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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68 신기淚
작성
05.12.23 01:13
조회
118

  인터넷이 한참 들어오기 시작하던 때가 아마 고3쯤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실제 인터넷을 사용하기 시작한 건 대학 들어가고서 부터이다.  그 전까지도 소설은 책으로만 읽었다.  소설을 읽기 시작한 것도 고3 수능이 끝나고, 물론 공부를 잘했다는 건 아니다.  그 전에는 만화책만 읽었으니까.  

  그래서 우리나라의 장르문학의 처음이 어떻게 시작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장르문학에 대해 어떤 말을 할 정도로 생각이 많거나 잘난 놈도 아니고 그냥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작가들은 과연 자신의 설정을 어디까지 독자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는가?  그리고 독자들은 어디까지 설정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작가가 독자에게 자신의 설정을 보여주는데는 여러가지 모습이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한 기본 설정만을 보여주고 전개하거나, 전반적인 지식없이 전개만으로 보여주거나, 그 동안 보여주던 설정을 마지막에 가서 뒤엎거나, 아니면 끝까지 미심쩍은 부분을 남겨두거나.

  갑자기 이런 글을 올리는 이유는 며칠 전 사촌동생집에서 어떤 책을 읽고 또 어제 막 그동안 미뤄왔던 "눈물을 마시는 새"를 다 읽고 나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사촌동생 집에서 읽었다는 책은 "데스노트"다.

  만화책은 아니다.  도쿄데스노트연구회라는 곳에서 데스노트에 대해 미심쩍은 또는 궁금한 사항에 토론한 것을 엮은 책이다.  그리고 다시 번역되어 출간된 것 같다.

  그렇게 모여 토론하고 책을 출간할 정도로 깊게 보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그런 것을 즐긴다.  예전 드래곤 라자 때에는 십여차례를 읽으면서 생각해 보기도 했다.  요즘은 나오는 책들이 너무 많아서 그러기도 힘들지만 단지 장르가 아닌 주인공의 삶들가지도 판타지적인 소설들은 재미보다는 그런 것을 알아내기 위해 다시 읽기도 한다.  물론 그런 짓을 해봤자 작가분이 대답을 해주시는 것도 아니고 단지 자위에 불과한 행위지만, 저 도쿄데스노트연구회라는 곳은 정말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데스노트를 파헤쳤다.

  물론  그들이 한 것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추측에 불과하지만 작가가 미쳐 생각하지 못한 '옥의 티'들을 들추어낸 것은 확실하다.  

  제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예전에 진산님의 홈페이지에서 '나는 검'인가 하는 단편을 읽은 적이 있다.  대충 내용을 설명하자면 이기어검술을 쓰는 천하제일인이 있다.  그는 제자를 구하지만 제자로 갔던 자는 돌아오지 못한다.  그리고 다시 제자를 구한다.  주인공은 어느 조직에 속해 있다.  그 조직의 수장과는 막역한 사이지만 조직 내에서는 주인공을 따르는 사람도 많다.  수장은 주인공을 천하제일인에게로 보낸다.  천하제일인이 이기어검술을 익힌 것은 어떤 깨달음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주인공이 이기어검술에 이르는 방법은 가르칠 수는 없다.  하지만 천하제일인 자신이 이기어검술을 익힐 수 있었던 방법은 주인공에게 가르칠 수 있다.  그 전의 사람들은 그 방법을 시도하다가 죽은 것이다.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 천하제일인에게는 딸이 있는데 그녀는 주인공이 그 방법을 시행하는 걸 싫어해서 주인공에게 포기하라고 한다.  그 때 바닥에 원을 그리면서 주인공에게 이런 말을 한다.  아버지는 완벽하다.  외부에서의 어떤 것도 아버지를 해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부에서 문제가 생기면 외부에서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다.

  바람의 검심 '인벌' 편에서는 인형사가 켄신과 싸우는 장면이 있다.  굉장히 정교한 인형을 켄신은 돌맹이 하나를 박아놓고 정지시켰다.  너무 정교하기에 돌맹이 하나로도 기능이 안되는 것이다.

  전략 전술에 대한 소설이나 게임 등에서도 많이 나오지만 지략으로 승부하는 참모형에겐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는 단순형들이 가장 큰 적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완벽이 없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소한 것 하나 때문에 무너질 수 도 있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  다른 유명한 설정을 빌려오기도 하고 새로 만들기도 하고 조금 고치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그 몇 백 몇 천배의 독자들이 보면 모자라는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그 설정이나 전개를 모호하게 한 작품들은 그런 부분을 찾아도 미심쩍다.  

  

  글도 못 쓰는 놈이 글 쓰는 분들의 설정이나 전개를 트집잡는 것은 아니다.  세세한 설정의 글이나 모호한 설정의 글이나 각각의 장단점은 있는 법이니까.  

  정말 갑자기 드는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끄적여 본 글이다.

덧. 전체적으로 반말조로 일관한 건 어디까지나 스스로의 생각 정리이기 때문이라고 변명드리겠습니다.  왜 올리냐!라고 물으신다면 정순하지 못한 내공이나마 절대치를 올리기 위해서라고(퍽)

덧2. 혹시나 개인적으로라도 이영도님께 들으셨거나 아니면 제가 알지 못하는 것이라도 가이너 카쉬냅에 대해 잘 아신다면 쪽지나 메일이라도ㅡㅡa  

덧3. 쓰다보면 스스로가 뭔 내용을 썼는지조차 잊어버리는 놈이라서 졸렬한 글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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