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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의 경계

작성자
Personacon 文pia돌쇠
작성
15.01.06 17:16
조회
4,110

멸망의 경계

현대판타지 멸망의 경계 만상조

미지의 적, 페이드의 침공.
인류는 멸망했다.
나는 구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에게 다시 한 번, 선택할 기회가 주어졌다.

1. 한줄평

   허를 찌르는 퍼즐 맞추기! 과연 영웅은 숙명적 귀결인가, 우연의 산물인가?


2. 간략 줄거리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해 인류를 멸종 위기까지 몰아갔던 미지의 적 페이드.
   인간들이 안전지대인 Vault를 형성해 비루한 생존을 도모하기 시작한 이후,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왜? 아무도 그 이유를 모른다. 다만 확실한 것은 그들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
   이후 백 년의 세월이 지나 그들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었다.
   인간의 무기로는 막을 수 없다. 유일한 수단은 연원을 알 수 없는 ‘기어’라는 장갑(裝甲)뿐.
   페이드의 재침공이 시작된 날, 고아원 출신 소년 시한은 우연히 최강의 기어를 손에 넣었으며, 마치 선택된 인간인 양 바로 그 기어의 ‘적합자(기어를 사용할 수 있는 자)’로 거듭났다.
   수백, 수천의 강력한 페이드를 일거에 박살낼 수 있는 힘, 시한이 인류의 마지막 희망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작 시한은 회의적이다.
   자신을 위해 희생된 친구들, 그리고 동료들.. 시한은 운명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영웅의 자격이 없는 자에게 영웅의 힘이 주어졌다 믿은 것.
   그렇게 세월이 흘러 마지막 전쟁.
   최후의 한 사람으로 남아 페이드 수십만 대군의 진공 앞에 죽음을 목전에 둔 시한은 처절하게 소망한다.
   과거를 되돌릴 수 있다면!
   이 막강한 기어가 진정한 영웅에게 주어졌더라면!
   그리고… 그의 바람이 이루어졌다.
   페이드의 재침공 1주일 전으로 회귀한 이시한, 그는 과연 운명을 바꿔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을까?


3. 캐릭터

   ● 시한: 최후의 순간 정체 불명의 신비 소녀에 의해 과거로 회귀한 주인공. 전생에서 사용했던, 염옥왕(페이드의 절대자였던 팔왕의 하나)의 힘이 담긴 최강의 기어가 진정한 영웅에게 주어지기를 바랐으나, 결국 그보다 더 신비한 기어를 손에 넣게 됨.
   ● 소윤: 페이드 재침공 전 對 페이드 비밀 기관이었던 루미너스의 집행자(기어 사용자)로서 시한의 동료. 전생에선 아마도 시한의 연인이었던 듯.
   ● 마리아: 한때 페이드 클랜 중 최강이었던 이그니스 클랜장. 염옥왕의 양녀였으며 전생에선 시한에게 죽음을 맞았으나 이번 생에선 염옥왕의 힘이 담긴 기어를 손에 넣음.
   ● 민우: 시한의 고아원 친구. 이번 생에서 염옥왕 기어를 잠시 손에 넣었었고 적합자로 판명나기도 함. 어쩌면 전형적인 영웅이 될 수도, 어쩌면 의외로 시한에게 적대하는 안티 히어로가 될지도 모르겠음.


4. 뷰 포인트

   범람이라는 표현을 써도 크게 이상하지 않을 만큼 회귀 코드를 차용한 글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작품을 읽지는 못했지만, 회귀물도 점차 다양화, 그리고 진화되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처음 회귀물을 접한 것은 아마도 2009년내지 2010년 경이 아니었을까 싶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20대 젊은이가 중학생으로 회귀해 부친을 통해 주식으로 돈도 벌고 학생 때 넘보지 못했던 예쁜 여학생도 사귀고, 뭐 그런 내용이었을 것이다.
   당시에도 골베에 진입할 만큼 인기는 있었던 것 같은데, ‘참 아이디어 신선하다’라고 감탄했던 반면 글 자체는 ‘참 유치하다’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다시 사는 인생’이란 글이 문피아 유료화 초기 히트를 쳤다. 회귀라는 신선한 아이디어에 작가의 경륜을 더해 유치함을 극복했다.
   그렇다고 다시 사는 인생이 회귀물의 실질적인 원조라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대략 그 즈음부터 회귀물이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오지 않았는가 싶다.
   어쨌든 당시의 회귀물은 대개 미래의 지식을 이용해 돈을 버는 스토리가 주류였던 것 같다.
   사업을 하든, 주식을 하든 주인공은 일찌감치 떼부자가 되었고, 자신한테 잘못한 사람들을 혼내주고 가까운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주었다고 본다.
   점차 원래 잘 쓰던 분들, 또 원래 공 들여 쓰던 분들까지 슬슬 회귀 코드에 뛰어들며 상당한 수준의 퀄리티를 내재한 회귀물들을 생산했다.
   새 삶을 사는 방식이 단순히 부자 되기에서 훨씬 다양해져 슬슬 의사도 회귀하고, 변호사도 회귀하고, 교수도 회귀하며 전문성을 부각시켰다.
   더 나아가 이제는 현대에서만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의 세계에서도 회귀를 하기 시작했다.
   한참 뜨는 ‘플레이 더 월드’가 그러하며, 지금 리뷰를 쓰고 있는 이 글 ‘멸망의 경계’ 또한 그러하다.   
   바로 그런 관점에서 ‘멸망의 경계’를 한 걸음 더 진화된 회귀물이라고 감히 평가해 본다.

   가상의 세계에서 회귀했다는 면 외에 하나 더 진화되었다고 생각하는 점은 인간 본성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이해가 저변에 깔려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회귀의 주인공들은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잠시 어리둥절해 하지만 그뿐, 곧 ‘땡큐’를 외치고 참 열심히도 산다. 사실 과거로 돌아갔다고 해서 몸까지 만들어가며 그렇게 열심히 살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담배가 몸에 해로운 줄만 알면 쉽게 끊을 것 같은 주인공들이다.
   허나 이 글의 주인공 시한은 회귀를 했음에도 그렇게 단선적이지 않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상황 자체가 그리 녹록하지 않게 주어진다. 어지간히 공 들이지 않으면 사실 설정을 만들다 꼬여 버리는 나비효과까지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화된 회귀물을 넘어 수작(秀作)이라고까지 생각한다.
   꼼꼼한, 그리고 치밀한 설계를 바탕으로 글이 풀려나간다. 작가가 공 들여 쓰고 있다는 것이 읽어가며 새록새록 느껴진다.
 

5. 어떤 사람이 읽으면 좋을까?

   ● 작가가 만들어 낸 허구의 세계 속, 앞뒤 뒤틀리지 않은 섬세한 설정을 좋아하시는 분
   ● 이능력 배틀과 유사한 전투 장면을 선호하시는 분
   ● 너무 단선적인 회귀 주인공에 물리신 분




글: 동방존자 (웹진R)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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