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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포영매

작성자
천애모
작성
03.03.12 12:41
조회
1,502

포영매는 설봉님의 소설입니다.

감추란을 읽다보니 랜디로즈님이시던가 포영매에 대한 감상을 올리신게 있더군요

그래서 문득 생각난 걸 적어봅니다.

설봉님의 다른 소설들은 다음 기회에 다시 적지요.

일단 포영매는 일권은 세세하게, 이권은 묵묵하게, 삼권 초반까지 건성으로 읽고 마지막만 봤습니다.

음... 제 경우 포영매는 끝까지 잡고 있기 힘든 소설 중 하나였습니다.  제대로 집중해서 읽었다면 어떨지 모르지만 짬짬이 읽기에는 흡인력이 조금 딸리더군요.

설봉님의 다른 소설에 비해서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막판에 배신을 때린 삼당의 당주들이 사실은 고육지책이었다는 이야기는 뭐 그런대로 반전의 묘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삼권의 짧은 분량인데 중요한 얘기는 거의 삼권 후반부에 후다닥 치러집니다.

너무 간단해서 허망하지요.

각설하고,

포영매에서 제가 관심있게 본 부분은 세명의 여자입니다.

물론 건방지고 오만한 천재 쥔공 포영매는 빼고요.

조자경과 그녀의 모친 천화신의, 그리고 삼전주가 나오지요.

무대는 백문장이라는 조자경의 가문입니다.

조자경은 몰락한 가문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노력하나 별반 소득은 없습니다.

왜냐?

남성들이 그녀의 외양에만 흥미기 있을뿐 퇴락한 가문에는 별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갈천상, 즉 포영매를 만나게 됩니다.

갈천상이란 인물은 박제된 천재입니다.

그의 관심이 여자에게 있는가 하면 절대로 없습니다.

여자에게 관심이 많은 무협주인공은 없습니다. 그것은 남자답지 못한 일이거든요.

조자경이 '그는 그래도 나를 좋아하고 있다'라고 착각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말 그대로 착각입니다.

여자는 남자가 전부일수 있어도 남자는 절대로 여자가 전부일수 없다는 걸 보여주지요

무협에 나타나는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자를 아낄수는 있어도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협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여자들은 왕왕 이 아낀다는 걸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지요.

조자경도 그런 오류에 빠지고 삼전주도 그 오류를 범했다가 지금은 깨어나 복수하려 하지만 복수하는 이유조차 사랑때문이라는 걸 우리는 압니다.

남자들이 이루고 싶어하는 야망은 여자들이 이해 할수 없습니다.

포영매가 이루고 싶어하는 완벽을 조자경을 아마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백문장의 복수가 끝났을때 그녀가 느끼는 허망함은 남자들이 느끼는 허망함과는 다를 것이라 생각됩니다.

여자라기 보다는 어머니로서 한문파의 안주인으로서 천화신의가 느끼는 것과도 또 다르겠지요.

갈천상을 따르는 무리들은 모두 최고의 무공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갈천상을 이기겠다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고 삼전주도 여자이지만 무가의 여식답게 같은 목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녀는 갈천상이 조자경을 택한 이유가 자신보다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기와 질투 부러움이 교차됩니다.

그러나 갈천상의 머리에는 천하제일진을 어떻게 파해할까 하는 생각외에는 아무것도 없어 보입니다. 그또한 자신보다 강한것이 있다는 걸 참을 수 없어하는 오만하고 평범한 남자일 뿐입니다.

조자경이 소림으로 가면서 모든걸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것은 교육되어진 결과물입니다. 그녀의 본심은 도망가라고 끊임없이 말하고 있지만 사랑때문에 그럴수 없습니다.

이것은 여자와 남자의 차이라고밖에 할 수없습니다.

최고를 추구하는 포영매와 사랑을 위해 동참하는 조자경의 차이입니다.

막판에 포영매가 죽은 것은 사랑때문이 아닙니다.

호승심때문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남자로서의 책임감쯤으로 해두지요.

여성분들이 읽으시겠다면 갈천상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무책임한 남자인가에 대해 초점을 맞춰 주시고 아울러 간간히 드러나는 설봉님으 세세한 설명에 재미를 느끼시기 바랍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간단하니 어렵지 않습니다.


Comment ' 2

  • 작성자
    Lv.99 예류향
    작성일
    03.03.12 16:14
    No. 1

    여성적 입장에서 무협소설을 바라보는 천애모님의 글을 잘 보고 있습니다. 정말 신선한 느낌입니다. 제가 남자인 이상 생각할 수 없는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점에 감사드립니다. 꾸벅...

    저는 포영매를 보았을 때, 저는 천재로 산다는 것의 고단함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퇴마록에서 나오는 힘과 그 힘에 따르는 의무와도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평범한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

    포영매의 삶은 남자라는 범주로 판단하기는 좀 곤란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공의 천재로 인정받은 그가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 그 좌절감은 범인으로서 상상하기 힘들겠지요. 물론 그가 남자이기에 그 좌절감은 더 컸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벽을 넘어서기 위해 더 노력했겠지요. 그것이 천재의 자존심인지, 남자의 자존심인지는 판단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두개가 상승작용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천애모님의 말씀처럼 그런 포영매에게 조자경은 큰 비중을 차지할 수가 없겠지요. 하지만, 포영매의 죽음은 호승심의 결과라기 보다는, 목적에만 몰두하던 인간이 그 목적을 이루었을때 선택할 수 있는 꽤 가능성 높은 행동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에만 몰두하던, 인간이 그것을 이루고 난뒤의 허탈감은 감당하기 힘들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책임감\'이 아닌 자신을 사랑하지만 마음을 줄 수 없었던 것에 대한 미안함이 죽음을 선택하게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포영매는 조자경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포영매의 머리에는 자신의 목표만 있었지, 한번도 조자경을 자신의 여자라고 생각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목표에 몰두하는 인간은 특히 남자들은 그 외에는 마음을 잘 두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마음을 주지도 않았는데, 책임감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저 그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미안함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천애모
    작성일
    03.03.12 17:09
    No. 2

    음 그렇네요. 미안함이란 말이 맞습니다.
    책임감이란 동기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동기부여가 안되겠군요.
    조자경이 차지하는 비중이 없다는 것에 동감합니다.
    ^^ 에고 앞으로는 감상을 적을때 좀더 생각하고 적어야겠다는 ...
    그냥 떠오르는대로 적다보니 두서없는 글이군요. ^^::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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