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시원한 바람이 내 기분을 좋게 해준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학교에 늦어버리고 만다. 어서 치마와 블라우스를 입고...아니 일단 머리를 감아야지!
학교 가는 길에는 나와 같이 교복을 입고 뒤에는 무거운 가방을 맨 학생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남학생이건 여학생이건 내가 지나가면 뜨거운 시선을 보내온다. 5살 짜리의 꼬맹이도, 아직 사춘기도 오지 않은 초등학생도, 공부만 하고 있는 고3도, 심지어 80살의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나의 모습을 보고 감탄한다.
아차, 오늘은 체육 수업이 있었지.
체육복을 빌리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선생님, 저 아무 체육복이나 빌려주실래요?"
나와 가장 대화를 많이 하고 있는 이 선생님은 자기 체육복을 가지고 계신다. 선생님은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며 체육복을 나에게 건내준다. 얼굴이 붉혀진 게 귀엽다. 선생님도 내 이 아름다운 모습에 빠져있는 것일까나?
상쾌한 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체육 시간이 왔다. 그 바람을 좀 더 느끼고 싶었지만, 어떤 남학생이 내 앞으로 찾아오는 바람에 그러지는 못 했다.
남학생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저, 서, 선생님. 수업 하실거예요?"
[36살 남자 체육 선생님 변태현 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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