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은 돌려졌고 마지막에 멈출 때까지 열기가 대단했어요.
그리고 정지되어서 칸에 들어간 구슬.
거짓말처럼 21이었어요. 정말 거짓말처럼 말이죠. 저는 마치 이렇게 될걸 알고 있었다는 듯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고 주위사람들은 미쳐버렸어요. 특히, 서른 두살짜리 그 형은 망연자실한 표정..
담당자는 매니저를 불렀고 저는 매니저와 함께 방에가서 정확히 백만원을 받았어요. 세금 떼고 팁 주고 정확히 5만페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했던 도박에서 저는 잭팟을 터뜨렸습니다. 칩으로 받지않고 현금으로 받았고 가지고 있던 칩도 환전했죠. 형들은 혹시 돈 못받고 협박당할까봐 방 문 앞에서 한바탕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제가 나와서 돈을 보여주자 전부 환호했습니다.
돈을 보자마자 형들은 술마시러 가자며 바로 밖으로 절 끌고 나왔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게 정말 무섭긴 했거든요. 밖으로 나온 저희는 모두 아까의 룸으로 갔고 이번엔 양쪽에 두 명씩 선택해서 놀았어요.
어차피 제 돈이 원래 아니었고 아버지께 항상 배운 것이 열 개를 얻으면 여덟을 나누라는 것이어서 제가 다 쐈죠.
양주로 개가 될 때까지 마시고 형들에게도 동생에게 얻어먹는거라 생각하지 말라고 하고 마셨더니 진짜 신나더라고요. 여자애들 팁은 형들 돈으로 나갔지만 마지막까지 제가 쐈더니..
돈은 이미 마이너스. 백만원을 벌었지만 저 포함 다섯의 즐거운 밤을 끝까지 책임지는데는 돈이 약간 모자랐어요. 그래서 제 원래 돈도 꺼내서 다 결제완료!
그렇게 돈을 쓰고 나니.. 참 후련하더라고요. 자칫하면 그 짜릿함때문에 도박에 몰두할 수도 있었는데 그냥 돈을 다 써버렸더니 후련하면서도 뭔가 배운.. 번만큼 나누니까 이제 사람이 내 옆에 있더군요.
울산에 사는, 로키라는 이름을 썼던 8년전 23살 11사단 전역한 이대선 형. 머리까져서 걱정했던 윤여일 형. 한국외대 아랍어학과 다닌 8년전 26살 07학번 형. 이름은 기억 안나네요. 25살 가천의대 다녔던 형. 룸에는 같이 안갔던 32살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형. 잘 지내는지 갑자기 생각나네요. ㅎㅎ
Comment ' 8