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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전기가 완결되었습니다.
정말 보기드물게 깔끔한 완결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절정은 주인공이 자신의 아이에게 묻는
"너는 누구냐?"
이 문장 하나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악마전기라는 글 자체의 재미도 재미지만, 주인공의 특별함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객관적인 작가의 시선이 주를 이루는 서술과,
결코 변함없이 담백한 주인공의 성품..
한 작품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악마전기는 몇몇 비평에서 봐오셨겠지만 정말 최고!라고 할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와 발전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매우 만족스러워서, 그 깔끔한 마무리까지 묵직하게 즐기실수 잇는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주변인(가족, 지키고자하는 연인 등등)의 안위에서 시작해 천하로 영역을 넓혀가는 기존 무협지의 고정된 주인공 틀에서,
악마전기는 주인공 스스로에게서 시작해 스스로로 수렴해가는 독특한 무협주인공상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부터 무협지나 판타지를 읽으면, 특히 '협'이 주를 이루는 무협지에서는 "무언가를 지킨다"라는 개념을 작가님들은 매우 중요시하는것 같습니다.
정복은 나쁜거고, 수호는 좋은거...뭐 이정도?!
아무래도 그렇다 보니까 천하제일의 주인공이라도 주변인에 의해 상황이 결정되어지거나, 이야기의 전개에 주변인을 중심적인 요소로 사용하기 때문에 읽기에 답답하고 얽매어 있는듯한 느낌을 피할수 없었습니다. 대표적인 요소로는.. "인질", "배신" 뭐 이런거..
가끔 주인공의 욕망이 글의 주제로 떠오를때도 있지만, 개그적인 요소로 사용된다거나, 결국은 주변인에 의해 변화되어가는 감화의 대상에 불과할대도 있었습니다.
이런게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사실 식상한 감이 없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악마전기의 경우 이러한 요소에서 탈피하여 주인공이 말 그대로 중심인, 주인공이 그려내는 무협세계에 대한 상상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것 같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글을 이끌어가는 것은 주인공 개인의 욕망이었으며, 강호는 그가 욕망을 성취하기 위한 세계였습니다.
그러다보니 글의 서술방식과는 반대로, 다른 독자님들은 어떨지 몰라도 저는 감정이입이 더욱 잘되었습니다.
내가 저런 성격을 가졌다면, 정말 저런 무협세계속에서 살아간다면..하는 상상과 주인공에 대한 대입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주인공의 성격이 특이하고 서술방식에 있어서 객관적인 면을 중시해서 그런지 다른 캐릭터들 역시 저는 그 글속에서 오히려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악마전기의 절대자들을 보면 가끔 작가님이 설명해주는게 아니라 그 캐릭터가 대사를 통해 스스로의 심경과 행동만을 말하거나 행동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사실 이러한 절대자들의 어떠한 생각과 행위는 지나치게 작가가 개입하기 보다는 이렇게 하는 편이 훨씬 신비감도 있고 절대자답지 않나..생각해봅니다.
몇몇 소설에서 보면 절대자의 행동과 생각을 작가님이 너무 개입해서 힘만센 초딩으로 묘사되거나, 신비감을 떨어트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일까요..
절대자를 저런식으로 작가의 시선을 배제하고 절대자 자체로 표현한 글들을 보면 대게 수작들이 많더라구요.
아무튼 재미있었습니다.
모처럼 여운이 길게 남는 글이었습니다.
작가님 수고하셨고, 차기작도 기대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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