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때 친구들이 한창 유행하던 퇴마록을 읽고 있을 때쯤 저의 삼촌이 보고
계시던 영웅문을 읽고는 밤을 새웠던 기억이 납니다. 영웅문을 읽으면서 점차로 무협의
향취에 이끌리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는 무협이라는 무협은 가리지 않고 읽었지요.
김용부터 시작해서 와룡생, 고룡 등등 중국편역무협을 읽다가 야설록, 사마달, 검궁인
와룡강 등등 우리나라 작가들의 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만해도 그저 무협을
읽는 것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가끔 길을 가다가 무협속의 여러 초식들을 상상하면서
우산을 휘둘러데는 엉뚱한 독자이기도 했지만요.. ^^;;
하여간 소위 신무협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예전의 무협을 다시 읽어보면 처음과
같은 감흥이 일지를 않는군요. 예전에는 모든 것을 다 가지던 주인공들의 호쾌한 모험
담에 가슴이 떨렸었는데 말이죠. 왠지 가슴 한켠이 아려옵니다. ^^;; 격세지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기억에 남는 무협 하나가 있습니다.
그작품이 바로 사우림님의 '풍운군주' 입니다.
이 작품은 지금 저도 소장하고 있는데요 구무협 - 사실 이런 구분이 필요한가도 의
문입니다만.. ^^;; - 특유의 주인공, 즉 무공 엄청 세고, 기연이란 기연 다 만나고,
주변에 있는 미녀까지 독차지하는.. 그런 주인공을 내새워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대충 줄거리를 말하자면 동영출신(?) 무림맹 총사에 의해 무림맹의 공적이
된 무림의 공적으로 선언된 묵풍린이라는 사나이의 이야기입니다. 살아남는 법을 배우
기위해서 사람을 잡는 살수집단에 들어가기도 하고 - 물론 기연을 만나죠~ ^^ - 흑도를
등에 업고 복수를 꾀하기도 하고 결국 사면된 후에 중원을 동영의 땅으로 만들려하는
무림맹 총사의 음모를 파해친후 '풍운군주'라는 이름으로 불려진다는 이야기입니다.
간단하죠? ^^ 하지만 이 작품의 매력은 우선 정말 멋진 놈이라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게 만드는 주인공 묵풍린의 호쾌한 행보에 있습니다. 위기에 닥쳤을 때는 엄청난
임기응변으로, 아름다운 여성앞에서는 멋진 미공자로, 적들에게는 잔인한 살육자로
정말 완벽하다고 밖에는 할 수 없는 주인공의 매력은 작품을 읽는 내내 저를 사로잡았
습니다. 지금 고무협의 향취를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감히 일독을 권합니다.
p.s 아.. 근데 풍운군주 재간된 책 뒤에보면 사우림님 '전노'라는 글을 내놓으시겠다
하셨었는데 여기저기 들리는 말로는 절필하셨다 하더군요.. 그래서 무협을 좋아하는
한사람으로서 정말 안타깝게 생각했었죠. 지금이라도 다시 필을 잡으시어 독자들을
울고 웃게 만들 생각은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음.. 근데 읽어보니 너무 두서가 없군요..
감상글이라고 올렸는데 왠지 넋두리가 된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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