
    11.10.07 04:47
    No. 9

    전 뭐..

    신용카드를 긁는 만큼의 스크라치에서 빵.. ㅋㅋ

    아무튼 기본적으로 서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공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김도도
    작성일
    11.10.07 10:44
    No. 10

    여태껏 글 읽으면서 댓글을 하나도 안달았던 저는 죽을 놈인가 봅니다..ㅋㅋ 앞으로는 꾸준히 달아야 겠어요. 조금만 신경쓰면 작가님에게 힘이 되고 연참이 된다는걸 이제야 깨달았나 봅니다.ㅎ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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