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엔 역시 시원시원한 액션물이 최고다. 그래서 그런지 플래티넘 연재란을 기웃거리는 도중, 근래 꽤 인기를 끌고 있는 「용병 블랙맘바」라는 작품에 손이 갔다. 단순하지만 그만큼 강렬하게 다가오는 제목. 용병 이야기 중 통쾌하지 않은 것이 과연 있을까? 큰 기대를 품고 첫 장을 클릭했다.
서두부터 뚝심 있는 주인공의 외인부대 적응기가 펼쳐졌다. 세상에! 작가가 실제로 체험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교한 부대 생활이 인상적. 낯선 밀리터리 용어들도 종종 보였지만, 의외로 낯설지 않게 소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작가의 뚝심 있는 스토리텔링 덕이 아니었을까 싶다.
남양군 작가는 누구인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그것이 궁금해 자리를 마련했다.
통쾌한 밀리터리 판타지!
그 숨 막히는 전장에 우뚝 서다!
Q. 만나서 반갑습니다. 아마 이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는 독자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간단히는 재미없으니, 길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평범한 월급쟁이였습니다. 더 늙기 전에 내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뛰쳐나와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벤처기업, 패션업체, 설렁탕집을 전전했습니다. 내 주제에 사업은 무슨 사업, 조선소에 샐러리맨으로 들어갔다가 건강 문제로 몇 년 만에 하차.
취미는 당근 책읽기, 농사짓기, 여행, 맛집 찾기.
관심분야? 이 나이에 무슨 특별한 관심이 있겠어요. 건강이죠^^ 땅이나 조금 사서 농사 지을랍니다.
Q. 신인이지만 신인답지 않은 글을 쓰고 있으신데요. 반응이 굉장히 좋은데, 소감은?
A. 뜻밖의 반응에 얼떨떨합니다.
간간이 시, 꽁트, 에세이, 기행문등을 썼지만 장편 소설은 처음입니다. 건강문제로 누워 지내는 날이 많다보니 불끈하는 심정으로 시작한 글입니다. 창작 활동 자체로 만족했지만 점점 욕심이 납니다. 십 년쯤은 스토리가 기억나는 글을 쓰 보자아~
Q. 조금 곤란한 질문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본인이 생각하시기에 「용병 블랙맘바」의 재미 요소는 무엇일까요?
A. 리얼리티와 대리만족의 결합이겠죠. 「용병 블랙맘바」는 판타지 밀리터리물입니다. 역사적 사실에 판타지적 허구를 입혔습니다. 인간이 아니면서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주인공이 공감을 얻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용병 블랙맘바」는 장르소설=시간 때우기 인식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리얼리티와 메시지를 담은 시도가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자평합니다.^^
Q. 리얼리티라고 하니 문득 생각나는 게 있는데요. 대사를 보면 외국어가 자주 나옵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은데, 어떤 특별한 의도가 있으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외국어라면 이가 갈리는 사람입니다.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현재 연재분의 배경이 프랑스와 아프리카이기 때문입니다.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서라고 해야겠지요. 예를 들어 ‘농 뿌라블렘’ 같은 경우를 들 수 있겠군요. 외인부대의 역사 속에 있는 유명한 말이죠. 불어나 아랍어 원문 표기는 의미가 없기에 우리말 발음으로 쓰고 번역을 붙였어요. 소설 초반부에 분위기를 알리기 위해 일부 사용되었을 뿐입니다.
Q.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놀랍습니다. 그런데 작품을 보면 요리에 대한 이야기도 꽤 나옵니다. 실제로 요리를 잘 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관심만 갖고 있는 건가요?
A. 요리 부분도 주인공이 처음 프랑스 생활을 시작한 분위기와 배경을 보여주기 위해 첫 부분에만 나옵니다. 외국어 대사와 마찬가지로 첫 부분 외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요리를 잘 합니다. 즐기기도 하고요. 객잔 주인이었다니까요^^
저는 요리 때문에 외국 여행을 합니다. 평소에도 맛집을 찾아다닙니다. 점심을 먹으러 남양주에서 속초 어시장에 가기도 합니다. 뚱보는 아닙니다.
