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은 승천문이죠.
양우생의 작품 중에 가장 인기있다고 해서 봤는 데요.
계속 보다보니 이 작품이 예전에 국내에 녹정기 2부로
출간됐던 옹정검협전의 후편이더군요.
어릴 때, 녹정기를 재밌게 보고 '어, 2부도 있구나'하고
무심결에 다보고 좌절했던 경험이 있었는 데요ㅡㅡ;;
설마 그 작품이 양우생작이었을 줄이야...
사실 처음에 보면서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이유가
독비신니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 명나라의 마지막 공주죠.
녹정기에서 위소보의 사부로 나왔으니까요.
녹정기 2부에서 초장에 강남칠협의 사부로 등장해서
별 의심없이 봤었죠.
이거 어쩌면 김용도 설정을 공유하는 걸지도 모르겠군요.
결국 옹정검협전에선 주인공은 별 활약도 없고
독비신니의 마지막 제자인 여사랑이 최고고수가 돼
옹정제를 죽이는 걸로 끝을 맺습니다.
운해옥궁연은 그 후 30년 후의 얘기더군요.
옹정검협전이 너무 재미가 없어서 실망했었는 데요.
그래도 운해옥궁연은 무협의 재미가 강한 편이라 읽을만 합니다.
단지 고전무협 특유의 신파극은 여전히 적응 안됩니다.
치정과 은원을 빼면 스토리가 안되는 이유는 뭔지ㅡㅡ;;
한국무협이 변형이긴 하지만 스케일이 크다는 점에서
훨씬 마음에 드네요.
치정과 은원관계를 가지고 계속 스토리를 꼬아야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억지 전개에 손을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인공인 금세유나 여승남, 곡지화, 이심매, 강남 등
개성이 탁월한 등장인물이 제법 많습니다.
금세유만 해도 괴짜라서 이녀석 하는 행동이 제법 신선하더군요.
다만 악역인 맹신통은 너무 전형적인 악인이라서
별 감흥을 못느꼈죠.
선배고인의 비급을 찾기 위해 뭇 고수들이 섬에서 쟁탈전을
벌이는 장면 등등 익숙한 장면이 꽤 재밌습니다.
다만 전투묘사는 너무 떨어지는 듯 하네요.
여전히 이해가 안되는 건 여사랑이 맹신통을 알면서도
왜 죽이지 않았냐는 겁니다. 여사랑이 사실상 천하제일 고수인
데, 수라음살공이 아무리 무서워도 맹신통은 적수가 아니죠.
소양비결 만들 시간에 맹신통 때려 죽이고 놀아도 될텐데요.
또 맹신통 일행이 왜 금세유를 추적해서 뱀섬으로 갔을까도
의문입니다. 맹신통은 정종심법을 얻었기에, 그냥 가만히
앉아서 수련해도 천하제일은 따놓은 당상입니다. 굳이
모험을 할 필요도 없고, 교북명의 비급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는 마당이었죠.
결론은 어쨋거나 재밌다는 겁니다.
솔직히 근래에 못 무협 중에서는 손가락에 꼽힐 작품이네요.
한번쯤 보셔도 결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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