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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1 도원
작성
05.05.05 12:00
조회
1,962

  다소 긴 감상글이 될 듯 하네요.

  가끔 이런 소설들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겪은 긴 여정의 종결과 함께 '완결'이라는 두 글자로 이야기의 끝을 고하지만, 현실세계의 독자에게는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랜시간동안 긴 여운을 남기는...

  이런 글들에 '명작'이라는 칭호가 붙여지죠.

  '월야환담 채월야'의 마지막에서 책을 타고 흐르는 광기에 휩싸여보셨습니까? '세월의 돌'의 마지막에서 유려하게 흐르는 슬픔을 느껴보셨습니까? 겪어보셨다면 위에 제가 말한 바를 공감하시리라 봅니다.

  제겐 완독뒤에도 저를 쓸쓸하고, 우울하게 만들었던 소설들이 세가지 있었습니다. '명예'란 굴레에서 끊임없이 몸부림쳤던 흡혈백작 얀 지스카드의 이야기 '불멸의 기사', 석양을 향해 나는 드래곤을 바라보며 끝을 맺은 한소년의 마법의 가을 이야기 '드래곤 라자', 인류의 리셋과 함께 시작된 15만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 '드래곤 레이디'

  여기에 이제 '빙하탄'이 추가되겠네요.

  제가 접한 장경님의 첫 작품은 '성라대연'이었습니다. 그 뒤 '황금인형', '마군자'의 순서로 이어졌죠.

  이 세 소설들에서 장경님께 대해 느낀 제 감정은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무난히 물 흐르듯 흘러가다 끝나버린 이야기들. 장경님이 그린 이야기속에 저는 등장인물들과 함께 빠져들지 못했습니다. 작가님이 제시한 사건들의 나열에, '아, 그랬나보구나'하면서 그냥 죽 읽어내린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제가 들어왔던 금강, 좌백님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명성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네번째 '빙하탄'.... 충격이었죠. 제가 지녀왔던 큰 착각은 수정되었습니다.

  아직 안보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놓치지 말고 보세요.

  이미 보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다시 보시면 새로운 감회가 느껴지실 겁니다.

  어느날  한순간 사문의 반역자로 낙인찍힌 아버지, 그의 가족으로서 영문도 모른채 도를 익힌 오른팔이 잘리며 날개 꺾인 새가 되어버린 심연호. 그를 둘러싼 모든 비극의 진실을 알고서 광기에 얼룩진 채 중원을 떠나버린 뒤, 은인의 유언과도 같은 부탁에 의해 3년만에 중원으로 돌아오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렇게 귀환한 가을바람이 부른 사나이는 형의 심장을 씹어먹으며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세상에 대한 증오를 불태우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광기와 증오는 결국 그에게 짙은 허무만을 남깁니다. 그리고 두 여인의 눈물은 천장두께의 빙하를 깨는 한줄기 여울과도 같이, 그의 마음을 녹이고 맙니다.

  제가 가진바 말재주가 없어 이렇게 어설프게나마 글을 소개시켜 드릴 수 밖에 없네요. 꼬이고 꼬인 등장인물들의 비극과 갈등을 훌륭하게 그려내신 장경님께 찬사를 보냅니다.

  아... 생사벽에서 구주일검과 최후의 싸움을 마치고, 돌아서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나지막히 읇조리던 그의 말이 잊혀지지 않는군요.

  "떠나기 위해 흘리는 눈물은 눈물이 아니다. 도영, 나는 머물고 싶었다."


Comment ' 11

  • 작성자
    Lv.1 버블버블팝
    작성일
    05.05.05 12:25
    No. 1

    저도 빙하탄 재밌게 읽었습니다^^;
    강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예린이
    작성일
    05.05.05 12:36
    No. 2

    이제 암왕을 읽으실 차례군요.
    개인적으로 암왕을 장경님 베스트 작품으로 보고 있습니다.
    (빙하탄은 현재 소장중)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둔저
    작성일
    05.05.05 12:46
    No. 3

    ^^
    장경님은 스타일이 다른 글들을 쓰시기 때문에 '아니, 정말 이 글의 작가가 쓴 글인가!'라며 놀라는 분들이 종종...^^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5 예린이
    작성일
    05.05.05 12:51
    No. 4

    그리고 빙하탄 최고의 명대사는 그거죠,
    뒷표지에도 수록되어있는...

    저 북명....어쩌고로 시작하는..한줄기 여울, 빙하탄에 관한 대사..

    거기에 +로..
    심연호가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전율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푸른이와
    작성일
    05.05.05 13:21
    No. 5

    빙하탄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장경님의 백미를 보셨다고 할수 있습니다.

    성라대연과 황금인형은 내용은 연작이지만 다른 내용이죠
    그리고 이렇게 말하면 뭐하지만 "장경류"라고 하는 흐름에서 약간 벋어나
    있는 작품입니다.

    소위 말하는 장경류의 맥은

    천산검로, 장풍파랑, 암왕, 빙하탄 으로 이어진다고 할수 있습니다.
    앞의 3작품도 마져 읽어보시기 바람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1 sl******
    작성일
    05.05.05 13:44
    No. 6

    빙하탄 마지막에 후예들의 이야기를 담은 속편을 기다리는데..
    장개가기 전에 나올란지..
    천산검로, 장풍파랑,암왕,빙하탄 모두 걸작입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太極弄風舞
    작성일
    05.05.05 16:54
    No. 7

    데뷰작인 철검무정이 빠졌군요.
    전 장경님 작품 마군자빼고 다 소장하고 있습니다.
    가끔 심심할때 책장에서 뽑아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용마
    작성일
    05.05.05 17:34
    No. 8

    저는..천산검로를 최고로 치는데^^; 그다음 암왕과 빙하탄순서로..
    아~~ 장풍파랑만 못읽었는데 정말 어디에 숨어있는건지 ㅠ,ㅠ
    흐흐~ 참고로 철검무정,천산검로,암왕,빙하탄 소장하고 잇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5.05.05 20:06
    No. 9

    저도 빙하탄을 3번정도 봤는데 감동 그자체죠~
    특히 무협소설중 결말이 아쉬운 글들이 많은데 빙하탄의
    결말은 정말 더이상 좋을수 없다랄까요.
    안보신분들 꼭 보세요.
    그리고 줄거리를 듣거나 끝부터 보시지는 마시길...
    감동이 줄어들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유랑강호
    작성일
    05.05.05 20:10
    No. 10

    쿠워~ 저는 철검무정 천산검로 암왕 빙하탄 장풍파랑 마군자 암왕 성라대연 황금인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 전부다인가? ^_^ 아~ 벽호도 가지고 있네요 장경님 작품은 다 좋아 하는데 벽호와 마군자가 비슷한 분위기로 시작하였으나 마군자는 중간부터 보기 힘들더군요... 유일한 워스트... T.T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서풍랑
    작성일
    05.05.05 20:26
    No. 11

    작가 장경의 최고 소설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을 덮고도 아릿하게 휘몰아치는 여운이라든지...
    그 내용이 쉽기도 하면서 생각의 깊이 또한 가지고 있어서 매우 좋았습니다.
    요즘 많은 변신을 시도하시는 중이라 실망이 좀 되지만서도...-_-;;

    빙하탄같은 작품이 지금 무협세대들에게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에
    변신을 시도하는 것일지도 몰라요.
    가볍고 말장난이 많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시간때우기 소설이 아니면 인기가 없다고 하니............-_-;;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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