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금강.
작품명:고월.(풍운고월조천하)
출판사:뫼.
80년대 말 박스무협의 종말.아니 80년대 고전무협의 위기와 함께
걸출한 작품들이 나왔습니다.
검궁인님의 만통사인방이나,
사마달님의 월락검극천미명,
금강님의 고월이었습니다.
특히 월락검극천미명과 풍운고월조천하는 개인적으로
고전무협의 정화라고 생각합니다.
월락과 고월은 방대한 스케일과 수많은 인물들이 나왔는데.......
80년대 최고의 작가들이었던 금강님과 사마달님의 걸작이면서도
마지막이 2% 아쉽게 마무리된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오늘은 풍운고월조천하를 다시읽고나서 감상을 합니다.
일단 평어로 하겠습니다.기분나쁘게 생각하지 마시길.......
------------------------------------------------------------
서두에서 말하다시피 일단 고월은 아쉽게도 몇% 부족해보인다.
이렇게 말하면 무슨 소리냐?라고 하실 분들도 많겠지만,
정말 개인적으로 그렇게 느낀다.
화룡정점이라는 말이있다.
전체적으로 최소한 한권이상의 분량이 없다고 느껴진다.
용의 눈을 그리기가 두려웠던 것인가?
출판의 사정상 그리했었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러기에
더더욱 아쉬운 작품이 되어버렸다.
이감상은 분석하기 위함이 아니다.
느끼는 대로 써나간다.
서두를 보면 이글의 배경이 나온다.
암흑마교라는 절대적인 세력이 존재하고, 이를 막는 세력인
모용가와 천하의 정세에 대해서 말해준다.
이러한 서두는 전형적인 무협서술방식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부분에서 보면 금강님의 트레이드마크인
체이스 씬(추격장면)이 나온다.
다른이야기이지만,
금강님의 추격장면의 백미는 광세경혼이라고 말하고 싶다.
광세경혼의 체이스씬이야 말로 최고다.
특히 철검십이식 후반부를 깨닫는 장면이 압권이라고 싶다.
적들이 몰려오고, 위기속에서 깨달음을 얻어가며, 무공증진이
이루어진다.
각설하고, 고월은 처음에 굉장히 신선한 충격을 주는 시작이었다.
백리용아라는 소년이 나오고, 이후 구양천수가 나온다.
처음 설정으로 보면 주인공이 백리용아? 아님 구양천수로
생각을 한다. 특히 구양천수는 대단한 활약을 한다.
무협에 추리와 추격을 가장 맛갈스럽게 쓰는 분이라
시작부터 정신없이 책장이 넘어간다.
일호흡이 짧다. 순간순간 사건사건이 연속이지만, 부족함이 없이
꽉 채워진 느낌이 온다. 굵고 짧다(?) ^^;
일권초반의 구양천수와 소림,무당,화산등 정파의 거대문파들이 엮이면서,
사건은 암중의 목적을 가진 신비문파와 대립구도가 된다.
그러던 그가 무개옥합이라는 무가지보를 얻고 구양세가로 귀환하면서,
풍운을 일으키는 주인공이 나온다.
-- 신기제일 구양세가의 장자 구양천상.
솔직히 구양천상의 모습을 보면, 삼국지의 제갈공명이
오버랩된다.
신산이랄까? 모든것을 일기관통하는 지혜를 가진 사람을 작가는 그려낸다.
뭐 금강님의 작품속 주인공은 대부분 사건을 해결하느라 바쁘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마지막에 보면 대부분이 은거를 한다.
(강호평화를 위해 너무 힘을 써서 그런가 보다.^^;;)
이러한 금강님의 작품속에서 특히 개성이 강한 세명이 있으니,
독비경혼의 모용운생은 박력과 힘이 있었고, 풍운만장의 왕천기는 순수하지만
영악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고월의 구양천상은 탈속하고 고고했다.
뭐랄까? 산속에서 수도하는 도인같은 분위기가 풍긴다고 하다면 비슷하다.
