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신 9, 10권.
-> 백천의가 새로운 권력으로 정의의 이름을 행사하는 것을 보며 권력의 속성을
제법 날카롭게 비판하는 작가를 봄. 그러나 여전히 굴곡있게 진행되는 일정한
패턴은 굳이 10권까지 끌고 갈 필요는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요
즈음이다.
2. 표변도 1권.
-> 등선협로의 갑갑함이 가끔씩 답답했는데 운곡이 일대 변신을 했다. 줄거리
자체는 크게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어떤 의미로 기성적인, 안정적인
이러한 배경은 이미 유사한 형태로써 많이 등장해왔다. 그런 뜻에서 이 글은
등선협로의 실패로 어느 정도 대중성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은 아닐까 하는 의
구심을 갖는다. 운곡의 코드 읽기가 궁금하다.
3. 추혈객 3권.
-> 부활하는 주인공을 보며 새삼 설봉의 쥐략펴락하는 기질을 보다.
4. 무상검 4권.
-> 개인적인 소감으로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 말도 안되는 글재주는 아닌데,
분명 장난성 짙은 글은 아닌데, 별무소득이 아니라 알몸으로 헤엄쳐도 전혀
건질게 없는, 쓰다 지우다 쓰다 지우면서 나간 것 같은, 습작이라 할 수도 없을
것 같은 애매모호의, 어느 계층에도 속하지 않을 것 같은 이 말도 되지 않는 글
에 혼자 작약하며 웃는 작가를 상상하며, 조금은 멀쩡하면서도 정신이 나가버린
무상검은 일찍 정신병원의 서가에 꽂혔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다.
"4권에 내내 이르도록 계속되는 지리멸렬함!
신무협판타지의 악성에 물들어버린 시간 끌기성 이벤트씬의 연속!
전하는 것은 문장이 아니라 한 개인의 처절하고도처절한 질기디질긴 입냄새!"
라는 표어로 홍보 문구를 장식했어야 마땅한 글이다.
이 글을 내준 출판사나 검토한 편집진이나 그 외 사람들은 무슨 정신이었을까.
첨언하자면, 이미 저질러 놓은 상태의 비뢰도보다 어떤 의미로 더욱 극악한 글
이라고 말해둔다. 글의 어디를 놓고 내가 전하는 것은 문장이다라는 허황된 말
을 표현해 두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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