Q. 프랑스 외인부대가 인상적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마치 그곳을 실제로 겪은 것처럼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는데, 비결은?
A. 어릴 때 외인부대 용병으로 근무했다는 분과 알고 지냈죠. 그 분에게 몇 번 들었던 이야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국내에 출판된 용병과 관련된 책은 다 찾아 읽었습니다. 30권쯤? 영어 실력이 좋은 아들이 CIA자료까지 찾아주는 수고를 했습니다. 지리/기후에 관한 서적도 수십 권은 찾아 읽었죠. 아프리카를 여행은 건강 문제로 무산되었어요. 건강이 회복되면 꼭 갈 겁니다.
Q. 어서 쾌유하시길 빌겠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무쌍’은 무척 매력적인 주인공인 것 같습니다. 온갖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강함이 느껴지죠. 하지만 내면으로는 인간적인 고뇌를 품고 있기도 합니다.
A. 개인사입니다만......
그리 많지 않은 나이지만 인생의 고비마다 태클을 당했습니다. 고3때 교통사고를 당해서 머리를 다쳤죠. 결국 당연히 서울대를 들어갈 거란 부모님의 기대가 무너졌습니다. 그 사고로 20년을 두통에 시달리게 되었죠. 고시공부를 할 때는 폐렴과 영양실조로 쓰러졌습니다. 그 후 계속되는 사업상의 불운과 고비마다 발목을 잡는 건강 문제는 인생의 허무를 느끼게 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반성했습니다. 제가 못나서 고비를 넘기지 못했구나! 조금만 더 노력했더라면 하는 자책감에 제 자신을 탓했습니다.
결국 무능하고 2%부족한 자신에 대한 반동이 의지 견정한 무쌍이란 캐릭터를 만들어 낸 거죠. 그야말로 자기만족^^
무쌍이란 캐릭터를 통해 긍정적인 자세로 고난을 이겨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무쌍은 터프 가이지만 저는 그냥 찌질한 글쟁이입니다. 작중 무쌍과 본 글쟁이가 닮은 성격이라면 ‘남 탓을 하지 않는다’, ‘은혜는 열배로, 원한은 백배로’입니다. 그러니 저와 원수지지 마십시오.^^
Q. 동시 연재 중인 「무쌍」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무쌍」은 어떤 작품인가요?
A. 「무쌍」은 나름 심혈을 기울였지만 장르 사이트인 문피아에는 맞지 않는 소설입니다.
독자님들에게 꼭 보여드리고 싶어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무쌍」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정이란 무엇인가?’입니다.
부부간의 깊고 은은한 정을 보여주는 박진보 부부, 아들 무쌍의 끈끈한 정, 수줍은 사랑을 평생 이어가는 혜순, 불꽃같이 타오르는 여자 혜영, 자애롭고 엄한 스승 대우스님등을 등장시켜 정이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전반부는 불행을 당한 무쌍이 사악한 백부모에게 혹사당하는 고난의 계절입니다.
곧 의지 견정한 모습과 로맨스, 판타지적 활약이 나올 겁니다.
학대를 받으며 자라고, 어려움을 겪지만 인간미를 잃지 않는 주인공, 주인공을 구렁텅이로 몰아넣으려는 친척들, 주인공을 도와주는 주변 인물을 대비시켜 인간의 민낯을 보여주려는 시도라고나 할까요. 역부족을 느끼고 있어요.^^
Q. 마지막으로 애독자님들께 한 말씀 하신다면?
A. 날카로운 안목을 가진 독자님들이 많더군요. 애정을 갖고 조언해 주시는 분들도 많구요. 독자님들이 연재에 많은 도움을 주십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찌질한 글쟁이가 독자님의 도움을 받아 그나마 면피를 하고 있는 셈이죠. 그저 감사할 따릅니다. 꾸벅
<작가 소개>
― 남양군(홍성주)
1961년생. 한양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동화약품,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우조선 등에서 근무했다. 2014년 현재, 작가는 심혈을 기울여 집필한 「용병 블랙맘바」와 「무쌍」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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