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임준욱님의 진가소전,농풍답정록(우울할수록 따뜻하게)
뭐랄까 이 소설은 잔잔하다..주인공의 심성이 도가쪽에 가깝고..어찌보면 우울한 날 오히려 맥 빠지는 글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아직 세상은 충분히 살만하고 따뜻하다는 그런 느낌을 주는 글^^ 혹여 재미가 떨어지리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 무협에 필수적인 재미요소들을 다 갖추고 있다. 갠적으로 쟁천구패는 좋은 소설이지만 주인공의 자의식이 너무 강해서 그다지 궁합이 잘 맞지 않았다.
2.전혁님의 절대비만(기분좋은 의도의 왜곡)
살다보면 잘 해볼려고, 호의로 행한 일들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오해를 받아 서글플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어찌된 일인지 나쁜(?) 의도로 일을 벌이려 해도 자꾸만 오해(?)가 중첩되며 벼슬은 높아지고 미녀는 따라붙고 무공은 강해지며 명성은 높아만진다. 현실에선 힘들지만 무협의 세계에서라도 이런 주인공 하나쯤은 존재함이 좋지 아니할까^^? 비록 후반부가 실망스럽긴 했지만 많은 즐거움을 준 소설이었다.
3.이상현님의 백도(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돌이켜보면 후회되는 일이 참 많다. 종종 꿈꾼다. 그 때로 다시 돌아가면 이렇게 저렇게 해서 난 지금 훨씬 더 좋은 모습일텐데..적어도 후회는 남기지 않을텐데 하고...과거로 되돌아가는 소설은 많지만 그 심정이 정말 절실하게 느껴지는 몇 안되는 소설이었다. 그러기에 길지 않은 서두부분부터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소설을 읽는동안 주인공과 함께 나도 뭔가 새로 시작하는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읽고난 후엔 남은 인생이 더 많은만큼 이제라도 후회를 남기지 말아야겠다는 의욕을 주는 소설이었다. 다만,아쉬운 건 극악한 연중으로 3권에 약간의 추가 연재분을 제외하곤 더 이상 글이 나오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개인적 사정이 있으신 것 같은데..언젠가 완결을 기대해본다. 또 하나 걸리는 건 3권 무렵정도부터 소오강호나 의천도룡기적 스토리나 인명이 차용되어 약간 아쉬웠다. (예를 들면 주인공이 명교 교주가 되고 호법(?)이름이 상문천--;)
4.손제호님의 비커즈(한없는 발랄함으로 우울함을 물리치자)
취향이 맞지 않는 분이 초반도입부를 보면 '뭐 이런 녀석이 다 있어?' '이 소설은 대체 뭐야??' 하는 반응도 나올 법 하다. 물론 가볍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라 생각한다. 몇몇 작품들처럼 자기가 아는 세계가 그게 다라서 가벼운 것이 아니라, 다 아는 사람이 한 발 물러서서 재밌는 면을 찾아보려 한다는 그런 느낌!? 주인공과 칼베리안의 토론(?) 장면은 미팅을 앞두고 작업방식을 모의하던 대학시절 즐거운 기억을 떠올리며, 자주 나오는 무도회 장면은 성공해 남들앞에 당당히 나서고 싶은 모두의 욕구를, *** 블레이드란 주인공의 검의 유치찬란한 이름과 박혀있는 붉은 보석의 놀라운! 용도는 조금이라도 더 꾸미고 내보여야 알아주는 세태를 비꼬는 듯하기도 하다. 주성치의 영화가 그렇듯 마음을 비우고 본다면 적어도 우울한 기분을 떨쳐버리기엔 좋은 소설이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약간 진지해진다는 글의 분위기의 변화가 있고, 무도회와 같은 테마가 너무 자주 반복된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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