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강승환
작품명 : 전생기
출판사 : 로크미디어
자하르!!
전생기는 선악을 다루지 않는다. 생명의 소중함도 없다. 오직 주인공 자하르의 에고만을 보여준다. 전생기의 스케일은 무척이나 넓어서 우주적,차원적,초월적이다. 그러니 세세한 것이야 잘 보이지 않는다.
자하르는 이기적이다. 초생의 (작품에서의 초생이지 이미 그전에 여러 윤회를 거쳤을것이다.) 흡혈왕 자하르는 욕심많고 이기적이며 배타적이다. 악랄한 인간의 전형이다. 이런 주인공은 정말 낯설고 감당이 안된다. 재생의 시작은 열두살의 어린 나이, 전생의 기억을 가진 지배자의 카리스마가 망설임없이 하인의 목을 치는 것으로 표출된다. 진정한 이야기의 시작. 자하르가 어째서 그렇게 이기적인 인간이 된것인지 그 토대가 밝혀진다. 모친의 사랑을 갈구하고 조부이자 친부인 가이어공작에게의 증오.초생의 그 막가는 인생의 계기를 알게된다. 그러나 그런 모든것은 그저 그의 방향을 좌우할 뿐 본성적인 자기이기주의의 변이 될수는 없다.
그러나 자하르도 역시나 인간,그의 그 초월적 강함은 이미 인간의 수준을 훌쩍 벗어났지만 그에게도 후회와 아쉬움은 있다.
초생의 삶에서 마음을 열었던 파티-이글스,예나,힐테른,샤이어른-동료를 건국과 함께 잔인하게 죽인것과 키메라인 암브로시아이다.
자하르는 이미 예정된 삶을 알고 있기에 조금이라도 그들에게 속죄-사실 속죄의 개념이 아니다. 다만 스스로 찜찜할 뿐-하고자 이글스등에게 도움을 준다. 예정을 비트는 것이다. 그러나 해피엔딩은 없다. 운명의 그물을 단지 변형되어 나타날 뿐이다. 이때 자하르는 그것을 어렴풋이 느낀다. 자하르가 진정으로 속죄하고자 하는 대상은 바로 암브로시아이다. 전생에 자신이 잔인하게 해부해서 죽인 키메라! 영생을 얻고자......
재생에서부터 자하르는 그다지 삶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미 초월적인 몸과 마음, 단지 그 강인한 에고와 감정만이 그대로 일 뿐이다.
그는 암브로시아를 진정 사랑했을까? 자하르 자신도 의문을 느끼면서도 사랑이라 정의한다. 사실은 그렇게 믿고자 할 뿐이지 않을까? 그래야 스스로 납득할 수 있기에 . 그는 모든 해답을 스스로에게 구하고 해결한다. 누구에게도 어떤 존재에게도 도움을, 부탁을 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오만한 에고이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기세이다. 결국 그는 암브로시아에게 자신의 생명마저 넘겨준다. 그러나 그는 섭리가 안배한 자! 다시 삼생의 삶이 시작된다. 초생의 권력의 왕,재생의 대마도사 힘, 그리고 전사의 칼리로 돌아온다.
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 그리고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
칼리는 강인한 전사이지만 정체성이 흔들린다. 그의 안에 내제된 전생의 자하르를 느끼기 때문이다. 역시 영혼은 그대로인가? 칼리는 그 지독한 에고를 그대로 지니고 있어 오히려 전생의 자하르를 거부하며 오롯이 홀로이기를 원하며 방황한다. 그러나 섭리는 그와 엮인 사람들로 하여금 자하르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인도한다. 그리고 뱀파이어와의 만남.
섭리가 예비한 자와 예비된자를 기다리는 자의 만남이다.
그러나 끊임없는 자하르의 반발이 시작된다. 자하르는 섭리의 안배를 거부한다. 실로 지독한 에고이다. 그는 어디에서 왔는가? 어디에 속해있는가? 과연 섭리의 뜻에 벗어난 인간이 진정한 인간이라 할 수 있는가?
자하르는 섭리의 뜻 마저 거슬러서 진정한 자유의 인간이고자 한다. 그가 옳은것인가? 그렇지 않은가?
뱀파이어들은 섭리의 안에서 그의 뜻에 따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섭리가 신들이 아니라 자신들을 선택해 주기를 바란다. 자하르는 섭리의 틀을 아예 거부한다. 그는 모순이다. 그의 앞에 뒤에 , 좌우와 하늘아래 펼쳐지는 모든것이 섭리의 뜻이건만 그 스스로 그곳에 발을 딛고 있으나 그 모든 것인 섭리를 거부한다. 그는 오롯이 홀로 살아가야하는데 견딜 수 있을까? 그의 인연이 모두 섭리의 숨결인데 어찌하여 모두 걷어내지 않는가? 그래서 그는 모순이다.
결국 그는 모든 것을 팽개치지만 -신성체의 구마저도- 두 뱀파이어와 암브로시아, 스바사와 우주선을 타고 떠난다. 이것이 그의 종착점이자 또 다른 시작이다. 그의 또 다른 재생이 열왕대전기의 황제인지 카르마인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 다만 섭리가 예비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자하르가 반항하지만 섭리도 꾸준히 운명의 그물을 펼치고 있다. 섭리와 자하르의 대결이 어떻게 결말이 날지는 누구도 모를것이다.
작가는 훌륭한 한편의 판타지를 엮어내었지만 나는 그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렇다고 실망했다는 것은 아니다. 아니 매우 흡족하다. 작가의 뜻을 몰라도 충만한 작품이 있다. 바로 이작품 전생기처럼 말이다.
이 품격 높은 작품을 탄생시킨 작가에게 우둔한 독자가 감사와 경의의 박수를 보낸다.
의문 : 초생의 흡혈왕 자하르의 역사는 재생이 시작됨으로 리셋이 된 걸까요? 전 그렇게 느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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