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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4.01.02 07:03
조회
1,661
펜.jpg
비제이 펜이 오랜 공백을 깨고 옥타곤에 복귀한다. ⓒ 수퍼액션 제공


´천재´ 비제이 펜(35·미국)에게 2014년은 의미가 남다르다.

펜은 지난해 ‘사이코패스’ 로리 맥도날드(24·캐나다)와의 대결을 끝으로 장기휴업에 들어갔었다. 닉 디아즈 앞에서 고배를 들이킨 뒤 연패에 빠져 은퇴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다시금 이를 악물고 옥타곤 복귀를 결심했다.

디아즈전과 맥도날드전은 자존심 강한 펜으로서는 굴욕이었다.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처참하게 패했기 때문이다. 디아즈의 좀비복싱에 밀려 펀치대결에서 완패했고, 맥도날드에게는 로우-미들-하이킥 등 킥 세례를 당하며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펜의 추락은 지켜보던 이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펜은 비록 경량급이기는 했지만 에밀리아넨코 표도르-미르코 크로캅 등 쟁쟁한 헤비급 파이터들 못지않은 임팩트를 뿜으며 전 세계적인 명성과 인기를 자랑했던 레전드다. UFC가 프라이드에 밀려 국내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할 때도 펜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천재’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펜은 격투 본능을 타고났다.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주짓수를 수련한 펜의 능력은 '괴물'에 가까웠다. 화이트벨트로 블루벨트 대회에 참가해 우승까지 거머쥔 것은 물론 평균적으로 10년 정도 소요된다는 블랙벨트를 4년 만에 허리에 감았다. 세계 최대 그래플링 대회 중 하나인 문디알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하는 괴력을 뿜으며 상식을 간단히 깼다.

여기까지는 시작에 불과하다. 커리어 초창기 펜이 관중들에게 어필한 모습은 아이러니하게도 세계최고 수준의 주짓수 테크닉이 아닌 화끈한 타격이었다. 핸드스피드와 천부적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전문 타격가를 압도했다. 정교한 맛은 없었지만 단순히 막고 때리는 수준은 전문 스트라이커를 방불케 했다.

레슬링의 경우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지만 정상급 레슬러를 상대로도 테이크다운이 가능할 만큼 결코 약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타고난 싸움꾼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선수였다.

펜은 천재성만큼 행보도 과감했다. 라이트급이 적당했음도 수시로 상위체급인 웰터급을 기웃거렸다. 그것도 모자라 당시 웰터급 최강의 사나이였던 ‘인간기중기’ 맷 휴즈를 박살내고 챔피언벨트를 두르기도 했다. 펜의 도전 욕구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심지어 체중을 잔뜩 불려 타 대회에 헤비급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펜이 아니라면 상상조차 어려운 행보가 아닐 수 없다.

펜의 격투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전투호빗’ 프랭크 에드가(32·미국)와의 대결부터다. 에드가는 가공할 체력을 바탕으로 한 활동량을 무기로 5라운드 내내 펜을 괴롭혔고 결국 2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체력이 약점으로 꼽혔던 펜 입장에서는 상대성에서 불리했다. 이후 웰터급으로 옮겨갔지만 닉 디아즈-맥도날드 앞에서 체급의 격차를 절감하며 급격히 붕괴됐다. 라이트급 에드가에게는 스피드-체력에서 밀렸고 웰터급 강자들에게는 체격-파워에서 좌절을 맛본 것.

그래서일까. 펜은 복귀전 상대를 에드가로 정했다. 펜은 1월부터 녹화예정인 UFC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 'TUF(The Ultimate Fighter)' 19번째 시리즈의 코치로 에드가와 함께 선정됐다. 둘은 시리즈 내내 지도자로서 경쟁을 하는 것은 물론 여름께 숙명의 3차전을 치르게 된다.

펜은 이번 복귀전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도 열의에 불타고 있다. 자신의 주짓수 스승인 안드레 '데데' 페데르네이라스가 수장으로 있는 브라질 명문팀 노바 유니오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할 계획이다. 노바 유니오에는 한 차례 에드가를 꺾은 바 있는 현 UFC 페더급 챔피언 ‘폭행 몬스터’ 조제 알도(26·브라질)를 비롯해 헤난 바라오 등 경량급 최고수들이 버티고 있는 만큼 스파링 환경에서도 최적이라는 평가다.

신체능력이 매우 큰 영향을 끼치는 MMA는 노쇠화로 하향세에 접어들었던 선수가 갑자기 상승세로 돌아서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펜 역시 전성기가 한참 지난만큼 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워낙 상식을 파괴했던 행보를 자랑했던 펜이기에 이번 도전을 지켜보는 팬들의 기대감은 높다. 펜이 다시금 천재의 위상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Comment ' 3

  • 작성자
    Lv.89 관측
    작성일
    14.01.02 09:36
    No. 1

    케이원에 게으른 천재 이그나쇼프가 있었다면, 유엡에선 게으른 비제이펜이었는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악마왕자
    작성일
    14.01.02 12:00
    No. 2

    비제이펜이 이그나쇼프보단 훨씬 업적이 좋지요. 2체급 챔프!! 그리고 집도 부자!!
    한국에 주짓수 세미나 할때 관장님이 기대하고 같는데 기본기만 하고 끝나서 실망하셨다고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4.01.02 14:24
    No. 3

    아...그런 에피소드가 있었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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