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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사냥꾼

작성자
Personacon 文pia돌쇠
작성
15.02.24 14:23
조회
7,404

던전사냥꾼(종료220930)

현대판타지, 퓨전 던전사냥꾼(종료220930) 온후

나는 실패했고, 다시 도전한다.
두 번 째 삶에서 실패란 없다!

지구에 나타난 72개의 던전과 그곳의 주인들.
그리고 각성자들.
나는 그들 모두를 잡아먹는 사냥꾼이다.


키워드
   현대판타지, 회귀, 먼치킨, 레이드, 디펜스


리뷰
   범람하는 현대판타지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제가 바로 ‘회귀’와 ‘레이드’다. 둘을 모두 품고 있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둘 중 하나만 품고 있는 작품도 있는데, 영화 관련 용어를 빌려 말하자면 이런 식의 이야기는 모두 ‘액션’이 똑같다.
   따라서 같은 주제의 이야기에서 세부적인 설정을 차치하면 주인공의 ‘액션’은 매우 간결하게 나타난다. 이때 작가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 동기 부여의 차별성과 배경 설정이 아닐까한다. 흔한 주제로 흔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것, 흔한 이야기더라도 계속 보게 되는 마력을 지닌 작품은 바로 이러한 고민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 아닐까.
 「던전사냥꾼」은 위의 ‘키워드’를 보면 알겠지만 요즘 대세라 할 수 있는 흐름을 타고 있다. 그러나 작가가 꾸며 놓은 작품 속 세계는 절묘한 특이점이 존재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 랜달프 브뤼시엘은 오로지 힘만으로 귀족의 지위를 얻은 마족으로 궁극적인 목표는 마왕이다. 때마침 나타난 마신 데스브링어는 그에게 마왕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며 ‘게임’을 제안하고, 인간들이 사는 세계 ‘지구’에는 게임에 참여한 마족들의 던전이 곳곳에 생성된다.
 「던전사냥꾼」의 초점은 인간이 아닌 그곳을 침략하는 마족에게 맞춰져 있다. 그렇다고 마족들이 인간보다 우위에 있느냐 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게…… 이들이 참여한 ‘게임’은 마왕의 자리를 두고 벌이는 일종의 서바이벌 게임이기 때문에 마수와 마족이라는 한 가지 목표만 사냥하는 인간들과는 달리 마족들은 서로를 견제하면서 자신의 던전을 공략하려는 인간들도 막아야 한다.
   던전 생태계를 조정하는 일에서부터 각 층마다 난이도를 조절하고, 적절한 보상으로 용사들의 사기를 돋우는 것까지 치밀하게 계획을 짤 뿐만 아니라 주어진 포인트와 시간을 적절히 배분하여 스스로의 능력치를 올리는 등, 던전 마스터의 일은 끝이 없다. 랜달프는 한술 더 떠 ‘용사 육성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이 계획이 바로 작품의 특이점이라 할 수 있다.
   기존에 답습해 오던 플롯을 다른 시각으로 전개하는 것은 쉽지만 그것만으론 ‘아, 이 소설 뭔가 특별한데.’라는 반응을 얻는 건 어렵다. 시점만 바뀐 거지 등장인물의 ‘액션’은 같기 때문. 그러나 「던전사냥꾼」의 랜달프가 보여주는 ‘액션’은 미묘하게 비틀려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신선함을 느끼게 해준다.
   크게 보았을 때 이 작품은 전형적인 흐름을 따르면서도 세부적으론 조금씩 다른 사건이 일어난다. 덕분에 기존의 플롯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으면서, 가장 근원적인 독자의 욕망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인상 깊었던 장면
   ‘용사 육성 계획’의 일환으로 인간들 틈에 섞인 랜달프는 파티를 짜 자신의 던전을 공략한다. 던전을 공략하는 헌터의 시점에서 난이도를 점검한다는 목적도 있지만 진짜 목적은 용사가 될 만한 인재를 찾아내는 것.
   그런데 던전 공략 중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파티는 위기에 빠지고, 자신을 희생해 파티원들을 살리려 한 인간이 죽는 것을 랜달프가 무심히 지켜보는 장면이 있다.
   그에겐 인간을 도울 수 있는 충분한 힘이 있지만 그러지 않았다. 희생을 자처한 인간에게는 용사가 될 만한 잠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장면은 랜달프의 성격을 부연 설명 없이 독자들에게 시각적으로 각인시킨다. 그것도 아주 효과적으로.
   그의 성격은 냉철하다거나 안하무인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오로지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드는 집요한 성격인 탓에 그 외의 것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것. 마왕이 될 거라는 야망 하나로 버텨온 주인공이 아니던가. 어찌나 간절했으면 신까지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설 정도니…….


뷰 포인트
   마족도 인간도 아닌, 하물며 신의 편도 아닌 랜달프의 ‘마왕 되기 프로젝트’는 다양한 시각에서 각각의 인물들을 돌아보게 만든다. 던전을 공략하는 인간, 인간 사랑하는 신, 저마다 흑심을 품고 있는 마족들의 삼각구도는 흥미진진할 뿐만 아니라 각 존재들 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흔히 말하는 ‘떡밥’이 생성되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러니 「던전사냥꾼」을 읽는 내내 아래의 질문을 계속해서 되새겨 볼 것.

   ‘게임’을 주최한 마신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히 지구멸망과 마왕의 탄생일까?
   인간의 편인 신이 마왕 지원자 랜달프를 과거로 돌려보낸 이유는?




글: 조설빈 (편집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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