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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따비

작성자
Personacon 文pia돌쇠
작성
15.01.06 17:24
조회
4,061

비따비 : Vis ta Vie

현대판타지, 퓨전 비따비 : Vis ta Vie 산경(山景)

"지금부터 이 애비의 말을 잘 들어. 우리 집안의 장남은 인생을 두 번 살 수 있다. 살아온 인생이 부끄럽다든지, 현재의 삶이 너무 고통스럽다면 미련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그럼 영화 필름이 되감기듯 과거로 돌아가 새롭게 다시 한 번 살 수 있게 되는 거야. 꼭 목숨을 스스로 끊어야 해. 방법은 목매달아 자살하는 거지. 별로 고통스럽지도 않아." 아버지의 유언이었다.

1. 한줄평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째 사는 삶인데, 이제 너의 인생을 살라고!


2. 간략 줄거리
   한국 최고의 명문대 출신으로 남들이 인정해 주는 대기업의 부장까지 올라갔다. 연봉은 1억 원이 넘고, 임원 승진은 코앞이다. 남들에게 능력을 인정받는 엘리트. 그런 그가 단 한순간에 무너졌다. 믿었던 상사와 동기에게 배신당해 회사를 나오게 됐다.
   단지 그뿐이면 그래도 괜찮았을 거다. 직장을 나와야 한다는데, 미국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는 부인의 태도가 무덤덤하다. 어째 불안하다. 그래, 이런 불안은 꼭 현실이 되지. 부인과 함께 살기 위해 한국에 있는 오피스텔은 정리하고 미국으로 날아가려는 찰나 날아온 이혼통지 서류.
   내가 여태껏 살았던 삶은 뭐였던가! 그저 허상뿐인 신기루와 다를 바가 없는 건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목을 매다는 것으로 인생을 마무리한 것.
   죽기 직전에 아버지가 한 말씀이 생각났다. 우리 집안의 장손은 특별한 능력이 있다. 인생을 두 번 살 수 있다. 그런 꿈같은 그런 말. 되도 않는 소리.
   그런데 아버지의 허튼 소리가 현실이 됐다. 분명 목을 맸는데, 중학교 1학년 때의 나로 돌아와 있다. 목 놓아 울었다. 그러자 아버지가 나를 보며 한 말씀하신다.
   “너 혹시... 자살한 게냐?”
   그렇게 두 번째 삶이 시작됐다. 아버지는 내게 또 다시 말씀하셨다.
   “두 번째 삶은 너의 진정한 인생을 살아라. 비따비(Vis ta Vie).”


3. 캐릭터
   ● 전제철(남) : 인생을 두 번 살 수 있는 전씨 가문의 장남. 두 번째 삶에서도 직장인의 길을 택한다.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그의 목표는? 
   ● 이상진(남) : 대양실업 사장의 아들, 러시아로 홀로 건너가 사업을 진행 중이다.
   ● 이종인(남) : 전체철이 배치받은 특판과의 과장. 능력은 평범하나 전제철 덕에 많은 이득을 보고 있다.
   ● 최병엽(남) : 특판과의 대리. 스펙이 좋은 전체철을 시기하지 않고, 잘 대해주는 호인이다.
   ● 이양순(여) : 특판과의 계약직 여사원. 업무능력이 좋으며, 똑부러지게 자기 할 말 다 하는 여자.


4. 뷰 포인트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싶습니까?
   글의 제목인 비따비(Vis ta Vie), 처음 보면 와 닿지 않는 제목이다. 일단 한국어가 아니니까. 불어로 ‘네 인생을 살아라!’라는 의미란다. 작가는 왜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글의 시작은 여타 현대 판타지의 환생물들과 비슷하다. 모종의 사건으로 몰락한 주인공 전제철이 자살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죽지 않고 중학생 때의 자신으로 돌아와 있다.
   여기까지만 해도 주인공이 미래의 정보를 이용해 갑부가 되는 작품인 줄 알았다. 너무 흔한 코드를 사용한 게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착각이요, 작가에 대한 실례였다.
   ‘비따비’의 작가는 글에서 단순한 대리만족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인생을 두 번 살 수 있는 전씨 가문의 장남들을 통해서 나름의 철학을 던지려 하고 있다. 대학교양수업의 그 재미없고 지루한 철학을 말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전제철의 할아버지는 원래 독립운동가로 살았다. 독립운동가의 삶은 너무 힘들었단다. 그래서 두 번째 삶에는 친일파로 살았다. 고난 대신 안정을 택한 것. 하지만 자신만 편하게 사는 삶은 양심을 쿡쿡 찔렀다. 그래서 번 돈의 대부분을 독립군들의 후손을 위해 썼단다.  
   아버지는 야망이 있는 사람이었다. 할아버지에게 미래를 들었기 때문에 당시 가장 파워가 막강했던 군대로 들어갔고, 12.12사태의 핵심인물로도 활동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다. 하지만 가정은 파탄이 났고, 자신의 인생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래서 택한 두 번째 삶은 본인이 좋아했던 장르 문학의 작가로 활동하는 동시에 출판사 사장이 되는 거였다.
   두 번의 인생을 산 아버지는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하려는 아들에게 말한다. 비따비! 네 인생을 살아라.
   아들은 선택한다. 이전과 똑같은 직장인의 삶을! 하지만 국내 유수의 대기업이 아니라 이전 삶에서는 일찍 망해버린 대양실업이라는 회사에 입사한다. 궁금하지 않은가? 왜 도대체 전제철은 첫 번째 인생과는 정반대의 인생을 선택한 할아버지, 아버지와는 다른 길을 택했는지! 왜 몰락할 것이 분명한 대양실업에 입사했는지!


