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백준
작품명 : 송백
출판사 : 청어람
7권까지 보고 많은 실망을 했지만 8권이 완결이라기에
볼 책도 없고 해서 빌려봤습니다.
8권을 보는 내내 느낀 점은 '지루하다'와 '성의 없어보인다'
입니다. 어떤식으로 끝맺을지 뻔히 보이긴 했지만 그걸
얼마나 맛깔스럽게 표현했는지 기대감을 갖고 처음엔 정독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보이는건 의미 없고 지루한
싸움 싸움. 처음엔 음미하며 읽으려 했지만 끝나고 두세장
넘기면 또 십여장이 넘어가는 싸움판이 계속 벌어지니
중간쯤 가서는 설명은 읽지 않고 대화만 힐끔거리며 주욱
넘어갔습니다. 또 중간중간 보이는 의미없는 장면들(냉유리와
송백의 어설픈 호수씬 등)과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상황 설정은
찾으려고 하지도 않았는데 눈에 쏙쏙 들어오더군요.
이거하나 바라보고 1부를 진행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장기간 질질 끌었던 천하무림대회. 어이없게도 무승부로
끝나더군요. 설정자체가 말이 안됩니다. 3전이나 5전을 해서
승부를 내야지 4전을 해서 2승2패 무승부라니.. 그것도
신교가 이길 수 있는 상황에 뭔가 말도 안되는 이유로 무승부로
일부러 끝낸것처럼 이야기를 진행시키는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더군요. 본래 목표가 중원 진출인 그들이 대체 뭣땜에
일부러 무승부로 대회를 마감지은건지 1부가 끝날때까지
감감무소식이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게다가 작가분이 성의껏 퇴고를 하긴 한건지 보는 족족 눈살
찌푸려지는 오류와 이상한 인물들간의 대화. 우선 시도 때도
없이 보이는 존칭 오류와 오타는 말할 것도 없고 아주 산뜻하게
주어 목적어를 빼버리는 바람에 대체 뭔소리를 하는건지
이해할 수 없어 앞문단을 읽어봐도 이해가 안되는 비문들.
(이런것에 제가 상당히 예민한 편이긴 하지만 송백은 유독
심합니다.) 몰입이 되려다가도 김이 팍 새버립니다.
그리고 인물들간의 대화는 지들끼리 따로 전음을 하는지
지나치게 간략합니다. 작가로서는 뭔가 있어보이기 위한
의도인지는 모르지만 오히려 그런것들 땜에 간간히 진지한
대화를 보다가도 코웃음이 나오더군요. 코미디 같았습니다.
8권에는 뭔가 있어보이기 위한 인물들의 대화가 많이 나오는데
도무지 공감할 수가 없습니다.
철시린과의 싸움 중 말코도사와의 대화
도사曰 : 나는 살생이 아닌 선계로 인도하는 다리를 놓아주었을
뿐이오. 하지만 소저의 살생은 진정한 살생. 피할 수도
없는 살생이오.
철시린曰 : 어거지가 심하군요.
도사曰 : 도를 공부하면 자연히 알게 되는 법이오 ......;;;
.............. 중략.............
도사曰 : (뜬금없이 철시린에게) 도를 아시오? 모른다면 오시오,
알려줄테니.
대체 이게 뭐하는 대화인지. 무슨 자기는 선계로 인도하는거고
진정한 살생은 또 무엇이며 갑자기 도를 아냐고 묻는..
읽고 멍해졌다가 한참을 피식피식 웃었습니다. 분명 진지한
대목인데. 송백 8권에는 이런 앞뒤 분간 안되는 있어보이려다
만 대화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외에도 이전 감상에서 밝혔던 주목시켜 놓고 묻어버린
백리후가 굉장히 뜬금없이 등장하더군요. 갑자기 나와서 오조천
보고 '천하대회에 나가도 당신을 볼 수 없을것 같아서 일부러
졌소' 하는데, 대체 뭔 소리 하는건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는 죽일똥 살똥 했던 오조천과 상큼하게 술한잔하고
몇일 뒤에 비무 약속을 한 뒤 만나서 십여장 가까운 지면을
차지하고 산뜻이 깨집니다. 송백 내용과 전!혀! 상관없이
나와서 지면만 잡아먹고 아무 의미없이 사라지더군요.
대체 무슨 이유로 등장시킨걸까요?
그리고 천하대회 때 이미 동방리의 정체를 거의 짐작하고서도
괜히 질질 끌다가 나중에 만나서 칼침 맞은뒤 한마디 하고
1부를 완결시켜 버리는 송백의 이해 불가한 행동 등등
꼬집을데가 너무나 많습니다. 많은 분들이 마지막 송백의 대사
"너를 위해 살아왔다" 를 보고 전율을 느끼셨더군요.
7권 "일초는 막을 줄 알았지" 등 절단신공을 위한 대사이긴
합니다만, 송백이 동방리를 위해 살아온게 맞긴 한겁니까?
살아있는건지 확신도 못하고, 아니 죽었다고 생각했다는게 맞죠.
그렇게 동방리와는 아무 상관 없이 무공 익히고 강호로 출두한 뒤
그냥 주변에 휩쓸려 다니기만 한것 같은데요. 다시 돌이켜 보면
송백의 행보는 아무런 목적이 없어보입니다.
작가가 이번에 창성무사라는 새로운 글을 집필한다는데
거기에 신경을 쏟아부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1부 완결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로 전혀 극적이지 못하게
끝냈습니다. 마지막에 송백과 동방리가 만나면서 끝날거라는건
웬만한 내공 있는 사람은 거의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걸 얼마나
맛깔 스럽게 그리는지가 중요한데 전혀 감동도 없고 밋밋하게
끝내버리니 김이 팍 새더군요.
현재 생각으로는 2부는 보지 않을 생각이지만 현재 집필 중이라는
창성무사는 연담란에 추천도 있고 해서 조금 읽어볼 생각입니다.
그 글에서도 송백과 똑같다면.. 백준이라는 작가의 글은 나와
인연이 없다고 생각해야겠지요.
과연 용두라고 불러도 될지 의심스럽긴 하지만 초반의 고무판
추천글 등 기대에 비해보면 확실히 용두사미격인 결말
송백 8권에 대한 감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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