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무신 작가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즉, 자살)을 했다고한다.
저작권 문제로 그동안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오다가..
나로선 그 분의 딱한 처지와 심정이 십분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나역시 그런 유사한 일을 예전에 겪었기 때문이다.
작품 제목이 뭐라고 밝히면 괜히 이상한 오해들을 할까봐 생략하겠지만,
내가 아주 젊은 시절에 소설 단행본을 낸 적이 있었다.
제법 팔려나가자 여기저기서 영화제의가 들어왔었다.
그 중에서 끈질기게 찾아온 어느 영화사에 판권을 팔았더니만,
이놈 저놈 찾아와 소개비니 술값이니 뭐니해서 쥐꼬리만한 원작 판권료를
조금씩 뜯어가고...
그러나 나를 가장 분노케한 것은
기본 줄거리를 자기들 멋대로 뜯어고쳐가지고 시나리오를 꾸민 점이었다.
원작자인 나와 거의 상의도 하지 않은 채...
물론 그런게 흥행이 될 리가 없지.
그때 나는 어찌나 속을 바글바글 썩혔던지...
그 탓에 그때 내 나이는 한 몇년 쯤은 폭싹 더 늙어진 것만 같았다.
그저 숟가락 한 개만 달랑 집어 들고서 달콤한 말로 작가에게 접근하여 원작 판권 권리를 받아낸 다음,
자기 멋대로 그 작품을 요리해서 여기저기 공짜로 팔거나 마구 퍼먹으려 드는 자들...
(대개 요런 자들은 계약은 계약대로 하면서도 작가에겐 계약금을 아예 단 한 푼조차도 건네주려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뻔뻔스러움의 극치를 자랑할는지 모른다)
그렇게 속을 바글바글 썩히며 정신적 고통을 받을 바에야 차라리 안 팔고 말 것이지...
옛날 내가 당했었던 것에 비추어 보아 이상하게 남의 일 같지 않기에 슬쩍 한마디 해본다.
죽어서도 아마 제대로 눈을 감지 못하고 있을
검정고무신 작가의 명복을 빌어 본다.
(* 주의 : 검정고무신 저작권과 관련된 분들이나 관련 출판사, 영화사가 파렴치하다는 뜻이 절대 아닙니다. 각자 주장하는 것에 나름 일리가 있을 수 있을 테니까요. 다만 저는 이유와 경위가 어찌되었든 작가 본인의 뜻과 크게 맞지 않을 경우 그 작가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는 걸 의미하는 겁니다. 오히려 어쩌면 관련자들의 주장이 더 납득하기 쉬울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제가 당했었던 과거의 경우를 예로 들어서 말씀드리는 것 뿐입니다. 실제로 당사자들의 해명이 있기전까지는 함부로 속단하는 등 착오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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