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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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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6.09.16 18:51
조회
1,106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는 지난 시즌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혔다. 자타공인 리그 최강 외국인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27세·199.2cm)에 리그 최고 혼혈선수 문태영(38세·193cm)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검증된 이들이 있는 것만으로도 삼성은 이미 누구도 우습게 볼 수 없는 팀이 돼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당장 국가대표에 뽑힌다 해도 이상할 것 없는 토종 빅맨 김준일(23세·201cm)을 필두로 김명훈(31세·200cm), 장신포워드 임동섭(26세·198cm) 등 높이가 좋은 토종선수들이 유독 많았다. 높이 싸움이라면 어느 팀과 붙어도 꿀릴 것이 없었다. 일각에서는 '우승 후보'라는 평가까지 있었다. 이상민 감독에게 복장이라는 말이 연일 쏟아졌던 이유다.

주희정(삼성).jpg

 김태술의 가세로 노장 주희정의 부담이 확 줄어들었다. 지난 시즌 과도한 출장에 고생하던 주희정은 이제 출장부담을 덜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 서울 삼성


막강한 멤버, 문제는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1번

하지만 삼성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좋은 전력을 바탕으로 6강에 진출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안양 KGC와의 진검승부에서 1승 3패로 무너지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다른 포지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가드진도 영향을 끼쳤다. 겉으로 봤을 때 삼성의 가드진은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주희정, 이시준, 이관희, 이동엽 등으로 이뤄진 가드 라인은 리딩형, 장신, 수비형 등으로 고르게 구성되며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문제는 리딩에 능한 선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시준, 이관희, 이동엽은 개인 기량은 나쁘지 않지만 팀 전체를 아우르는 패싱게임에 능한 선수들이 아니었다. 딱 자신의 플레이를 할 때는 문제 될 게 없지만, 코트를 넓게 보며 동료들의 플레이까지 살려주는 스타일에는 약했다.

때문에 이 감독은 77년생 노장 주희정을 과하게 쓸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곧 과부하로 연결되어 중요한 순간 실책성 플레이가 자주 나오는 이유로 작용했다. 삼성 입장에서는 주희정을 도와 볼배급과 리딩을 담당해줄 1번이 절실할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에는 이러한 걱정을 한시름 덜게 됐다. 국내 최고 정통파 1번 '매직 키드' 김태술(32세·180cm)이 합류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전주 KCC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전격적으로 김태술이라는 거물을 영입했다.

김태술 효과, 거대공룡 삼성 깨울까?

김태술은 설명이 필요 없는 선수다. 키가 작아 어쩔 수 없이 해당 포지션을 소화해야 하는 무늬만 1번인 선수들이 가득한 가운데 리그에 얼마 되지 않는 진짜 정통파 포인트가드다. 삼성 같은 경우 라틀리프, 문태영, 김준일 등 개인 공격력이 출중한 선수들이 많은데 때로는 적절한 조화가 안 돼 갖고 있는 화력을 제대로 못 써먹는다는 혹평도 받았다. 이제는 이러한 부분의 전문가 김태술이 있는지라 제대로 된 교통정리가 가능해졌다.

김태술은 넓은 시야를 통해 동료들에게 안정적인 볼 배급을 해주는 것은 물론 상황에 맞게 속공과 지공을 이끄는 등 템포 조절에 능하다.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의 입에 딱 맞는 어시스트로 다시금 기를 살려주는가 하면 중요한 순간 기가 막힌 킬패스로 경기 흐름을 확 휘어잡아버린다.

하지만 수비수 입장에서는 김태술의 패스가 나가는 길만 신경 쓰고 있을 수 없다. 영리한 김태술은 미들라인에서 던지는 명품 뱅크슛은 물론 외곽슛에도 능하고, 빈공간을 파고들어 살짝 올려놓는 플루터 등에도 일가견이 있다. 여러모로 그를 막기 힘든 이유다. 강동희, 이상민, 김승현을 잇는 '6년 주기 포인트가드' 얘기가 괜스레 나온 게 아니다. KCC에서는 잠시 부진했지만 삼성의 호화 멤버와 함께라면 충분히 예전 기량이 나올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본인 역시 "이번에는 기대해 달라"며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김태술 효과는 단순히 뛰어난 포인트가드 한 명 추가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체력문제로 고생했던 주희정은 출장시간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고 이동엽, 이관희, 이시준 등도 자신들이 잘하는 플레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삼성의 높이는 올해 더욱 좋아졌다. 기존의 라틀리프, 김준일, 문태영, 김명훈, 임동섭 외에 출중한 백업빅맨 방경수(29세·203cm)가 새로이 가세했다. 또 다른 단신 외국인선수 역시 2라운드 7순위로 마이클 크레익(25세·188.4cm)을 지명한 상태다.

크레익은 신장은 크지 않지만 몸무게 무려 117kg이나 되는 거구로 큼직한 체구에 걸맞게 파워풀한 플레이에 능숙하다. 어지간한 장신 외국인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강한 삼성 포스트가 더더욱 탄탄해졌다. 다른 때 같으면 가드용병도 생각해볼 수 있었겠지만 김태술이 있기에 단신빅맨 선택이 가능했다. 곳곳에서 김태술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

삼성의 전력 보강 기회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빅3'(고려대 이종현·강상재, 연세대 최준용)를 뽑을 기회가 남아있는지라 이들 중 한 명이 추가된다면 그야말로 화룡점정을 이루게 된다. 예전의 거대공룡으로 돌아가고 있는 삼성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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