 재미있는 설정! 놀라운 디테일!
   보통 환생을 소재로 삼은 글은 주인공만 환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비따비’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전씨 가문의 장남은 모두 환생할 수 있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아들이 자살을 하면 아버지와 아들의 인생이 교차하며, 그 둘의 인생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 여타 환생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설정이다.
   단지 설정만 신선하다면 탄산만 가득하고 맥아와 홉의 맛은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 맛없는 맥주와 같을 것이다. ‘비따비’는 신선한 설정에다가 디테일을 섞는 방식으로 이야기의 ‘재미’ 라는 풍미를 만들어냈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회사원 이야기! 무언가 떠오르는 게 하나 있지 않은가? 대부분이 웹툰과 드라마로 대히트를 친 ‘미생’을 떠올릴 것이다.
   ‘미생’은 ‘장그래’라는 미숙한 20대 계약직 사원이 직장에서 일을 하는 내용을 그림으로써 직장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반면 ‘비따비’의 전제철은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직장인이었다는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가 직장생활을 하는 독자들에게 선사해주는 것은 회사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통쾌함과 짜릿함이다. ‘미생’과는 그런 차이가 있다. 아류작이 아니다.
   직장생활 혹은 사회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회사에 갓 입사한 전제철이 벌이는 보험사기 사건, 보고서 파악, 중동 원단 사업, 러시아 시장 진출에 관한 다양한 사건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주고받는 맛이 있어야 재미있지!
   야구에서 가장 재미있는 스코어는 8:7이고, 축구는 3:2라고 한다. 일방적인 경기는 재미없다. 양팀이 주고받는 게 있어야 보는 이들이 즐겁다.
   ‘비따비’가 아무리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찾아가는 소설이고, 디테일이 살아 있는 글이라 할지라도 결국은 환생물이다. 미래의 정보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자연히 주인공은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지게 되고, 주인공의 행보는 텅 빈 아우토반을 질주하는 스포츠카처럼 막힘이 없게 된다.
   하지만 ‘비따비’는 그 밸런스를 절묘하게 맞췄다. ‘대양실업’이라는, 과거의 삶에서는 망한 회사에 입사하는 것으로. 

   전제철은 미래의 정보를 이용해 중동에서 원단 사업을 크게 일으킨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팍팍 승진하고, 대양실업이 곧바로 대기업으로 크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왜? 당연히 이득이 있으면 그 이득을 빼앗으려하는 기업이 있기 마련이니까. 바로 대기업 LK. 아무리 전제철이 있다 한들 작은 기업인 대양실업이 LK를 정면으로 상대해 이길 수는 없다. 그도 전생의 기억 때문인지 LK와 싸우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두 번째 인생이다. 원해서 선택한 직장인의 삶이다. 주인공, 전제철은 경험과 자기 인생을 살겠다는 의지를 무기로 직장인의 삶을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다. 그것도 치열하게.


5. 어떤 사람이 읽으면 좋을까?
   ● 직장생활 좀 했다고 자부하시는 분
   ● 이제는 디테일의 시대잖아! 디테일이 살아있는 글이 보고 싶은 분
   ● 진정한 나의 삶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삶은 어떤 것일지 궁금하신 분




글: 이재환 (웹진R)

[email protected]


Comment ' 1

  • 작성자
    Lv.81 의지사나이
    작성일
    15.01.09 19:47
    No. 1

    아그래도 좀 막나가도되는데 주인공이면 대기업정돈 이겨야되는거아님? 요즘 현판에서는 거의 세계를 무대로하는데.........국내기업정돈 걍 발라줘도되는데말이지...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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