묘한 느낌이다.
아침에 일어났을때 산과 논에 이어진 안개낀 길을 걸어간다.
그리고 그길의 끝에 소나무한그루가 있는 작은 초막에 맑은 눈을 가진 청년이
있다. 청년의 눈은 맑고 그윽하고, 얼굴은 관옥같고 입은 옷은 낡은듯하지만
정갈한 백의를 걸치고 있다. 담담하면서, 은은하면서 호감을 주는 청년이다.
생각나는대로 표현해본 구양천상이다.
솔직히 구양천상이 소림의 만공대사를 만나 활약을 벌이는 장면은 대단했다.
개인적으로 풍운고월조천하의 최고의 장면이라고 본다.
자로 잰듯한 주인공의 활약은 대단했다.
적들과 대치하는 장면, 사람들을 쓰는 장면과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
마치 정교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오차없이 해결하기까지........
-----------------------------------------------------------------
[ 중략 ]...
만공대사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로서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
그저 구양천상을 다시 한번 쳐다볼 뿐이었다.
------------------------------------------------------------------
이장면에서처럼 단지 독자인 나도 읽어내려갈 뿐이었다.
감탄하면서......
이후 신비문파 태음천을 비롯한 구중천이.......
이에 버금가는 천도문이 등장해 강호는 더욱더 혼란에 빠져들어가고,
구양천상은 절세의 능력으로 위기때마다 재지로 위기를 극복한다.
면면부절.
눈을 떼지 못한다. 일권에서 사권까지의 흐름은
금강의 정통무협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위기의 무림, 천하제패를 노리는 신비문파, 정파의 열세,
불철주야 노력하는 주인공,
구대문파 간세의 제거, 신비문파의 음모, 동굴에서의 위기까지...
위기를 극복하여 기회를 만드는 영웅의 일대기가 보인다.
그런데 이작품에선 특이하게 개방의 활약이 적다.
금강님의 작품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개방의 활약이 대단이 많다.
약방의 감초라 할까?
하지만, 고월에서는 적다.
왜그럴까? 그건 이작품이 아쉽게 마무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고월은 5권이다.
5권초반까지 동굴장면까지 고월은 정말 매끄럽게 이어졌다.
한권읽어나서, 크게 심호흡 한번 해주고 또 한권 읽고나서 해주고...
이러한 흐름은 정말 최고라 할 만하다.
이러한 흐름이나 묘사는 금강님을 제외하고, 용대운님이 가장 바슷해 보인다.
그러나 두사람의 글은 확연히 틀리다.
금강님의 글은 읽어가면서 설정과 과정이 같이 이루어진다.
용대운님은 설정이 보인후 처리가 이루어진다고 할까?
뭐 그렇다는 거다.
어찌되었든 5권중반까지는 사건이 한참 진행되는 중이었다.
개방도 등장하고, 점점 클라이막스에 가고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야기는 마무리로 치달아 간다.
~~~이건 배신이야 !!!
수많은 복잡한 인과관계를 단숨에 잘라버리고,
마지막 보스가 등장해 강호를 평정해버린다.
그리고
완성된 구양천상이 마무리.
~~~이건 아니야?!!!
전체적인 작품이 기 승 전 결 중 전의 3/2 정도 가다가 꼭대기에 가지 않고,
마무리를 해버린셈이다.
개인적으로 최고의 무협이라고 생각하면서 읽다가 배신당한 느낌이었다.
5권중반까지의 흐름은 어떤 작품보다도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는 정말 아쉽다.
태음천을 비롯한 구중천의 뒷이야기와 천도문의 암흑마교 숨겨진 이야기도 아쉬웠고,
소림신승의 제자 백리용아의 활약도 아쉬웠다.
모용가에 지배당하는 무림을 되찾는 과정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어찌할까? 이미 끝나버렸는데 ㅡ.ㅡ?;;
부들부들...
아쉬움만 가득한채 감상을 마친다.
Commen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