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는 국내 최고 인기구단 중 하나다.
서울을 연고지로 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한창때 보여준 신바람 야구와 젊고 세련된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으로 대표되는 이미지 등 많은 열혈 팬을 보유하고 있다. 인기가 많은 만큼 LG 소속으로 잘하게 되면 금세 전국구 스타가 된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음에도 꾸준히 높은 주목을 받고 있는 오지환 등이 대표적이다.
LG가 가장 목마른 부분 중 하나는 우타거포다.
김재현, 이병규, 박용택 등 뛰어난 좌타자들은 많이 배출했지만 일발장타를 갖춘 우타거포는 이상할 정도로 나오지 않았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 것을 이유로 대기에는 ‘한지붕 두가족’ 두산 케이스도 있어 아쉬움을 달래주기에 부족하다. 두산은 김상호, 타이론 우즈, 김동주 등 쟁쟁한 우타거포들이 많았다.
우타거포의 부재는 좌완일색의 타선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고 그로인해 상대팀들에서 LG를 겨냥해 왼손투수를 표적 등판시키는 경우가 잦았다. ‘LG 킬러’로 통하던 오상민 등이 대표적이다. LG는 마해영, 홍현우 등 검증된 우타거포를 영입하며 갈증을 풀어보려 했지만 이상하게 그들마저도 새로운 둥지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더 안타까운 것은 LG 역시 출중한 우타거포 유망주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최근 7년만 놓고 봐도 답은 확실히 나온다. 그 기간 LG는 2명의 우타거포를 트레이드 시켰고, 그들은 보란 듯이 새로운 팀에서 폭발적인 활약을 펼쳤다.
2009년 LG는 KIA 타이거즈로부터 투수 강철민을 받고 내야수 김상현, 박기남을 보낸다. LG의 두 야수는 트레이드되기 무섭게 KIA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김상현의 2009년은 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정도로 엄청났다. 연일 장타를 뿜어냈다. 무엇보다 승부처에 강해 한 시즌 최다 만루홈런(4개)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한 활약에 힘입어 김상현은 홈런왕-타점왕을 거머쥐었고 신데렐라 같은 스토리까지 더해지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까지 등극한다. KIA는 이러한 김상현의 활약에 힘입어 통산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금자탑도 세울 수 있었다.
더욱 아쉬운 것은 박병호다. 김상현은 2009년 이후 부상 등 이런저런 악재가 겹치며 몬스터 시즌을 이어가는데 실패했지만 박병호는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최고의 우타거포로 불리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프로무대에 선 박병호는 6시즌(군복무 2시즌 제외) 동안 LG에서 24개의 홈런을 치는데 그쳤고 이에 지친 소속팀을 그를 2011년 넥센으로 트레이드 시켰다.
트레이드 이후 박병호는 무섭게 달라졌다. 특히 이듬해부터 지난 시즌까지 3년 연속으로 홈런왕을 차지하고 MVP까지 2번이나 수상하는 등 장타력 강한 넥센에서도 최고의 중심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 역시 꾸준히 장타를 기록하며 KBO 리그 최초의 4년 연속 홈런왕을 위한 큰 걸음을 걷고 있다.
우타거포 홈런왕이 LG에서 나왔으면 팬들 사이에서의 인기는 어마어마했을 것이 분명하다. 수도권 인기팀에 LG 최초 홈런왕이라는 프리미엄까지 붙어 구름관중을 몰고 다녔을 것은 불문가지하다. LG에서 데뷔한 박병호는 ‘적토마’ 이병규 이상 가는 인기와 존재감을 누렸을 것이라는 평가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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