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남희성
작품명 : 달빛조각사
달빛조각사. 아직 안 보셨나요?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가장 맛있는 떡을 마지막까지 남겨두는 인내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발휘하고 있었던 겁니다.
충분히 참으셨으니 이제 드실 시간만 남았습니다.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주인공. 그는 게임으로 돈을 벌기로 결심을 하는데 그가 게임 속에서 이리저리 좌충우돌 떠밀리다 속아 선택하게 되는 직업은 조각사. 전투력이 강한 것도 아니고 이것저것 샛길로 빠질 곳이 많은 잡캐지만 그의 치밀한 금전감각으로 이를 극복하고 돈을 벌어야 합니다.
과연 그는 캐릭을 잘 성장시켜 돈을 벌 수 있을까요?
이 소설은 점차 캐릭터의 특수성을 살려 금전적 이득을 창출하면서도 차근차근 특별하게 강해지는 주인공의 모습을 재미있게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게임소설이라 포기하시겠다구요? 한번 편견과 고집을 꺾고 눈 딱 감고 읽어 보십시오. 다른 게임소설 읽는 분들도 원래 게임소설 싫어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작품 하나에 이끌려 탐독하게 되신 거랍니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탄성이 나옵니다.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재미만으로 말하자면 이 작품은 100점 중 100점을 주겠습니다.
주인공의 능력과 존재를 적절히 감출 뿐더러 또한 원숙하게 세상에 드러내는 작가의 솜씨는 어떤 부분에서 독자가 재미를 느끼는 지 감각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밖엔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읽으면 읽어나갈 수록 남은 페이지가 눈에 밟혀 속이 타는 경험 한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이 소설은 그런 종류의 재미를 줍니다.
주인공을 너무 감추려다 답답함을 키우는 소설도 있고 혹은 주인공의 강함이 때로 방종으로 이어져 고고한 독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드는 소설이 있는데 이 소설에서는 특이하게도 주인공의 능력을 독자에게 충분히 드러내고 통쾌함을 주면서도 동시에 세상에 감추는, 함께 잡기 힘든 두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획득하는 신기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뛰어난 밸런스를 갖추었기에 주인공의 타인과 차별되는 이득을 최대한 부각시켜 독자의 두근거림을 키우면서도 동시에 그 한계를 명확하게 하여 막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가끔 스토리가 진행되어 갈 수록 주인공의 목적성이 흐릿해 지다가 점차 단순한 깽판물로 빠지기도 하는데 돈에 대한 집착을 중심으로 유쾌함을 돋구면서도 유치해지지 않고 적절한 금전적 지출을 주인공에게 부과하여 지속적인 긴장감을 놓치지 않습니다.
또한 소설의 스케일이 날이 갈 수록 커지다 보면 독자가 받아들이기 버거운 건지 아니면 작가가 버거워하기 때문인지 주인공 손을 벗어나 전투가 너무 대국적으로 흘러나가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주인공 한 사람의 성장기가 아니라 거대한 전쟁놀이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투의 규모가 거대해지는 만큼 독자에게 드러내지 않는 부분이 점점 커져 독자들은 마치 안개 속을 걷는 듯 작중 세력들의 음모가 느닷없이 툭툭 튀어나는 것에 적응해야 하고 갑자기 뜬금없는 세력이 드러나기도 하여 언제 끝날 줄 모르는 전개에 점차 버거워집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참여하는 전투의 스케일을 한 순간에 크게 창조하면서도 동시에 그 주도권이라든가 혹은 그 안에서의 이득을 주인공이 놓치지 않게 하고 있기 때문에 큰 스케일의 전투가 버겁게 느껴지는 일이 전혀 없고 오히려 주인공에 주어지는 퀘스트의 특성 상 한가지 목적 달성에만 주의를 집중하면 되니 주인공이 겪는 사건을 확실히 인지한 상태에서 돌발성을 기대하며 편안히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일어나는 사건의 클라이막스에서 그 큰 전장을 장악하는 주인공의 카리스마에 휘어잡히는 일도 있습니다. 이러한 큰 스케일에서의 주인공이 가지는 장악력을 그려내는 것은 작가의 감각이 필요한 부분인데 나이트골렘 이후에 드물게 주인공의 카리스마에 감화될 수 있었기에 더욱 큰 점수를 주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이 강해지는 과정을 6권에 이르기까지 착실히, 정말 착실히 쌓아오고 있기 때문에 그 개연성에 있어서도 대단히 높은 점수를 따내고 있습니다.
상상력에 있어서도 언뜻 그다지 특별하고 독창적인 내용이 안 나오는 듯 하지만 감히 소설 속의 인물들이 지닌 능력의 한계를 넘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인지하게 되면 이 소설의 세계관이 상당히 탄탄하게 구축되어 작중 인물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당히 여러 면에서 미세하면서도 뚜렷하게 독창성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읽으면 읽을 수록 작가가 쥐어주는 세계관의 치밀함에 자연스럽게 포만감이 생깁니다. 또한 다른 소설과 뭔가 다른 차별성을 느끼게 됩니다.
현실감 또한 위 두가지 면에 의해 높게 증대되고 있습니다.
현재 6권까지 출간되었습니다.
권수가 증가함에도 힘을 잃지 않고 오히려 긴장감과 재미를 더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안심해도 될 작품으로 보입니다.
이런 재미를 주는 작품을 쓰려면 단순한 노력을 넘어서서 어떻게 소설에 재미를 부여할 수 있는 가를 본능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는 재능이나 감각이 필요합니다.
이 작품을 쓴 소설가는 그 감각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작가의 재능과 감각에 의해서 쓰여진 소설은 정말 사소한 것들에서도 재미를 창출하기 때문에 스토리나 지식 또는 철학으로 승부해야 하는 다른 소설에 비해 이미 재미면에서 크게 먹고 들어갑니다. 그래서 이런 작가의 이름은 기억해 두면 편리합니다. 다른 소설을 쓰더라도 이름만 보고 바로 선택하더라도 후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재미없는 스토리라도 그 안에서 재미를 뽑아낼 수 있는 감각.
그런 것이 이 작품의 작가에게서 느껴집니다.
전 이 소설을 아직 안 읽은 사람이 솔직히 부럽습니다.
각자의 취향을 극복하고 재미를 보장할 수 있는 소설을 찾기가 어려운 이런 시기에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을 아직 읽지 않았다면 이제 어서 이 책을 빌리고 이를 즐길 기회가 그들에겐 남아있다는 것이니까요.
작품성을 따지기 이전에 제 취향에 100% 맞아 떨어졌기에 이 소설은 저에게 100점입니다.
여러분께는 몇 점일지 직접 읽어보고 시험해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이 소설은 집 근처의 책방 서가에 꽂혀 여러분의 손길을 얌전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서 가서 데려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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