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장영훈
작품명 : 보표무적
출판사 : 청어람
'ㅋㅋ, 신춘무협 당선작이래~! 뭐냐 이 상은? 웃긴 이름이지 않냐?'
'어디 문학대회 상인가본데?'
위 대화는 학생 두명이 책방에서 나누는 대화입니다.
'난 보표무적을 읽어봐야겠다.'
'그럼 난 혈리표'
그렇게 전 혈리표를 읽었고 제 친구는 보표무적을 읽었죠. 그 후 제 친구가 보표무적에 대해 무어라 평가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이후로 오랫동안 잊고 있었지만 항상 추천글을 보아왔었기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만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결국 시간이 별로 없지만 그냥 완독을 해버렸습니다. 읽고나니 그래도 읽길 잘했단 생각에 뿌듯하군요.
비정강호, 유정강호
여러분은 둘 중에 어떤 강호가 좋으신가요? 저요? 저는 솔직히 둘 다 좋아합니다. 둘다 인간다운 맛이 나거든요. 인간이 얼마나 악해지고 비정해 질 수 있는지 또한 얼마나 선하며 정이 많은지 각각 느끼는 맛이 있거든요. 그래서 스토리뿐만 아니라 인간 삶의 세세한 면이나 인물들간의 감정선이 살아있는 작품들을 참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작품들이 대게 많은 분들이 추천하는 작품들이죠.
보표무적은 굳이 분류하자면 유정강호겠지요? 이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사람들간의 정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예전 읽었던 작품중에 그냥 단지 어리고 성정이 여려 휘둘리고 당하는 주인공들을 보면 속터졌지만 보표무적 주인공은 그 성정이 여리다고 답답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적어도 휘둘리지는 않기 때문이지요. 강합니다. 속는일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적에게 냉정하냐? 그것도 아니지요. 다만 서른초반의 나이에 지난날 치열했던 삶을 미루고 무기한 휴가를 통해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싶어하는가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유유부단함이라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으면 들끓던 피가 식는다고들 하죠. 그리고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고 하죠. 아마 그런 단계임과 동시에 무수히 사람을 베어넘겼던 씻을 수 없는 죄책감? 그런 차이가 있어서 저는 답답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러한 주인공의 고민이 제 가슴에 와 닿을 정도의 필력이겠지요.
주저리 주저리 길었네요.
주인공이 새로운 터전을 잡은 곳에서 만난 인물들간의 정과 살아숨쉬는 조연, 그 한정된 공간에서 여러 인물들간의 이해관계가 얽히며 벌어지는 스토리, 시작부분과 끝부분처럼 유사한 구성이나, 큰 줄기에서 뻗어난 겯가지 흐름들까지 정말 작가분의 필력이 대단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작가분이 꿈꾸시는 강호는 아마 사람들의 정이 있고 협이 충만한 강호인가봅니다.
앞으로도 그 강호에 초대해 주실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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