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AERO
작품명 : 기갑신기 제로어스(Zeroearth)
출판사 : 미정
AERO님의 새 글이 나왔습니다.
(작가연재란에 있습니다)
전작의 두 작품에 비하면 뭔가 뜻밖의 배경인데요, 일반 판타지 세계에 건담을 입힌 것 같은 모양새입니다. 어쩌면 창세기전을 보는 듯도 하고, 어쩌면 Z건담, 혹은 에스카플로네를 보는 듯도 합니다. 하지만 물론 세계관과 스토리는 엄연히 다르죠.
- 판타지 위에 덧칠한 육중한 쇳내음
한 소년이 가족을 잃고 분노에 휩싸이다가 우연한 기회에 거대 기갑신인 제로어스에 탑승한 뒤 일어나는 세계사의 흐름. 적들의 표현을 가만히 보면 건담 시리즈의 자쿠를 생각나는 모노아이가 보입니다. 이 쪽은 흰 장갑에 가공할 만한 에너지와 무기를 갖춘, 건담을 생각나게 하는 기갑신. 어찌 보면 창세기전3 파트1의 아론다이트를 생각나게도 합니다. 혹은 세라프라거나. 이 중장갑보병들의 거대한 대결은 다른 칼과 활로 상징되는 정통 판타지 세계를 무색케 합니다. 글의 전개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한 번 글에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엘프, 드워프, 호비트, 드래곤의 존재. 다른 판타지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익숙한 설정들입니다. 매니악한 글을 쓰던 작가 AERO가 대중화(?) 시장을 노리고 공략한 듯합니다. 독자들은 덕분에 아무런 거부감 없이 소설을 읽을 수 있습니다.
허나,
- AERO, 한계에 부딪혔는가
Z건담의 카미유 역시 원하지 않는 건담 탑승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소년의 운명 또한 방향이 뒤틀리게 됩니다. 그러나 카미유는 반항적 기질을 가지고 있었고 고뇌하던 끝에 결국 기억을 상실하게 되고 맙니다. Z건담은 매우 어두운 스토리임에도 인기가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인데, 제로어스에 등장하는 소년 세인은 독자에게 부모의 죽음이 폐부로 와 닿지 않습니다. 와 닿는다고 해도 그것은 사건 전개에 파묻혀서 사라질 뿐, 소년의 그 또래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사춘기적 고뇌와 갈등은 보이지 않습니다. 시골 소년치곤 전개되는 상황들이 너무 적응을 빨리 하는 게 아닐까요.
글의 전개 또한 문제인데, 빠른 전개로 제로어스의 특징을 아주 잘 살려내고 있는 반면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무언가 중요한 것을 빠뜨리고 달리는 듯한 느낌인데요, 그것은 바로 위에서 말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글의 분위기는 무겁지만 사건의 진행은 무거워 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벌써 등장하는 아가씨들의 공세... 너무 이른 감이 아닐까요. 그리고 너무 자주 보여 진부한 엘프, 드워프, 드래곤, 오리하르콘... 기본 설정 또한 AERO작가가 만들었다고 보기엔 너무 흔한 소재들입니다. 좀 더 독창적인 설정을 준비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 기갑병에 묻혀 이 소재들이 더더욱 엑스트라로 전락해 버리는지라 매우 아쉽습니다.
- 매력적인 기갑신기
주인공이 탑승했다고 하여 무적의 기체는 아닙니다. 분노한 소년이 탑승하여 적들을 모조리 쓸어버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고전하기 때문에 더더욱 마음에 드는데요, 제로어스의 특징은 바로 그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로어스는 사람의 영혼을 구동체로 삼기 때문에 주인공인 세인의 인간성이 어디까지 사라져 가는지도 지켜볼 만합니다.아크 에너키처럼 자신을 잃고 폭주하는 주인공 꼴이 날런지도 모르겠지만요(웃음).
게다가 AERO작가가 색다르게 선보이는 빠른 전개는 박력감이 중요시되는 제로어스를 더욱 맛깔나게 해 주고 있습니다. 손에 잡힐 듯한 생생한 묘사와 그때그때 보이는 적절한 표현력은 작가가 한 걸음 더 성장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 마치며.
설정이 참 매력적이지만 아직은 단점 또한 보이는 제로어스를 어떻게 꾸미느냐는 작가의 역량입니다. 색다른 전개인만큼 앞으로 더욱 나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p.s로,
제로어스(글 말고 등장하는 기체)킹왕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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