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니시무라 아키라
작품명 : 성공하는 사람들의 다이어리 활용법
출판사 : 황금부엉이
난 외모보다는 지금도 다이어리를 쓰는 사람에게 끌린다. 뭐랄까, 스케쥴 정리에 몰입된 그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노라면 그것만큼 끌리는 멋은 없달까나? 무언가에 몰입한 사람들은 스스로의 멋과 풍류를 즐기고 있는것 같아서 내심 부러운 시선을 거둘 수 없게 되는것 같다. 아무튼 각설하고 "사람" 을 떼어놓은 다음 전체적으로 다이어리에 대한 작성의 모습을 그려보도록 하자.
물론 나는 메모에 대한 집착이 많은 사람이지만, 사실 메모라는 것도 보관에 소홀하게 되면은 낱장대로 돌아다니는 쪽지와 날짜의 매치가 되질 않아서 "이거 언제 쓴거지??" "누가 갖다 놓은겨??" 저런 의문을 항상 던지게 된다. 진짜 못받은거 이상으로 기분이 묘 하다. 누가 와서 한 장 툭! 남기고 간 메모에는 과연 어떠한 정보가 있을 것인가? 모 처의 팩스번호, 어떤 회사 중역의 핸드폰 넘버, 심지어는 "오늘 점심 같이 해요" 라는 사내연애커플의 메시지 까지 그 메모 속에 담긴 세계는 넓고 넓어, 이것들을 받는 즉시 따로따로 분류하여 정리하지 않으면. 모 국장과의 미팅때 업무파일은 커녕 애인줄라고 꼼쳐가지고 들어온 꽃다발을 가지고 가는 우를 예방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보통은 고급화된 다이어리를 우리는 플래너 라고 부른다, 하지만 확실히 PDA, 모바일도구, 그리고 인터넷을 사람들이 만지게 되면서 부터는 손으로 쓰는 자필형식의 다이어리는 이제 학생들 층에서나 많이 애용되는, 그것도 학생들 층에서나 해당되는 "다이어리 꾸미기" 식의 연습장(?) 으로 변모해 버렸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기도 하다. 알록달록한 스티커를 표지에 붙이고 손수 그림을 그려넣은 속지로 꾸며낸 예쁜 다이어리 한 권. 그래도 다이어리를 꾸미면서 스스로의 일상을 정리할 수 있다는 기분은 인간이기에 스스로의 추억을 담고 싶은 욕망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성공과 다이어리의 작성법과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이 100% 다이어리를 써야만 한다는 전제도 없을 뿐더러 이미 성공한 사람들 옆에는 걸어다니는 다이어리 격인 비서나 매니져들이 항상 대기하면서 스케쥴을 조율해 주기 때문이다. 사람은 일의 분량이 많아지게 되며. 그 비중이 커지게 되면 혼자서 다이어리에 끄적이는 것으로는 모든 스케쥴을 기록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르게 된다.
책에서는
"시간을 3배로 만들어주는 전략적 다이어리 활용 노하우"
라고 씌여 놓은 구절이 있었다. 물론 "전략적" 이라는 키워드에도 주목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하나의 "노하우" 라는 키워드에도 주목해 보자. 확실히 필연적으로 다이어리를 써야 한다! 가 아닌 다이어리 쓰는 바에는 이렇게 써라 하는 일종의 지침 내지는 권유서에 불과한 책이다. 저렇게 써야 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굳이 "전략적" 이라는 테마를 잡아서 다이어리를 몽땅 "시간에 근거한 업무적 전술 수행" 교본으로 만들 필요도 없을 것이요, 데이트 시간까지 철두철미하게 몇 분 만나주고 몇 분 후에는 시장을 보러가야 한다. 는 식으로 만들 필요도 없다. 다이어리에 기록된 철자에 목매인 나머지 시간을 다이어리에게 빼앗기게 되면, 그것 역시 융통성은 떨어지며 다이어리를 과신하게 되어버리는 하나의 플랜맨이 되어 버릴테니까.
하나 주의할 점은 다이어리에 자신의 해야할 일을 기록은 해 놓아도, 절대로 거짓 스케쥴 기록과, 예측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는 굳이 이 글에서 알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어떤 사람들을 보면 스스로가 굉장히 바쁜 사람인양 행세하기 위해 친구, 동창들 모인 자리에서 애써 스케쥴로 가득차 보이는 다이어리의 지저분한 페이지를 펼쳤다 접었다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사람의 일정을 거짓으로 기록하게 되면 그것만큼 다이어리는 ..심적인 비참함을 당신에게 안겨줄 테니까.
다이어리가 굳이 수제로 써야 하는 물체여야 한다는 까닭과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형태 역시 가죽커버로 된 플래너 타입이어야 한다는 까닭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스스로가 노트를 한 권 사서 민들거나, 워드 문서 페이지로 하루의 일기를 꼬박꼬박 써나가면 그것이 바로 스스로에게 필요한 다이어리 라는 점이다.
또 가장 중요한 점을 꼽자면
다이어리는 단순한 스케쥴 조정이나, 업무만 빼곡히 기록해 놓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비즈니스의 툴로만 사용되는 다이어리를 쓸 바에는 자신의 시간을 효과적으로 알려주는 개인휴대통신이 더 월등할지도 모른다. "다이어리에 써진 대로만 하면 되겠지.." 해서 스스로의 업무를 출장때 과신해 버린 후 책임자를 만나서 다이어리를 펼쳐보는 불상사에 빠지지 않게끔 스스로를 조율하는 방식의 업무도 중요하게 된다. 보는 것 만으로 채워지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다이어리 한 페이지. 스스로에게만은 그 평생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좋은 기억이 담겨있는 한 장의 페이지. 그 페이지 위에 그려진 그날의 기분 좋아 살작 떨리는 형으로 씌여진 필체들.. 진정으로 스스로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자는 변명을 하지 않는 법이니까.
그것이 다이어리라면 다이어리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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