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영술사
작품명 : 진화의 탑
출판사 : 로크미디어
전 진화의 탑을 1권부터 5권 신작까지 빌려 보았습니다.
......미묘하게 실망스럽습니다.
1권 초반부와 중반부는 상당히 흥미로운 소재로 인해 참 재밌게 봤습니다. 처음에는 평범한(?) 곰에게도 쫒기던 연약한 주인공이 숲의 돌연변이들을 잡아먹으면 잡아먹을 수록 그 특성들을 흡수하여 강력해집니다. 마침내 숲의 왕이라 불리던 3마리 괴수들까지 잡아먹어 그야말로 제왕이라고 불릴만한 존재가 된 주인공의 모습이 가슴을 뛰게하더군요. 오랜만에 제대로 된 먼치킨물을 건졌다!
환호성을 지르며 계속 읽는데, 여주인공 후보(?)와 배신자 기사가 등장하면서부터 설명하기 어려운 답답함이 시작됩니다. 필력의 문제인지 캐릭터들의 매력이 별로 없습니다. 사건이 진행되는데도 별로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아직은 충분히 커버 가능합니다.
악당이 등장합니다. 오 포스가 있습니다. 드래곤을 잡아서 기갑로봇으로 만든답니다. 최종보스 같습니다. 괜찮습니다. 주인공은 먼치킨이니까요. 하하 어리석은 악당 같으니, 주인공은 숲의 왕을 셋이나 흡수한 무적의 왕이시다! 무릎이나 꿇어라!
2권을 후딱 폈습니다. 주인공이 잡혔습니다. 주인공이 자꾸 왕이니 어쩌니 해서 어마어마한 먼치킨인줄 알았는데 완전 쉽게 잡혔습니다. 피 빨립니다. 뇌 절개 당합니다. 생체실험이란 실험은 다 당하고 세뇌당합니다. 악당을 보고 겁에 질려 덜덜 떱니다. 반전입니다. 완전 배신당한 느낌입니다. 무협소설에서 주인공이 절벽에서 기연을 얻어 천지를 관통하는 깨달음을 얻은 뒤 무림을 향해 포효하며 나왔는데 지나가던 마교교주에게 걸려 탈탈 털리고 잡혀서 천마강시로 개조당할 위기에 처하면 이와 비슷한 기분이 들거 같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흡수한 3왕의 힘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는 거 같습니다. 솔직히 다 소화해도 못이기겠다 싶습니다. 왠지 다 세 왕의 힘을 모두 소화하여 '절대적인' '무적의' '어마어마한' '경악스러운' 이런 칭호가 주인공에게 붙어도 악당을 만나자마자 또다시 털릴 거 같습니다. 이미 제 안에서 주인공은 허세왕의 이미집니다.
지금 2권 중반부까지 어거지로 읽다가 잠시 덮었습니다. 소재는 정말 괜찮았는데 사건 전개가 장점을 잡아먹은 느낌입니다.
다음 내용은 궁금한데 답답함이 먼저 들어 다시 책을 펴기가 쉽지 않습니다. 3권도 이와 유사한 내용이면 그냥 덮고 반납할 생각입니다.
차라리 그냥 약하고 말지, 왜 강해진 척을 해서 내 맘을 설레게 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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