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권태용
작품명 : 서클
출판사 : 로크미디어
소설 '의천도룡기'의 서문에 보면, "이 소설은 인간의 감정중 부모-자식간의 애정과 형제애(동료애?)를 그리고 싶었다"-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런 뜻이었습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권태용님의 소설은 그런 인간의 관계-특히 애정이 얽힌-를 묘사하는데 관심이 많은 작가분으로 보입니다.
권태용님의 첫번째 소설인 "레이센"은 제가 알기론 게임소설로 붐을 일으킨 거의 첫세대 소설로 알고 있습니다. 그 소설에 등장하는 친구들은 보면 괜히 웃음이 나왔죠. 완전 동네 x알 친구들 노는 것 구경하는 기분이랄까요. 우정이라는 감정을 내세웠고 이야기도 즐거웠죠.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이 번 소설의 키포인트도 역시 형제애일듯 합니다. 파츠-티스 형제, 아이스-아이린 자매같은 이야기죠. 마법사들의 도시 매지트는 어찌보면 커다란 형제집단처럼 느껴지죠. 선/악의 2분법도, 마법석에 관련된 음모도, 세상의 나머지 모두와 맞서야 하는 운명도... 작고 여린 티스-이빨이 세상에 적으를 드러내고 이빨을 드러내는 것은 모두 그의 형때문이죠. 아이스의 얼음이 녹는 경우는 오직 티스와 아이린이 관계될 때 뿐이듯이요.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대의가 아니라 이런 지극히 사소한 감정들이 아닐까요. 작은 지하 공간과 노예의 삶만이 운명이 던져준 모든 것이었던 티스에게 그의 형의 품에 안겨 느낀 안온함이야 말로 세상의 모든 것이었듯이요.
난 이런 따뜻한 감정이 남아 있는 소설이 좋습니다. 뭔가 비밀을 쫓아가는 이야기 구조도 좋아하고요.
다만 갑자기 등장한 현재와 그 현재의 인간관계를 설명하는 과거가 병렬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구조는 조금 산만한 느낌을 줍니다.
개인적으론 최근 읽은 장르소설중 가장 괜찮았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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