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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삼국지

작성자
Personacon 文pia돌쇠
작성
15.02.05 15:33
조회
3,417

전공 삼국지

대체역사 전공 삼국지 멱운

도겸의 둘째아들로 다시 태어난 전도형.
처음부터 앞길이 막막하기만 하다.
조조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러 서주로 진격해 들어오고
유비는 기반을 빼앗으려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는데...
도형은 과연 이 난국을 타개하고 삼국지 영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


키워드
   대체역사, 삼국지, 빙의


기호지세(騎虎之勢)의 영웅
   중국 문학사를 되짚어 볼 때 뺄 수 없는 작품이 바로 「삼국지」다. 동아시아 최고의 베스트셀러이기도 한 이 소설의 진짜 이름은 「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로, 필자가 학교를 다닐 적엔 모든 남학생들의 필독서였다.
 「전공 삼국지」는 제목에서 이미 유추할 수 있듯이 조조와 유비, 장비, 관우, 곽가, 조운 등 내로라하는 쟁쟁한 영웅들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왜 ‘삼국지’ 앞에 ‘전공’이 붙느냐고?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 때문이다.
   중국고대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전도형은 과음을 한 다음 날, 눈을 떠 보니 서주목 도겸의 둘째 아들 도응이 되어 있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까무러칠 만하건만 눈앞에 닥친 상황은 말 그대로 최악.
   서기 193년, 한나라 말기 초평(初平) 4년. 서주목 도겸은 도위 장개에게 조조의 부친 조숭의 호위를 맡긴다. 그러나 금은보화에 눈이 먼 장개는 조숭 일가를 죽이고 재물을 탈취하여 도망가고, 이에 조조가 군을 이끌고 원수를 갚기 위해 서주를 도륙하기 시작한다.
   이쪽에는 유비가, 저쪽에는 조조가 들이닥치는 상황. 이래나 저래나 서주목 도겸의 둘째 아들인 그가 비참하게 죽는 것은 마찬가지. 그야말로 진퇴양난, 일촉즉발의 형국이다.
   성 밖에 포진해 있는 삼국지의 영웅들을 바라보는 도응의 바람은 딱 하나, 어떻게든 이곳에서 살아남는 것.
   시작부터 긴박하기 그지없는 「전공 삼국지」는 인물 간 균형을 교묘하게 조율하며 막힘없이 전개된다. 기존 「삼국지」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면서 재미를 위해 여기저기 새로운 설정을 덧붙였는데, 덕분에(?) 앞을 내다보기 힘들어졌다.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는 이미 「삼국지」를 읽은 독자들에게 또 다른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가공의 인물의 행보가 이야기 전체를 바꿀 수도 있으니 한시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인상 깊었던 장면
   유비의 서신을 전하러 직접 조조군의 진영으로 간 도응.
   도응이 자신의 원수 도겸의 아들임을 안 조조는 분기탱천하여 그를 죽이려 하지만, 천하의 명시라 할 수 있는 시를 읊으며 간청하는 도응을 보고 마음을 바꾼다.
   중문학, 그것도 한시를 중점으로 연구를 해온 주인공에게 시 한 수 읊는 건 일도 아니었다.
   조조가 내는 시제에 맞춰 한시를 줄줄 외워대는 장면은 현대의 중문학 박사가 「삼국지」 속에서 어떻게 영웅화가 되는지 살짝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인재가 문무(文武)로 나뉘는 시대에서 도응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한시나 읊으며 군자(君子) 흉내를 낼 것인가, 아니면 눈이 번쩍 뜨이는 혜안으로 군을 지휘하는 군사(軍師)가 될 것인가.


뷰 포인트
   도응은 시대의 영웅이 되고자 하지 않는다. 어찌됐건 그는 ‘일단 살고 봐야 한다’는 본능적인 삶의 욕구에 충실할 뿐이다. 그러나 도응이 살길은 스스로 영웅이 되는 수밖에 없다. 그 간극이 주는 모순과, 서서히 변해가는 도응의 모습이 기대된다.




글: 조설빈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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