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일성
작품명 : 빙공의 대가
출판사 : 조은세상
구중궁궐을 배경으로 한 황궁무협, 주인공은 사내도 아니고 계집도 아닌 환관, 궁내의 권력을 잡기 위한 치열한 권력투쟁, 어떻게 보면 본인이 가장 싫어하는 코드임에도 이 작품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빙공의 대가'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면 소년이 복수를 마치고 추격을 피하기 위해 궁으로 들어간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내시로, 그리고 음공을 기초로 한 신공을 접하게 되고 혼신의 힘을 다한 노력과 기연으로 화경을 이룬다. 여기까지라면 책을 접겠지만 '빙공의 대가'는 무공이 다가 아님을 보여준다. 강력한 무력도 권력 앞에서는 부질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권력을 잡기 위해 계획을 세워나간다.
주인공의 이름 또한 본인에게는 '그분'을 떠올리게 하는 '사자비'인데 그 주인공은 천재도 무골도 아니지만 끈질긴 집념과 귀계를 앞세워 차근차근 자신의 앞날을 밝힌다. 그리고 때로는 실수를 저질르기도 하지만 그 실수를 기회로 바꿀수 있는 강한 정신력을 보여준다.
'빙공의 대가'는 좁은 황궁이라는 배경에서 펼쳐지는 속고 속이는 음모와 귀계, 그리고 환관과 궁녀, 비(妃)들간의 은밀한 내용도 담고 있다. 사실적으로 말이다. 그리고 황제의 황태자시절 무림인들에게 당한 조롱을 되갑아주기 위해 준비된 친황대와 무림말살정책이 주요 내용으로 다루어진다.
'빙공의 대가'가 가장 좋은 점은 글의 몰입감이나 현실적인 상황 설정, 빠른 글의 전개도 있지만 매력적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현대인이 가추어야 할 점을 주인공은 잘 표현했는데 바로 '아부'와 앞을 내다 볼 줄 아는 '선경지명' 그리고 표정관리이다. 그를 돋보이는 것은 강력한 무력도 지위에서 나오는 권위도 아닌 인간관계라 할 수 있다. 능력도 없이 혈통만 믿고 까부는 황족들과 흉물스럽지만 권력이 있는 환관들 보다 힘과 능력이 있지만 현실에 순응하며 그들의 비위를 마쳐준다. 그 가운데서 그는 그들에게 얻을 것은 얻고 받을 것은 받는 주도면밀함을 보여준다. 가히 현대를 살아가는 비지니스인들에게는 최고의 자질이며 성격인 것이다.
그리고 본인에게 가장 좋은 점은 흔히 말하는 찌질이도 아니고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도 아니라는 점이다. 바로 현대인을 살아가는 이들처럼 자신의 이득을 위해 일하며 취할 것은 과감히 취하고 버릴것은 과감히 버리는 것에 있다 하겠다. 그 점이 이 작품이 다른 작품과 차별되는 점이라 하겠다.
색다른 배경과 재미를 지닌 '빙궁의 대가' 최근에 읽은 무협물 중 가장 좋았던 작품중 하나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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