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이웃집은 개를 키운다. 그리고 도시의 개들이 늘 그렇듯이 종종 짖는다. 아마도 여름이라 창문이 열려 있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대형견도 아니고 개가 짖는 소리 자체는 크게 거슬릴 것이 없다.
문제는 개가 짖을 때 마다 사람도 같이 짖는다는 것.
죄가 있다면 인구 밀도가 구 단위에 10만이 넘어가는 도시에 살고 있다는 부분일 것이다. 70이라는 웹툰을 보면 전쟁발발 시작부터 생화학 공격에 전멸하던데... 이래나 저래나 서울에 살기 참 서럽다.
사람이 짖는다는 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보자면. 개가 짖을 때 개를 때리지 못하고 개보다도 더 큰 소리로 짖지 말라며 고함을 친다는 뜻.
이보세요들. 개가 사람 말을 알아들으면 TV에 출연해서 출연료 벌어먹고 살지 댁들의 집에서 살고 있겠습니까. 개를 패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같이 고함을 질러서 개가 오히려 하울링을 하는 것 같습니다만.
이쯤 되면 개소리가 시끄러운 것인지 사람 이 더 시끄러운지 의문일 지경.
1.
어디사는 누구인지는 알 길이 없다. 알 수 없다기 보다는 크게 신경쓰고 살지 않는다는 쪽에 더 가까울 것이다. 당장 옆집 아랫집과도 교류가 뜸한데 맞은편 빌라의 몇층인지도 모를 이웃과 안면이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근데 그 이웃집 정말 특이하다.
개 문제를 떠나서 항상 고함이 일상이다.
주로 낮 시간대에는 엄마가 아이에게 고함을 친다. 무언가를 계속 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만날 이야기하는데 왜 만날 사고를 치냐고 윽박지른다. 되게 억센 목소리. 드센 어머니의 전형적인 표상일 듯.
아이는 늘 사고를 치는 듯 하다.
유전자가 어디 간 것은 아닌지 아이의 목소리도 크다.
근데 듣고있자면 아이의 말꼬리가 항상 올라간다. 다르게 말하자면 짜증 투라는 것. 특별히 감정이 격해진 상황이 아닌 일상 말투인데도 말이다.
이건 조금 씁쓸하다. 아이가 보고 배운 것이 짜증이라는 뜻일 테니.
내 아이한테는 그런 부모가 되지 말아야지.
근데 내 어린 시절을 회상해보면 절대 그렇게 되진 않을 것 같다. 성격 참 지랄 맞았으니까. 사고(?)는 안 쳤지만 사고(?)는 많이 쳤다고 할까. 집의 전자제품 중에서 안 뜯어본 것이 없을 정도. 음료수도 몇 번 쏟았다.
이제는 그리운 비디오 테이프 시절에.
2.
별개로 불성실한 작가는 늘 돌을 맞는다.
주간지는 일상.
독자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 것이 눈에 보인다. 남아계신 분들은 다 부처님이신듯 하다. 허허. 내가 독자였으면 욕을 한바가지로 했을 텐데.
글을 읽으며 저렇게 불성실한 작가는 되지 말아야지 했었는데. 어느새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있는 것이 모순. 어렸을 때 저마다 대통령과 과학자와 의사를 꿈꾸던 것과 비슷할까. 아니, 이거랑은 조금 다른가.
3.
그러니까...
오늘은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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