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걸그룹에 그리 열광하던 뜨거웠던 시절도 있었으나,
요새 TV에 걸그룹에 의아할 정도의 선정적인 의상과 춤을 보노라면,
어느새 속으로 혀를 차게되는 자신을 보며,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나름 딱히 가리는 취향이 없다고 하며 대여점과 문피아를 열심히 종횡하였지만,
때때로 요샌 딱히 볼만한 게 많지 않네라며 서운해하곤 했지요.
또다시 아, 내가 투덜거릴만큼 나이를 먹었구나하며 쓴웃음 짓게 만듭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흐를수록
심히 애석한 것 중 하나는,
점점 더 세상이 복잡하기만 하고 선명하지 않다는 것을 깨닿게 되는 일이었습니다.
어느 쪽이든 일방적으로 옳을 수 없고,
어느 쪽도 일방적으로 틀릴 수 만은 없다는 것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 정의의 편에 서서 악을 응징하는 것을 한없이 동경하던 아이가,
자라면서 그렇게 뚜렷하고 명징한 선과 악의 이분법을 적용할 수 없어지면서,
이제는 세상이 점점 회색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뉘라고 털어서 먼지 안날까’, ‘뭐 나도 저입장이었다면 그랬겠지 뭐’, ‘좋은게 좋은거지’
라며 세상의 불의와 삿됨을 보고도 분노하지 않고,
되려 나 역시 그들처럼 되고 싶다고 소망하기도 해봅니다.
잡설이 많이 길었습니다.
바로 어제, 이런 제 삿된 마음에 큰 호통을 치는 일이 일어났으니,
바로 귀환한 대협심을 접한 것 이었습니다.
세상은 복잡하게 얽혀 있으니 옳고 그름은 무의미한 잣대가 되었습니까?
아닙니다.
비록 어지럽고 풀기 어려워도 옳고 그름은 변하지 않으며,
실천할 협심만 있다면, 이를 분별하여 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결국 허울좋은 정의란 힘있는 자들이 내세우는 명분 아닙니까? 힘이 곧 정의 아닙니까?
아닙니다.
물리적인 힘은 그 힘으로 불의를 무마하려는
간악한 무리들에게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일 뿐,
진정한 힘은 자신이 표방하는 대의와 명분의 떳떳함에 달려 있습니다.
세상에 협심은 없고 이기심만 있으며, 영웅은 없고 그저 보다 잘난 사람만이 있는 것 아닙니까?
아닙니다.
비록 실천할 용기가 없다한들, 협심은 우리 모두에게 있으며,
그저 전쟁에 능하고, 풍류에 능한 자가 영웅이 아니라,
우리 안에 협심을 흔들어 깨우는 사람이 영웅의 칭호를 받는 것입니다.
비통함을 품고 은거하던 주인공이,
은거를 깨고 출진거에 올라탄 모습처럼,
잠시 떠나계시던 연쌍비님 (현재는 명검님) 께서,
글을 들고 돌아오셨습니다.
어지러운 세상에 올곧은 하나,
어찌하다보니 정작 본문에 대한 소개없이
대협심을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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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어 하실 독자분들을 위한 예방접종!
1) 명검님(아직 어색하네요 연쌍비님이 편한데 ㅋㅋ)의 글은 매우 고풍스럽습니다. 심지어 작가님이 개인소사를 말씀하실때도 그 고풍스러운 어휘와 말투를 사용하셔서, 굉장이 이국적(exotic)입니다. 처음엔 낯설어도 익숙해지면 여러분도 평상시에 말투를 응용하며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끌어오게 될 것입니다.
2) 인의니 자비니 해서 정작 칼부림은 얼마 안나오는가 싶으실 수도 있는데, 더구나 현재 연재분량까지만 읽으시면 좀 답답하다 하실분들도 계실텐데요. 사실 대협심은 엄청 호쾌한 무협입니다. 비록 폭력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이르게 됨을 독자도 납득하게 하기 위하여 흐름이 완곡하여 보이겠습니다만, 일단 손을 쓰면 No Mercy! (앗흥 임오빠 멋져부러)
3) 이거 남성상 강조하는 마초물인지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더하여 여성독자들께도 어필할 수 있는 부분, 즉 주인공이 비통한 사연을 품고 있기에 모성본능을 자극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 그렇다 한들 제가 여성이 아닌지라 정말 어필할진 모르겠네요. 어찌되었든, 생각없이 호방함만 강조하는 글은 아니고, 사려깊음과 온화함, 인내를 배울 수 있는 글이기에 마초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 이제 빠져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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