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용대운
작품명 : 군림천하
출판사 : 계백북스
군림천하라는 작품이 22권이나 나오는 동안 다른 신간을 찾느라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가 최근 3일 동안 1권부터 22권까지 독파했습니다. 과연 무협이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는 굉장한 작품이더군요..
사람과 사람 간의 갈등선이나 감정선, 치밀한 암계, 예상치 못한 반전에 호쾌한 전투까지.. 너무도 흥미진진한 전개에 한숨도 안 쉬고 하루에 7, 8권씩 읽다 보니 눈이 뻑뻑해서 앞도 잘 안 보일 지경입니다.
몰락한 문파의 풋내기 장문인으로서 막대한 책임감을 지고 숱한 고난을 보살인 양 웃어 넘겨야 했던 시절을 거치고, 암투에 이용돼 강호의 비정함마저 몸으로 깨우치면서 비로소 진정한 강호인으로 거듭나는 진산월을 보면서 결코 꺾이지 않는 불굴의 정신이 흐뭇하면서도 너무나 불쌍하게 보였습니다. 아, 이렇게까지 주인공을 굴려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이제는 오겠지, 오겠지 했던 기연은 사람 복장 터지게 만들려는지 모든 일이 다 끝나고서야 나타나 몰락한 문파가 아예 풍비박산이 나서야 진면목을 보입니다. 이때부터 그나마 군림천하를 보는 맛이 생겼다고나 할까.. 그 전까지는 정말 암울 그 자체였으니.. 조급증 있는 사람은 애저녁에 접게 만드는 전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기연을 얻고서부터 진산월의 전설이 시작되고.. 강호가 진동할 때 정말 말로 다 못할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면서 커다란 희열이 느껴집니다. 몰락문파가 서서히 기틀을 잡고 강호에 다시 이름을 알리면서 한시름을 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남습니다. 많은 분들이 거론했던.. 임영옥의 문제..
임영옥의 변심을 두고 말들이 많지만.. 어떻게 봐도 임영옥은 진산월을 사랑하고 있으며 그 마음은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18권에 보면 위관이라는 자가 진산월에게 임영옥이 보낸 머리띠를 건넵니다. 거기에는 "월광천추"라는 말이 쓰여있습니다.
"달빛은 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으리.."
이것이야말로 임영옥의 마음이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22권에서 신목령 등에게 포위됐을 때는 그간의 일들을 설명합니다. 진산월이 재출도 했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구궁보를 나가려던 때 느닷없이 모용봉이 청혼을 하면서 순식간에 모용봉의 정혼자로 소문이 퍼져 혼자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고.. 그 연후에 여의신거와 절정수사까지 내어주는 과도한 일처리로 의혹을 품고 있었다고..
이상의 상황을 볼 때 임영옥의 순정은 확고해 보입니다. 다만 진산월이 마차에서 임영옥과 만났을 때 임영옥 스스로 종남파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을 하는데.. 여기에는 이렇게 말 할 수밖에 없었던 어떠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추측하기로는 구궁보에서 종남파를 두고 임영옥을 협박하지 않았는가 합니다. 돌아가면 종남파를 없애겠다든가 하는.. 만약 그렇다면 왜 구궁보가 임영옥을 붙잡아야 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는데.. 이것은 임영옥이 태음신맥이기 때문에 모용봉의 무공에 어떠한 도움을 줄 장치로써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21권에서 진산월이 단봉공주와 만났을 때, 단봉공주가 사매를 되찾으려면 반드시 모용봉이 천양신공을 십이성 완성하기 전에 그녀를 데려와야만 한다고 한 말에서 유추를 해볼 수 있습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모용봉의 천양신공에 어떤 식으로든 임영옥이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종합해 보면 임영옥은 진산월을 사랑하지만 피치못할 사정으로 구궁보에 억류되어 있으며, 모용봉의 무공에 임영옥이 관계가 있다..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은 그저 제 추측일 뿐입니다..
3일 동안 정말 폭풍속독으로 책을 읽었는데 내용이 어찌나 방대한지 벌써 가물가물 내용이 기억이 안 나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대로 한 달, 두 달 있으면 아예 깡그리 잊어먹고 말 텐데 다음 권이 나올 때 쯤엔 주인공 이름이나 기억하고 있을 지 모르겠군요..
어쨌거나 어수룩한 감상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상이라기 보다는 억측글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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