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장경
작품명 : 산조
출판사 : 로크
사실 너무나 좋아하는 작가이고 또 정말 소중한 작품이라 오히려 감상글을 쓰기가 어려웠는데...(잘 쓸 자신이 병아리 눈꼽보다 적어서;;)
아껴 봤던 산조 5권의 마지막에서 결국 울컥해버리는 바람에 지금의 제 느낌이나마 남겨놓자는 생각에 적어봅니다.(그러니 제 조잡한 감상 따위는 아랑곳하지 마시고 당장 주문하셔도 여한이 없을 줄로...;;)
- 여기서부터 미리니름이 제법 많습니다. (더불어 <빙하탄>얘기도 좀 나옵니다.)
산조 감상글의 한 댓글에 이번 5권에서 전작 <빙하탄>의 느낌이 났다는 의견이 있었는데요, 예.. 저도 심연호의 절절한 아픔과 산월의 담담한 미소가 겹쳐지면서 이 두 사람의 운명이 그저 안쓰러웠습니다.
그래도 산월은 심연호 보다는 나은 운명일까요? <빙하탄>의 심연호는 절망 뿐인 미래였지요. 한 사람이 지기엔 너무 큰 비극과 슬픔에 눌려서 스스로 미치는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괴로워하고 또 괴로워했으니까요. 그럼에도 결국 그 애증의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는 심연호의 마지막이... <빙하탄>을 볼 때마다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또 그 먹먹함 때문에 다시 볼 수 밖에 없게 만드네요.
아마 작가님은 그런 심연호에게 미안하셨던 모양입니다. <산조>의 산월도 이제 심연호가 같은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만, 그것은 절망의 선택이 아니라 혹은 돌이킬 수 없는 후회도 아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돌아오기 위한 길입니다.
그야말로 '내가 웃는 게 웃는게 아니야' 였던 심연호의 삶은 시종일관 무겁고 어둡고 비극적이었죠. 그래서 독자도 보는 내내 그 비장함에 눌려 조금도 편치가 않았습니다.
산월의 삶도 딱히 8차선 고속도로 수준은 아닙니다만, 내용 중에 이런 게 있었습니다. '싸우기 때문에 노는 것이 중요하다.' 미친 흡귀들과 미친 마교들과 피터지게 싸우면서도 그들은 웃고 마시고 화내고 슬퍼하며 그리고 사랑을 합니다. 산월과 일행이 하고 있는 것은 미친 듯한 싸움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이 '축제'라고 했지요. 그리고 산월은 자신들의 축제를 모든 이들의 축제로 만들기 위해 '무정의 길'로 한 발 내딛습니다. 그 길의 끝엔 오직 청령, 사랑이 있을 뿐입니다.
아, 그렇군요. 심연호도 그랬습니다. 교검이 있었고, 도영이 있었습니다. 온 세상을 뒤덮은 강철의 얼음을 깨면서 흐르는 '빙하탄'은 바로 사람이고 사랑이네요.
아마도 작가님께 사람과 사랑은 같은 의미인 모양입니다. 암왕으로 변해버린 명강량을 이끌었던 것도, 세상에 한 줌 미련 없던 심연호가 몽마의 길을 선택했던 것도, 이제 산월이 '산조'가 되고자 하는 것도, 모두 그 '사람'이지요. '사람'이 그들에겐 '사랑'이고 '세상'이군요. 자신의 이름을 불러 줄 단 한 사람을 위한-
아이고... 잡설이 장황해졌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빙하탄>과 <산조>는 그야말로 절절한 로맨스소설이네요.^^; 오해마시길;; 그 안에 호쾌한 武와 俠도 가득합니다!!
이야기할 다른 내용도 참 많아요. 다만 마지막에 밝혀진 '산조'의 존재가 제 머리를 꽉 채우고 있어서 그만 이런 횡설수설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관대히 봐주시길...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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