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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2.08.13 18:18
조회
4,158

작가명 : 아야사토 케이시

작품명 : B.A.D. 5권 - 마유즈미는 고양이의 광언을 비웃는다

출판사 : 대원씨아이 NT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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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아가 치밀어”

이글거리는 화염을 앞에 두고 마유즈미 아자카는 속삭였다. 레이센 여학원 학생의 자살에 발단이 된 기괴한 붉은 꽃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 그 뒷면에 보이는 것은 이계에 두고 온 줄로만 알았던 마유즈미 아사토의 그림자였다. 그리고 학원에서 만난 고양이 가면에 검은 망토를 두른 소녀, 진구우 유우리. 소녀는 연극조의 몸짓과 아사토와 흡사한 일그러진 미소로 우리에게 말한다. “―고양이는 여우의 사자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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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에서 그렇게 인상적이고 멋진 결말을 냈으니 이제 '여우' 이야기는 끝나고 또 다른 2부가 시작될 줄 알았더만...

여우 이야기의 계속이로군요. 이런.

개인적으로 여우 자체야 뭐, 다시 나올수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이런 방식'은 바라지 않았는데...

여우 말고 다른 고만고만한 적들을 서너권 쯤 상대하다가, 여우는 클라이막스 에피소드에서 이계에서 힘을 키워 아자카 못지않은 진짜 괴물이 된 후, 완전한 성체가 된 '하얀 도깨비'를 대동한체 진정한 최종보스가 되어서 역습을 해오는 그런 스토리를 기대했는데... 최종보스는 커녕 이래서야 '잡힌 공주'잖아...

뭐, "네놈의 도움따윌 받을까보냐"랍시고 오다기리의 손을 쳐냈던 놈이, 이제 와서 "여기는 지옥이야... 차라리 날 죽여줘.."라고 말하는 걸 보면 어지간히 고생하긴 했나보구나 싶긴 하네요.

***

초기 레이센 여학원 이야기 편은 전형적인 B.A.D.식 단편이었는데...

저는 4권 이후에는 이 시리즈 자체가 어느정도의 '휴식기'를 가질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몇편 더 들어있을 줄 알았고, 거기에 계속 '고양이'가 연관되어 또다른 '흑막'으로 발전한다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이야기 자체는 이 레이센 여학원 편의 이야기를 계속 가져가더군요. 결과적으로 '고양이'가 한 일이라는 것도 '하나'밖에 없었고.

뭐 결국 이번 5권은 1~4권까지 이어지는 여우 이야기의 '완결'이자 '에필로그'였으니까요.

그런데 그와 별개로 이 레이센 여학원 학생들은 "뭐 이딴 년들이 다있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세한 조연의 캐릭터 설정의 부족은 쩔어주는 묘사력으로 넘기는 그것이 바로 B.A.D. 퀄리티.

***

오다기리는 어찌보면 전형적인 '유약하고 착한 주인공'의 루트를 따르는데, 그 무게가 남다른 것은 그가 걸어온 길이 정말로 말이 안나올정도로 비참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렇더라도 난 널 죽이지 않아"라는 오다기리의 결정은 단순하다기 보다는 그 자신이 설정한 "자기 자신에게 허용하는 마지노선"의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마유즈미 아자카는 자기 자신이 시키는 '인간의 본능'에 충실할 것을 언제나 쿨하게 설파하고 있고, 작품 자체의 논조 또한 "부정적인 감정을 쌓을 바에야 터트리고 부딪혀라"라는 식입니다만, 그 와중에 오다기리의 위치는 "부정할 수 없는 인간의 본질적인 '선'"을 상징하는 듯 합니다. 더럽고 추악한 작 중의 세계관에서 유일하게 주워진 구원의 단편이, 바로 주인공인 오다기리의 인간성 그 자체인 셈이죠.

아자카의 "싫어하는 사람이 불행해지길 바라는 것은 매우 건전한 감정이야."에 대립되는 것이 이번 오다기리의 "증오하는 사람을 죽이지 못하는게 뭐가 나쁘냐."겠죠. 그런 의미에서 아자카는 오다기리의 '동료'라기 보다 확실히 대척점.

... 이렇게 말해놓고 보니 어쩌면 아자카가 이 시리즈의 최종보스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나쁜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요. 뭐, 말은 저래도 가장 개념잡힌 아가씨이긴 한데... 워낙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소설이라서 말이에요.

***

그렇다고 해도 수많은 피해자와 무고한 사람들을 구원하는데 실패하고 멘붕했던 오다기리는 결국 여기에 와서야 사람 하나를 구원하는데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구할 사람이 없어서 자기를 미치도록 괴롭혔던 '흑막'을 구원하냐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하여간 에필로그까지 했으니까 6권은 이제 진짜 2부겠죠!

구해낸 '여우'는 이제 흔해빠진 츤데레 동료가 될 것인가(...) 아니면 또 뭔가를 꾸며 뒷통수를 칠 것인가! 참고로 말미에서 마유즈미가 "아사토가 눈을 뜨질 않았으면 좋겠지? 꿈 깨셔."라고 비웃을때는 저도 뜨끔했습니다.

'여우'의 이야기는 감상글 첫머리에 썼던 것 처럼 뒤로 미뤄두면 더 큰 이야기를 뽑아낼 수 있었을텐데, 이런식으로 '정리'해버리는게 상당히 신선하다면 신선했던 이야기입니다. 뭐, 그래도 앞 권들에 비해서 단적으로 '재미'를 이야기하자면 애매했던 권이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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