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박찬규
작품명 : 혈왕
출판사 : 북박스
북박스 광고에 상투적으로 쓰이는 것이 전작을 뛰어넘는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실제로 전작을 뛰어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그것은 일종의 광고전략 중 하나이니 가볍게 무시해주도록 하자.
태극검제를 읽을 당시 나는 그 특유의 스토리의 매력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다. 짜증나는 부분도 많고, 가슴 답답한 부분도 많지만 그것이 하나의 전체의 스토리를 이룰때 느껴지는 재미는 남달르다.
아직도 태극검제의 내용은 뇌리에 박힐 정도다. 그만큼 인상적이라는 뜻이다.
태극검제의 매력은 독자가 원하는 대로 스토리가 흘러가지 않지만서도, 그것이 안타까움과 애절함, 외길인생 청수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혈왕을 읽고 초반전개가 일성님의 공간참과 내용전개가 유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선 공간참에서 아이들을 돈 주고 사서 외딴 섬으로 모았다면, 혈왕에서도 여자아이들을 사서 검각으로 모았다. 전자는 양기가 넘치는 남자아이들이고, 후자는 검후가 될 음기가 넘치는 절맥의 소유자들을 모은다.
그리고 자엽령이 섬을 탈출하고자 할때, 모진 경험을 하고 다시 잡혀서 여러가지 고문을 당하는 장면 끝에 행운이 따르는 국면을 맞이하는가 하면. 혈왕 역시 그런 유사한 흐름이 있다.
이건 나만 느낀 건지 다른이들도 느꼈는지 잘 모르겠다. 뭐랄까 정확히는 말할 수 없지만 분위기나 흐름 방식이 매우 유사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1권은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두 후검후가 동시에 주인공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뭔가 좀 뜬금없다는 느낌을 들 수 있지만, (한 눈에 반할 요소도 적었고, 이 부분은 좀 미적지근하고 매끄럽지 못한 듯)
특유의 스토리라인에는 이것은 작은 것에 불과했고, 친구간의 의리를 다루는 부분도 괜찮았고, 생을 향한 치열함과 가족애를 통한 대자의 뜨거운 심장을 표현한 부분 역시 빼어났다.
하지만 2권에서는 좀 느낌이 묘했다. 1권의 치열한 맛은 사라지고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다.
흡사 권왕무적의 아운을 보는 듯했다. 무지막지한 무력과 천재적인 지략가와 거침없는 행동. 그리고 그에 어쩔 줄 모르고 동요하는 거대 문파들.
각문파가 주인공인 대자에게 내리는 평가 역시 초반에는 힘만 강한 자일 거라는 것에서 대단히 치밀하고 지략적인 자라는 것으로 바뀌는 것 역시 유사하지 않는가.
다소 억지같은 전개에서도 위화감을 받았다.
글 분위기와 안어울리는 이름가지고 장난치기는 좀 적응이 안 되었다. 장화, 홍련에 고양-대자가 한글을 쓰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이런 것이 유머가 될 수 있을리 만무하다.-이라니.
또한, 주인공이 너무 강해서 긴장감이 1권에 비해 떨어진다. 1:1로는 지금봐선 검후가 아니고서야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태극검제에서 청수의 고집을 본.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끝가지 옳은 길로만 걷는 청수의 고집을 본 내게 있어서는 상당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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