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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작성자
Lv.1 검은 달
작성
05.09.26 05:38
조회
1,417

작가명 : 아가사 크리스티

작품명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출판사 :

내가 추리 소설을 본 게 얼마만이었을까.

나 나름대로 추리물을 좋아한다고 자부하고 있었으나, 매니아라기 보단 정확하게 말해 선호하는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추리'소설'을 본 것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 아니면 내 기억에 남은 흔적마저 희미해질 정도로 아주 오랜만일 것이다.

이 소설을 처음 볼 때, 나는 아주 제법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나름대로 신중하게 읽은 것도 사실이다.

아가사 크리스티라는 이름은 귀에 딱지가 얹을 만큼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코난 도일만큼 많이 들어본 이름일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예정된 반전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 앞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열 명의 '주요 등장 인물'과 열 명의 '희생자'가 나오는 이야기였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긴장을 늦추기가 힘들었다. 추리 소설의 매력이란 이런 것일까?

흔히 말하는 숨 막히는 긴장감이 아닌, 기분 좋으면서도 두근 거리는 긴장감이 나를 바짝 쫓아오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여느 추리 소설과 같이 살인의 '예고'를 보내준다.

인디언의 노래. 열 명의 인디언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고전 노래는 사실, 내 상식으로는 납득가기 힘든 내용으로 구성되어져 있었다. 만일 이게 실제로 존재하는 노래라면, 아마 나는 흔히 비하하여 말하는 '양키 센스'라는 것에 큰 동질감을 얻지 못할 것임을 추측할 수 있었다.

소설은 진행이 되어 가면서, 한명 씩 한명 씩 사람이 죽어 나간다. 그 모습은 인디언 노래에서 '예고'된 그것과 아주 닮아 있었다. 동시에 추리 소설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 누구가 죽어갈지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설마 그것이 함정일 것이라고는 나는 생각하지 안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못했다'. 추리 소설을 아마도 처음 읽었기 때문일까. 하지만 소설은 아니여도 추리물을 선호했던 만큼, 그것은 내가 '예상치 못했다'가 아닌, '간과했다'에 가까운 일이었을 것이다.

좀 더 깊은 곳으로 이야기가 들어가면, 내용을 모두 밝히는 것이 되기 때문에, 혹여나 이 감상문을 읽는 사람들 중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읽지 않은 사람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 흥미를 갖게 될 분들에게 이 소설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를 앗아갈 수 없기에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것은 삼가해야 되겠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한 가지씩의 '죄'를 가지고 있다. 물론, 이 중에 단 한명. '죄'를 갖지 않은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법에 심판받지 않았다.

허나 나는 이 살인 방식과 등장 인물들이 말하기를 '미치광이'라 하는 이 범인의 행태에서 한 가지 얻을 수 있는 사실을 작가의 의도에 빠져 놓쳐버렸다는 점은 내가 아주 미숙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랄까.

모든 사건의 진실은 <명탐정 코난>이나 <소년탐정 김전일>처럼 제법 멋드러진 인물이 풀어나가지 않는다. 살인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모두 서로를 의심하며, 또 자신의 생각에 따라 누군가를 의심의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정밀한 기계처럼 톱니바퀴가 제법 잘 맞물러져 돌아간다. 그 결과, 나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라는 소설에게 최후의 최후까지 내 어줍잖은 추리를 농락 당하게 된다.

패배감과 산뜻함, 그리고 즐거움과 아쉬움을 함께 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이 감상문을 읽고 소설을 읽으려 하시는 분들 중에서,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진범과 사실을 밝혀내고 싶으신 분에겐 내 나름대로의 힌트를 드리고자 한다.

이것은 소설을 읽고 나서, 에필로그에서 나오는 범인의 고백서에서 등장하는 힌트를 일부 그대로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보고 읽게 되시면 재미가 반감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읽지 말기를 권하고 싶다.

1. 희생자들에겐 모두 법에게 처벌되지 않았으나, 소설 초반에 밝혀지게 되는 '죄'가 있다. 그러나 범인에겐 밝혀진 '죄'가 없다.

2. 인디언 노래는 힌트다. 그러나 동시에 함정이기도 하다.

이 감상문으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 흥미가 돋아 한번 보시려고 하시는 분들께는 적극 추천하겠다.


Comment ' 7

  • 작성자
    Lv.1 움하하
    작성일
    05.09.26 07:46
    No. 1

    가장 좋아하는 추리작가 아가사 크리스티. 충격적인 반전을 원하신다면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오리엔트 특급살인 빼놓지 마시길. 저는 에르큘 포와로가 제일 좋아요 ~_~ 헤이스팅스 콤비 아주 좋아한다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위선의폭풍
    작성일
    05.09.26 09:18
    No. 2

    아무도 없었다는 반전보다는 그 진행에서 완전히 전율이 느껴지죠.(오리엔트 특급살인은 치사할 정도의 반전 압박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조용히살자
    작성일
    05.09.26 18:14
    No. 3

    예전에 최고의 추리소설 10 이 발표된 적이 있는데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이 유일하게 2개 포함 되었읍니다.... 1위를 차지한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그리고 6위인가, 10위인가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가 들어있었죠... 애크로이드살인사건은 상당히 지루하게 보다가 마지막 반전에 전율이 일어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게 하는..소설을 보며 무서워한 ..개인적으로는 추리소설중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破竹之勢
    작성일
    05.09.27 23:08
    No. 4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최고라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유랑강호
    작성일
    05.09.27 23:46
    No. 5

    안읽어본 저로서는 원제가 뭔지 모르지만 번역 제목은 정말 멋지게 지은듯한 느낌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무라
    작성일
    05.09.28 18:04
    No. 6

    너무 반갑네요. 저도 되게 충격적으로 읽었어요. 한번에 다 읽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조용히살자
    작성일
    05.09.29 15:43
    No. 7

    원제....And then there were none
    직역입니다...
    한국에서는 " 열개의 인디언 인형 " 으로 번역되기도 했지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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