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황규영
작품명 : 천하제일협객
출판사 : 청어람
천하제일협객을 재미있게 읽고나서 글 말미의 작가후기를 보았습니다. 고소미라는 캐릭터가 중요하고, 완결까지 독자들을 이끌고가는 커다란 힘이 될 수 있기에 1권분량이나 할애했다합니다.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그 말에 동의합니다. 언제 주인공과 조우하나하는 마음을 가지고 책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글을 읽다보면 주인공과의 만남,헤어짐,추적,그리고 재회가 이작품의 커다란 줄기를 이룬다는 것을 느끼게됩니다.그런데 아쉽게도 작가는 주인공과 정신을 차린 고소미와의 클라이막스적인 만남을 글을통해 보여주지 않습니다. 읽는 독자와 작중인물 사이에서 일어날 수있는 감정의 극적해소(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혹은 어떻게보면 작품에서 더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재미를 작가는 독자에게 제공하지 않은 것입니다.주인공의 활약과 고소미와의 감정의 교류장면이 양립불가능한 것이 아닌데도 이러한 카타르시스의 생략으로 글의 결말이 전자(前者)에 치우치게 만들고만 결과가 된 것같습니다.
초반1권 분량의 고소미의 매력에 할애한 부분은 글말미에서 "표현된 극적인"만남으로 수미상응(首尾相應)을 이루었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미진한 재회나 진정한 만남이되는 최소한의 에피소드의 실종으로 감정의 수렴점이 종적을 감추고,마치 문장이 마침표로 끝난 것이아니라 "..."로 끝난 것같은 느낌입니다. 이는 전작 "잠룡전설"에서 주인공과 그 주변의 여러여자사이에서 결정되지않은 열린 관계로 글을 맺은 것과 같이 작가님의 취향이 가벼운결말을 선호하거나 이런 부분을 다루지않는 것같기도 합니다.
만남과 헤어짐,그리고 조우라는 흐름속에서 독자의 감정을 고조시키는 방식이 요새는 거의 없는듯한데, 모처럼 더할 수 있었던 재미를 앗긴것같은 약간의 박탈감에 그냥 개인적 아쉬움을 이렇게 글을 통해 '과장되게' 푸념해봅니다.^^
여담으로 과거 구무협시절에, 이야기의 방향은 다르지만 이러한 흐름을 글의 주요부분으로 삼아 상당히 잘 활용했던 작가가 있었습니다. 초반에 그리 두드러지지않은 주인공이 일련의 사건속에서 일정기간 동료나 연인과 떨어져 있게되고 그사이 주인공은 크게 성장합니다.그 즈음 주인공의 주변인물들이 처한 위기속에서 그들은 극적으로 만나게되고 동시에 극단적인 위기의 해소가 동시에 이루어집니다.그들사이에 얽힌 관계와 위기해소를 배경으로,서로 소식이 없었던 공백만큼의 감정의 출렁임을 잘 연출했었던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분 故서효원님이 그리워집니다.
Commen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