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항몽
작품명 : 진가소전
출판사 : 동아&발해
곽가소사나 진가소전을 읽어보진 못했습니다. 출판사 소식란에 보니 그 두 작품에 관한 말도 있더군요. 예전에 나온 작품이라 중고시장이나 이북을 돌지 않는한 저는 그 책을 보기 힘들듯합니다.
전에 들어본 제목이고 하여 아류작은 아닐까하는 느낌이 들어 손을 놓았었습니다.
어제 신간란에 들어놓은 책이 아직까지 그대로 있더군요. 빌릴까말까 고민하다가 제목이 끌리더군요. 요즘은 ***전기, ***마스터, ****가다 등의 제목이 넘치는데 뭔가 도가적 분위기가 나오는 제목이길래 빌렸습니다.
읽고 감동을 느꼈습니다. 제가 신의 물방울 수준으로 극찬을 할수도 없는 거고 이 말 한마디로 밖에 표현을 못하겠지만 확실히 재미를 느꼈습니다.
왠지 현실적인 무림이야기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한 사람이 나와서 1000명과 맞짱을 뜨고 산을 무너뜨리는 이야기를 바라는 분이라면 보시지 않는 편이 좋을듯 합니다.
사람이 수련을 하고 낙숫물이 댓돌을 뚫듯 꾸준히 쌓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1권과 2권의 화두는 복수와 용서정도가 될것같습니다. 더 이야기 하면 이야기 전부를 말하게 될것 같습니다.
제목 그대로 진씨 가문의 이야기가 펼쳐짐니다. 아들과 아버지, 그리고 기인같은 스승... 무협의 기본 플롯은 다 설정이 되었습니다.
파락호와 악덕지주를 응징하고 무림을 유랑하는등의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는 지키고 있습니다. 다만 땅따먹기는 없고 사람의 이야기만 있습니다.
신무협이라고 해야할런지 한국무협의 특징이라고 해야 할런지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정도와 마도로 나뉘고 그들은 피터지게 싸우죠. 그러면서도 그 이야기가 서양의 영지 싸움인지, 삼국지의 군웅할거 인지 햇갈릴때가 있더군요. 물론 그 안에도 사람이야기가 있지만 그 사람 이야기 속에 문파간의 싸움이 너무 큰 줄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줄기에서 벗어난 이야기입니다. 영웅문이나 소호강호같은 중국무협과 같이 아니면 초창기의 무협과 같이 인물에 초점이 맞춰줘 있습니다. 이 이야기도 계속 흐르면 문파와의 갈등이 나올것 같으나 지금까지 펼쳐진 이야기로 봐선 그러지 않을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꽉차듯이 책에 쓸데없는 공백이 없습니다. 다른 책들과 비교해 봤을때 거의 칸이 가득 차있더군요. 읽는데 다른 책들 보다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책이 양만 많다고 좋은건 아닙니다. 책의 가치를 결정하는건 양이 아니라 그 알맹이죠. 그 알맹이도 맛있습니다. 급하게 먹는 패스트푸드는 아니고 꼭꼭 씹어 먹어야 할 그런 맛이 납니다.
고즈넉하고 사람중심이라 제 취향엔 맞습니다. 다만 두렵습니다. 이것도 아마도 반납크리를 맞지 않을까 하는 예감이 듭니다. 30~40대 분들도 좋아할 만한 내용입니다. 문제는 그 아저씨들은 그게 그건 줄 안다는 거죠.(절대 30~40대를 비하할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그 분들이 정보가 없다는 거죠. 문피아나 이런 사이트에 들어 오시는 분들이 10~20대보다는 적다고 봅니다. 그리고 요즘 장르소설보면 이상한 눈치를 주는 주변 분위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책방가기가 힘들어지죠. 그래서 장르소설의 내용이 거기서 거긴줄 알고 안 보시는 분들이 안타깝다는 말입니다. 솔직히 이 책은 30~40대 분들에게 더 먹힐것 같은데 그 분들이 안볼것 같다는게 안타깝다는 거죠.)
이고깽이나 먼치킨이 없고 필력이라든가 이야기의 짜임새는 있지만 이 책이 휙휙 책장이 넘어가는 책은 아닙니다. 그래서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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