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뒷편에 보면 간략한 소개글이 있게 마련입니다. 무협책을 사거나 빌릴 때
이를 보고 고를까 말까 고민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제껏 무협소설을 읽으면서 책 뒷편의 글과 소설 속의 내용이
잘 매치가 안되는 경우는 처음 보았습니다.
책 뒷편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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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K ORIENTAL FANTASY STORY
구왕 신무협 장편소설
강자존의 천년 마교에
엉뚱한 수련생이 나타났다
천년 마교의 진정한 주인 천마.
허나 아무도 천마의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
마교 역사상 누구도 넘지 못했던 천마심법의 벽.
결국 천마의 길이란 절대강자의 대열에서 탈락하는 걸 의미한다.
다른 무공은 허접. 그러나 신법만은 무림 최고 경지!
오직 신법에만 목숨을 건 마교 수련생 707호 묵비영
그가 이제 무공의 구도자가 되어 마침내 천마의 길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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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할만한 코드를 골랐습니다. 재미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직접 읽어보니...
1. "강자존의 천년마교에 엉뚱한 수련생이 나타났다"
전혀 엉뚱하지 않습니다. 그의 아버지 비마왕과 비슷한 길을 갈 뿐입니다.
혹자는 검을 좋아하고 혹자는 도를 좋아하듯 그렇게 경공을 좋아할 뿐 전혀
엉뚱한 짓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게다가 엘리트 코스 위주로 밟습니다.
2. 허나 아무도 천마의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
소설을 읽어보면 천마의 길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수련생 중 9명 정도 됩니다.
3. 마교 역사상 누구도 넘지 못했던 천마심법의 벽
심법의 벽이 있긴 있는데 그 벽을 넘지 않더라도 충분히 셉니다.
6단계 안 넘어도 마왕급입니다. 5단계는 많이 넘더군요.
4. 천마의 길이란 절대강자의 대열에서 탈락하는 걸 의미한다.
천마심법의 효능을 인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천마 후계자 싸움에 나선
3명의 입에서 직접 천마심법을 대단하다 여기는 말이 나올 뿐만 아니라 그들은
마왕급과 동등한 무공수위를 지닙니다.
소설 속에 나온 사람 가운데 천마의 길을 걸으려 한 사람들은 모두 절대강자의
대열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마교에서 천마의 길을 걷지 않은 사람은 대부분 절대강자의 대열에 서 있지
않습니다.
(조연급으로나 등장할까요)
5. 다른 무공은 허접
익숙하지 않을 뿐 허접소리 들을 정도는 아닙니다. 게다가 단지 경공이 가장 뛰어
날 뿐 검에도 소질이 있다는 이야기가 처음부터 자주 나오고,
또한 내공이 받혀준다는 전제로 다른 무공사용에 대단히 강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읽다보면 도대체 뭐가 허접인 건지 의혹이 드실 겁니다. 익숙하지 않을 뿐
절대 허접인 것은 아닙니다.
6. 오직 신법에만 목숨을 건 마교 수련생 707호 묵비영
그는 신법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뿐 다른 것을 익히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신법에'만' 이란 표현이라던가, '목숨을 건' 이란 표현은 맞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책 뒷편 축약글은 작가가 쓰지 않은 듯 합니다.
하지만 끌지 않고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소설이니 즐겁게 감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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