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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인님의 '만리웅풍'

작성자
SanSan
작성
07.11.13 19:03
조회
5,639

작가명 : 월인

작품명 : 만리웅풍

출판사 :

월인님의 작품은 다 읽어보았다.

두령, 사마쌍협, 천룡신무에 이어서

이제 네번째 작품 만리웅풍이 나왔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해서, 흔한 이야기다.

널리고 널린 나머지 발에 채여 통행에 방해될 정도로.

주인공은 뒷골목의 꼬마들 대장이고,

타고난 싸움꾼이며, 정이 깊고, 화통한 성격이다.

꼬마들은 다 그를 잘 따르고,

휘하에는 뭔가 있어보이는 녀석들이 서넛 있다.

설정만 놓고 보면 정말 학을 뗄 정도로 흔하다.

뭐랄까 '한국 무협 표준세팅'이란 게 있다면

아주 높은 순위를 차지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거기다 부조리한 이유로 인해서 아이들이 위협받고,

그 와중에 대형으로써의 면모를 보이며 희생하고,

모두는 감동하고, 기연이 찾아오고, 뻔할 뻔자다.

그런데 재밌다.

김치는 대한민국 대표음식이라 할 정도로 흔하다.

하지만 맛있게 담근 김치는 별미 중의 별미다.

흔하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요리하고 어떻게 다듬어내는가가 중요한 것.

그런 면에서 만리웅풍은 높은 점수를 줄 만 하다.

난 유진룡 휘하의 꼬맹이들에게는 전혀 관심없다.

머리 좀 좋은 녀석, 상재가 있는 녀석,

나중에 칼 좀 쓸 녀석 등등... 종합선물세트로

고루고루 있긴 하지만 너무 얕은 인물들이다.

(오히려 이후의 전개를 제약하는 독이 되지나 않을지 -_-)

그러나 주인공인 유진룡은 진국이다.

그는 아이들을 아낀다. 아이들의 꿈을 아낀다.

그냥 아끼는 게 아니다. '정말로 소중하게' 여긴다.

비오는 날 둥지에서 떨어져 울고 있는 새끼새를

보듬어 안듯이, 그렇게 여긴다.

아이들이, 그들이 품은 꿈이 사라지는 것을

그 무엇보다도 두려워한다. 그렇기에 열심히 힘을 짜낸다.

그런 유진룡의 마음이 손에 잡힐 듯이 느껴진다.

특히 단리하연과의 첫만남은 명장면으로 꼽고 싶다.

그 순간은 작은 기적이라 불러도 좋지 않을까.

유진룡의 처절한 외침을 희미하게 느끼고,

두근거리는 마음에 문을 열고 나가 본 단리하연.

겉모습에 구애되지 않고 진실된 속마음을 보려 하는

그녀와, 누구보다 진솔한 마음의 소유자 유진룡.

그들의 만남은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사실 만리웅풍은 여기저기 함정이 많이 있는 소설이다.

독자에게 있어서 함정이 아니라 작가에게 있어서 그렇다.

지금은 평범한 재료로 평범한 요리를 만들었으되 맛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평범한 재료를 쓸 것 같으니 문제다.

복선으로 깔려있는 걸 보면 아무래도 그럴 것 같다.

지금은 재밌지만, 초반의 신선함과 기세를 잃고 나서도

질적 저하가 오지 않을 것인가. 앞으로도 '요리솜씨'만으로

맛있는 소설, 즐거운 소설을 써나갈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 지켜봐야 하겠다. 월인님의 건필을 기원한다.

http://blog.naver.com/serpent/110024226714


Comment ' 9

  • 작성자
    오로지무협
    작성일
    07.11.13 19:50
    No. 1

    산산님 블로그보면서 재밌게 보고가요..ㅎㅎ
    요새 정말 볼게없는데.
    월인님의 신작이 나왔다니.. 얼른ㅂ뫄야겠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38 대마21
    작성일
    07.11.13 21:13
    No. 2

    월인님 신작이 나왔군요..
    천룡신무는..참 안타까웠던..
    이번 작품 기대되네요.
    좋은 감상문 잘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침선방주
    작성일
    07.11.13 23:14
    No. 3

    뭐, 월인님의 글 꾸려나가는 솜씨야 보증된 일이고,
    저에게도 단리하연과 유진룡의 만남은 간만에 보는 명장면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요즘 보는 무협소설 헤로인들중 가장 끌리더군요.
    근간에 요상케 무뇌아 헤로인들이 설쳐대는 소설들이 많아, 재밌게 보다가도 접게 되던 글이 몇 권 있었는데, 진심을 보는 눈을 가진 현명한 단리하연과 유진룡의 사랑이 기대되더군요.
    작은 소망이 있다면 빠른 후속권만을 바랄뿐이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필마2
    작성일
    07.11.14 00:04
    No. 4

    바빠서 아직 못 봤는데 챙겨봐야 겠네요. 월인님... 작가 이름만으로 책을 선택할 수 있는 분이죠. ~ 추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낙산
    작성일
    07.11.14 01:34
    No. 5

    그렇게 널리고 널려 발에 채일정도의 소재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그냥 이런 비슷한 설정의 이야기가 몇몇 있었다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유자차
    작성일
    07.11.14 03:28
    No. 6

    정말 흔한 설정이기는 하네요.
    이런 내용을 볼때면 가끔 주인공이 대장 A가 아니라 그 밑의 머리 잘쓰는 B라든가 힘만 쎈 C였으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혹은 평범한 D라던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이면귀
    작성일
    07.11.14 16:35
    No. 7

    유자차님// 그서도 좋긴 하지만 무협이 대부분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라... 주인공이 마음깊이 존경하고 따르는 인물이 있다면 대부분 비명횡사 하더군요.
    그래서야 애초부터 대장이 주인공인거나 그 밑에 소년 A 가 주인공인거나 다를바가 없게 되지요... 주인공 위에 누군가를 두고 소설을 써나가는건 상당히 힘들것 같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라후라
    작성일
    07.11.15 09:19
    No. 8

    유자차님의 의견이 괜찬게 보이긴 하네요.
    다만 그렇게 쓰면 대여점에서 팔릴거 같지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서희(曙曦)
    작성일
    08.01.18 15:26
    No. 9

    정말 재밌더군요~ 다행히 제가 있는 곳은 무난하게 4권까지 안착. 완결 나면 이 소설은 소장하고 싶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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