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로버트 A 하인라인
작품명 : 스타쉽 트루퍼스
출판사 :
영화를 봤기 때문에 사실 이 소설에 대한 편견이 있었습니다. 외계인이 나오고 그거랑 싸우는 좀 뻔한 소설이겠지 -0-; 하는 생각이 들어 고르는데 좀 망설였으니까요.
뭐 사람들 평도 군국주의를 조장한다는니 극우주의 소설이라느니 안좋은 말도 많았구요.
근데 읽어보니...정말 대박! 이었습니다!!
스타쉽 트루퍼스는 밀리터리 SF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무협소설의 영웅문, 사이버 펑크 장르의 뉴로맨서 같다고 할까요. 이 소설은 장르의 시작인 동시에 그 끝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소설은 강화 슈트를 입고 강하캡슐을 통해 적지의 행성에 상륙하여 전쟁을 치르는 땅개, 기동 보병의 일원인 주인공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강화 슈트라는 소재는 그야말로 스타크래프트에서 워해머 등 게임에서부터 이후에 나오는 거의 모든 종류의 밀리터리 SF 소설에서도 쓰이는 소재지요. 사실 처음 스타쉽 트루퍼스에 강화 슈트가 처음 등장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아마 간단한 아이디어 정도가 소개된 정도겠지 했었습니다. 하지만 소설 속에 나오는 강화슈트는 정말 디테일하고 리얼하게 그려져 있더군요. 근육을 통해 움직임을 통제하고 디스플레이나 통신기기등을 턱근육으로 조정하는 것이라든가..아마 강화슈트에 대한 이미지를 얻는 것 만으로 이 소설을 읽는 가치가 있을 겁니다.
주인공과 그 동료들이 강화슈트를 입고 열을 지어-기동 보병답게 수킬로미터씩 떨어진 열을 짓습니다..- 급습과 괴멸작전을 시행하는 모습은 정말 이게 수십년전 쓰여진 소설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박진감이 넘치고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의 포인트는 강화슈트나 강하캡슐같은 SF적 소재나, 많은 이들이 비판하는 군역을 마친 자만이 시민권을 얻는다는 군대예찬적 엘리트 주의가 아닙니다.
제가 느낀 이 소설의 재미는 기본적인 밀리터리 SF물의 규칙을 이 소설이 정립한데 있습니다. 군대 훈련소를 거쳐 평범한 남자에서 군인이 된 사내가 죽음과 전우애가 들끓는 전장 속에서 인간 한계에 다다른 시련을 이겨나가는 것~캬~ 밀리터리물의 재미는 이것이 아니겠습니까.
해군사관학교를 거쳐 군대를 다녀온 하인라인의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훈련소 이야기는 군대 훈련소의 그 기묘한 문화, 합리성과 비합리성이 철저하게 결합된 그 분위기를 다시 한번 떠오르게 합니다..(추억은 항상 아름답기 마련이죠..-0-훈련소조차..)
베트남 전쟁을 겪은 조 홀드먼이 '영원한 전쟁'을 통해 전쟁을 미화한 하인라인을 비판했다는데 모든 사물에는 빛과 어둠이 있듯 홀드먼이 보는 군대와 하인라인이 보는 군대는 분명 같으면서도 다를수밖에 없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전쟁없는 군대를 경험한 본인은 하인라인의 '썰'에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고(군대가 인간만든다~라기 보다는, 군대에서 사람 본성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말이죠..)..두번 다시 가기 싫은 군대지만 인종, 나이, 성별, 학벌, 재산 등등의 모든 겉치레를 벗어던지고 사나이다움 같은 평상시에는 저에게 전혀 없던 그 무엇을 느끼게 해주었던 군대의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엄청난 재미를 느꼈습니다.
하인라인의 소설은 그 무엇보다 재밌다는데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대여점이나 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신다면, 영화를 봐서 재미없거나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아닐까 하고 선택을 저어하지 마세요. 영화는 제목만 다르게 해서 보여주면 이 소설 원작이라고 전혀 느낄수 없을 겁니다. 또 영화보다 한 5배 재밌는 소설이기도 하구요.
밀리터리 SF를 찾으시거나, 그냥 SF소설을 읽고 싶으시거나, 뭔가 마초적이고 밀리터리틱한 이야기를 읽고 싶으시거나, 그냥 재밌는 소설을 읽고 싶으시다면 이 소설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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