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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1 風운
작성
04.12.17 17:31
조회
1,290

작가명 : 조진행

작품명 : 기문둔갑

출판사 : 북박스

( 문맥상의 이유로 작가분에 대한 존칭은 생략합니다. ^^)

조진행, 그는 특별하다. 무협이라는 장르가 확립된지도 꽤 오래되었건만, 아직도 획일적이고, 다르게 보면 별 볼일없는...아니 정확히 보면..더이상 새로울것도, 그리고 새롭게 쓸것도 없는 무협이라는 장르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그를 처음 본건, 하이텔 무림동. 당시 '천사지인'이라는 소설은 신인답지 않은 문체와 어쩌면 새롭기 그지 없는 분위기를 표현하며 무림동 최고의 작품으로 떠올랐다. 나역시도 인기를 들어 알고있었지만, 제대로 접한건 후에 책을 통해서이다. 천사지인은 그간 무협이라는 장르가 소화해내지 못한 묘한 분위기를 담고있었다.

권선직악, 그리고 극강의 주인공. 하지만 천사지인은 사뭇달랐다. 주인공 장염은 강했으되, 항상 이용만 당했고, 악인에게 당하는 처지였다. 그런 그를 보며 답답함을 느껴야 했으나...도가라는 묘한 분위기로 모든 것을 감내하며, 묵묵히 모든 것을 이겨내는 그는 다른 소설들의 주인공과는 달리 묘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그게 작가 조진행의 힘이 아닐까?

'칠정검칠살도'의 경우도 전작 '천사지인'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갔지만, 틀린것이 있다면, 완성도가 높아져갔다는 것이다. '천사지인'의 경우 다소 인물들의 개성표현과 후반으로 갈수록 등장인물이 많아지면서 그런 인물들의 표현에서 다소 문제 아닌 문제가 보였다면, '칠정검칠살도'에서는 오히려 후반으로 갈수록 좀더 인물들의 표현이나, 스토리적 완성도가 빛을 발했다는 생각이다. 즉 '천사지인'은 후반으로 갈수록 표현에 있어 문제를 들어냈다면, '칠정검칠살도'는 후반으로 갈수록 좀더 완성도가 있었다는 얘기다. 이 얘기는 작가가 이제는 스스로 작품을 구상하고 표현하는데 완숙해졌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할것이다. 하지만 완성도의 여부와는 달리 재미면에서는 '천사지인'이 더 나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기문둔갑'은 언제 쓰여졌는지 모른다. ;; 아쉽게도 '기문둔갑'이라는 소설이 있는지도 몰랐다. 우연히 출장을 갔던 지역의 대여점에 들렀다가, '기문둔갑'이라는 소설을 발견했고, 이 작가가 조진행이라는 것에 더 놀랐다. 그래서 무작정 지금가지 출간한 4권을 모두 빌려서 봤고, 단 이틀만에 일을 접어두고 읽게 만들만큼 흡입력도 높았다. 그리고 이전 작품과는 달리 '기문둔갑'을 보면서 작가 조진행이 한번 더 성장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게했다.

그 이유는 '기문둔갑'이 이전소설과는 분위기가 틀리기 때문이다. 물론 소재면에서는 흔히 쓰지 않는 기환술을 중심으로 이끌어갔다는 거지만, 인물의 표현이나 스토리의 진행방식에서도 전작과 비교할수 없을 만큼 나아졌다는 느낌이었다. 물론 그의 조용하면서도 뭔가 마음을 울리게 하는 '천사지인'이나 '칠정검칠살도'도 나쁘지 않았지만, 점점 조진행은 이런 작가구나 하는 이미지로 굳어지게 하는것 같아 내심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었는데... '기문둔갑'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완전히 접어버릴수 있었다.

특히 놀란건, 조진행이라는 작가도 이렇게 쓸수있구나..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기환술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무협과 이렇게 잘 어울리게 쓸수도 있구나..하는 것이었다. 예전 90년대 중반 진이라는 소재로 이끌어가는 소설이 있었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일반 무협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었다. '기문둔갑'이 후반으로 갈수록 초반의 기환술에서 무공쪽으로 흐름이 바뀔지는 알수없으나, 무공이 없어도 기환술의 절정인 부적술로써도 충분히 그와 맞먹는 효과를 주었다는 것이 놀랍다. 그래서 '기문둔갑'은 묘한 소설이 되어버린 것이다. 더욱이 조진행이 보여주는 특유의 깨달음의 깊이는 다른소설에서는 찾아볼수 없이 새로운 것이다.

그리고 다른 무협소설에서는 주보다는 부로 많이 쓰이는 진법이나, 기환술을 당당히 주로 끌어올리면서도 무공이 주는 통쾌함 또한 느낄수 있게했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그래서 새로울것 없는 진행방식이기는 하지만 '기문둔갑'은 다른 소설과는 전혀 다른 소설이 되어버린것이다.

조진행. 그는 특별하다. 항상 다른이와는 달리 새롭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해서 하고있고, 그런 자신의 노력을 한편,한편 새롭게 쓰여지는 소설속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가 쓴 세편의 소설. '천사지인','칠정검칠살도','기문둔갑' (칠정검칠살도2부는 1권만 나온상태이므로 평가보류) 이 소설들은 기존의 어떤소설과 비교해도 분명 새롭다.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생각할 여지와 주인공이 느끼는 깨달음을 동시에 공유할수 있도록 깊이도 있다.

그는 앞으로 어떤 작품들을 보여줄것인가? 그리고 계속 출간중인 '기문둔갑','칠정검칠살도2부' 이 작품들이 어떻게 마무리될것인가?  기대되지 않는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궁금하다.

ps. 한 작품의 평가보다는 작가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기준으로 썼습니다. ^^


Comment ' 2

  • 작성자
    Lv.23 바둑
    작성일
    04.12.18 00:26
    No. 1

    음 이제까지 <칠정검칠살도>가 <천사지인>에 비해 한 단계 아래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죠. 저도 약간은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약간은 아류, 라고 할까? <천사지인>의 분위기에서 크게 못벗어난 듯 했죠. 근데 오늘 風님의 말씀을 들으니 또 새롭게 느껴지네요. 개안을 한 듯 싶습니다. 좋은 감상에 감사드립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은하장주
    작성일
    04.12.23 21:34
    No. 2

    선인지로와 기문둔갑을 읽어봤는데 정말 다른 소설들과 비교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꼈습니다 특히나 주인공의 성격이 마음에 들더군요
    어쨌든 그 두권으로 조진행님의 이름은 똑똑히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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